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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과 먹는약이 위험 줄일까

heojohn 2022. 2. 4. 05:56

[코로나 생존, 끝나지 않은 굴레]③ 

이정아 기자 입력 2022. 02. 03. 18:00 댓글 21
 
전문가들은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며 확진자가 폭증해 그만큼 장기 후유증 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행히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백신 접종이 장기 후유증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지난 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하면서 2년 넘게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이달 3일 기준 전세계 3억333만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572만여 명이 영원히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 이전의 사회로 복귀 하기 위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조심스럽게 시도했지만 오미크론 변이와 재확산으로 코로나 터널 끝의 빛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올해 초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폭증하며 하루 2만 명대 발생하고 있다. 병원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다가섰다가 건강을 되찾은 사람부터 격리생활을 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사람들까지 '21세기 흑사병'으로부터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들은 과연 코로나19 이전의 삶의 질을 되찾았을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 이들까지 돌볼 여력은 없다고 했다. 코로나19의 한가운데 잊혀진 이들의 삶을 살펴봤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는 빠르지만 증상이 가벼운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화하며 길었던 코로나19 대유행도 막을 내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며 점점 풍토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상이 가벼웠던 사람이라도 여전히 완치 수 개월 후까지 나타나는 장기 후유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미크론으로 인해 확진자가 폭증하면 그만큼 장기 후유증을 겪는 인구도 늘어날 것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장기 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백신이 감염을 100% 막지는 못해도 감염시 중증화, 사망 위험을 80% 이상 줄이는 것처럼 후유증 역시 예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중에 장기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을 추려 증상 위중도와 관계없이 항바이러스를 처방하면 장기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접종자가 감염 후에 백신 맞아도 장기 후유증 위험 낮아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성은 델타 변이의 2.5배, 위중도는 5분의 1 수준이다. 이전 코로나19 바이러스들에 비해서 덜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면 여전히 독감(0.1%)보다 치명률이 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가볍다고 해서 장기 후유증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가 유행한 2년 동안 무증상 또는 경증이었던 감염자들도 완치 후 장기 후유증을 겪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3분의 1이 장기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장기 후유증이 왜 생기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계에서는 두 가지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는 감염된 지 수 일이 지나 PCR 검사에 걸리지 않을 만큼만 남은 소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장이나 간, 뇌 같은 다양한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일어나는 면역 반응이 너무 과하게 일어나면서 역으로 자기 조직을 공격하는 현상이 꼽힌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장기 후유증에 대한 위험도 더욱 커졌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 그만큼 장기 후유증을 겪는 인구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종식하더라도 추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장기 후유증이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고 보고 있다. 일단 백신을 맞아 확진자와 밀접접촉하더라도 전염되지 않는다면 장기 후유증에 시달릴 위험도 없다. 또한 돌파감염되더라도 감염 증상이 비교적 가볍고 장기 후유증 발생 위험도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2020년 12월~2021년 7월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124만9명을 대상으로 장기 후유증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백신을 2차례 맞고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장기 후유증을 겪을 위험은 5%로 미접종자(11%)에 비해 절반 가량 낮았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9월 국제학술지 '랜싯 감염병'에 실렸다. 

다른 대규모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미국 의료데이터 아카디아 연구팀은 지난해 5월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됐던 24만648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장기 후유증을 겪을 위험은 미접종자의 10분의 1~7분의 1로 낮았다. 

연구팀은 또한 미접종 감염자라도 확진 판정 후 백신을 맞으면 장기 후유증 위험이 낮아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확진 후 4주 이내에 1차접종을 한 감염자는 미접종 감염자에 비해 6분의 1~4분의 1로 낮아졌고, 4~8주 후 접종한 사람은 3분의 1로 낮아졌다. 확진 판정 후 빨리 맞을수록 장기 후유증 감소 효과가 커진 것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적어도 12주 안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1월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공개됐다. 

아키코 이와사키 예일대 의대 면역생물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백신을 맞으면 돌파감염되더라도 초기부터 바이러스에 대항할 T세포와 항체가 다량 만들어진다"며 "일부 바이러스가 완치 후까지 몸속에 몰래 숨어 있을 가능성을 없애 장기 후유증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미국 연구팀 "감염

증상 위중도 관계없이 먹는약 복용해야"

미국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장기 후유증을 겪을 위험이 큰 사람들을 추려내 증상 여부나 위중도와 관계없이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화이자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먹는약 '팍스로비드' 연합뉴스 제공

미국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자 중 장기 후유증을 겪을 위험이 큰 사람들을 추려내 증상 여부나 위중도와 관계없이 먹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센터와 스탠포드대, 워싱턴대 등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진자 309명을 2~3개월간 추적 관찰해 장기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을 높이는 요인 4가지를 찾아 지난달 24일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감염 초기부터 다량의 바이러스 유전물질, 자가항체, 과거 엡스타인바 바이러스 감염력, 제2형 당뇨병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자가항체를 꼽았다.  항체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물질이다. 그런데 자가항체는 자기 세포나 조직을 외부 물질로 오인해 공격한다. 그 결과 루푸스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요인을 가진 사람들이 감염 초기부터 항바이러스제를 먹는다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기간이 감소하고, 그만큼 바이러스가 몸속에 숨는 저장소를 만들거나 면역계가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아져 장기 후유증 위험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