창조하신 대로 사는 생활 지식/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지식

대치동 엄마 뺨치는 뿔논병아리의 자녀 교육법

heojohn 2022. 2. 27. 21:48

[생태 화보] 

  • 글 사진 금기연 취미사진가

    입력 2022.02.24 10:09

    2년간 광교호수 출퇴근하며 촬영… 새끼를 키우는 부부 새의 지극정성
    광교호 물새 촬영기 下

    이미지 크게보기등에 태우고 먹이 주기
    지난 2년간 수원의 광교호수를 촬영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때로는 종일 관찰하고 촬영했습니다. 카메라 망원렌즈를 통해 본 그곳에는 많은 생명들이 저마다 아름답고 신기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호수 동물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삶을 사진으로 기록했고, 숱하게 많은 사진 중 12장의 사진을 월간<山>을 통해 2회에 나누어 공개합니다.
    뿔논병아리는 애틋한 사람 부부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수시로 행하는 하트 모양 사랑춤에 더해 알 품기, 등에 태워 보호하기, 먹이 사냥 등을 교대로 하는 모습이 애틋한 부부 사이를 빼 닮았습니다. 부부와 새끼에 대한 사랑뿐만이 아니라 살아남기에 필요한 훈련과 몸을 사리지 않는 가족 보호, 적절한 때에 독립을 강제하는 모습은 사람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1. 등에 태우고 먹이 주기
    알에서 부화해 깨어난 아기는 제일 먼저 어미·아비 등에 올라갑니다. 부모는 날개를 들어 올려 아기가 쉽게 올라가도록 도와줍니다. 부모는 계속 작은 물고기를 잡아와서 새끼에게 먹입니다. 소화를 돕기 위해 자신의 깃털을 뽑아 먹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자맥질-아기 먹이를 찾아서
    2. 자맥질-아기 먹이를 찾아서
    아비·어미는 끊임없이 자맥질로 작은 물고기를 잡아서 새끼에게 먹입니다. 멀리서 물고기를 잡아올 경우엔 수시로 물에 적셔서 물기를 유지합니다. 물 위에서의 움직임보다 물속에서의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아기가 커가면서 잡아오는 먹이도 커집니다. 가끔 잡아온 먹이가 너무 커서 새끼들이 받아먹지 못할 때는 몇 번 먹여보다가 자신이 먹어버립니다. 때론 엄청나게 큰 물고기를 잡아서 통째로 삼키기도 합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이젠 혼자서 하라니까
    3. 이젠 혼자서 하라니까
    물고기를 잡아서 먹이다 보니 새끼는 계속 어미·아비에게 의존합니다. 같이 잠수를 하며 훈련을 시켜도 역시 받아먹는 것이 좋겠지요. 때가 되면 부모는 비정하게 새끼를 쪼아서 쫓아 버립니다. 독립을 강제하는 부모의 결단입니다. 사람들이 배워야 할 측면입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아가야 일어나렴, 제발
    4. 아가야 일어나렴, 제발
    드물지만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바로 세상을 뜨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사적으로 움직이려 하지만 고개조차 들지 못합니다. 결국은 고개를 떨구고 미동조차 못하는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어쩌지 못하고 바라만 보는 부모의 눈빛이 느껴집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심정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이미지 크게보기여긴 내 구역이야
    5. 여긴 내 구역이야
    한정된 공간에서 먹이를 좇다 보면 경쟁자와 마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깃털을 곧추 세우고 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려 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함께하며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으니 물러설 수 없습니다. 이제 결전의 순간이 다가옵니다.
    이미지 크게보기가족을 위한 투쟁
    6. 가족을 위한 투쟁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굉음을 지르며 사력을 다해 뒤엉켜 엎치락뒤치락합니다. 누군가 이긴다면 누군가는 져야 합니다. 처절한 투쟁입니다. 이기든 지든 싸움이 끝나면 지켜보던 짝과 사랑의 인사를 나눕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아비는 아비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공짜는 없습니다.
    본 기사는 월간산 2022년 2월호에 수록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