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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빨려든 별, 국수처럼 늘어났다가 초속 1만km로 흩어졌다

heojohn 2020. 10. 13. 01:01

윤신영 기자 입력 2020.10.12. 21:00 댓글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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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연구 대상인 블랙홀은 극단적으로 강력한 중력을 지닌 특이한 천체다.

워낙 중력이 강하다 보니 블랙홀 근처에 존재하는 별은 블랙홀을 향해 빨려 들어가다가 블랙홀의 바깥 경계인 사건지평선을 지나 결국 마치 국수가락처럼 길게 늘어나며 파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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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천문학자들 블랙홀 만난 별의 운명 처음부터 끝까지 관측

블랙홀이 별을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별이 파괴되고 일부가 방출되며 강한 섬광이 나오는 과정이 처음으로 온전히 관측을 통해 밝혀졌다. ESO 제공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연구 대상인 블랙홀은 극단적으로 강력한 중력을 지닌 특이한 천체다. 워낙 중력이 강하다 보니 블랙홀 근처에 존재하는 별은 블랙홀을 향해 빨려 들어가다가 블랙홀의 바깥 경계인 사건지평선을 지나 결국 마치 국수가락처럼 길게 늘어나며 파괴된다. 이 과정에서 강렬한 빛이 발생하고, 일부 물질은 외부로 빠르게 흩어진다. 영국의 천문학자들이 최근 이 과정을 비교적 가까운 우주에서 초기부터 상세히 관측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매트 니콜 영국 버밍엄대 교수팀은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약 2억1500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은하 중심부의 거대한 블랙홀(초대질량블랙홀)에서 이 블랙홀에 빨려드는 별이 파괴되고 이 과정에서 섬광과 물질을 내뿜는 현상을 초기부터 끝까지 지구에서 포착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월례회보’ 12일자에 발표했다.

블랙홀은 중력이 강해 근처의 천체와 물질을 빨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서서히 블랙홀에 접근하는 천체는 블랙홀이 위치한 중심 방향으로 길게 늘어나는 힘을 받아 결국 부서져 물질이 길게 국수 모양으로 늘어나는 국수효과를 겪는다. 블랙홀의 강한 중력의 영향을 받는 별은 블랙홀을 향한 쪽과 반대쪽에 중력차가 발생한다. 별과 블랙홀을 연결한 선과 수직 방향에서도 위치마다 조금씩 다른 중력을 받는다. 이렇게 부위 별로 각기 다른 크기와 방향의 중력을 받다 보면 결국 별은 부서지는데, 이를 조석교란이라고 부른다. 국수효과는 조석교란 과정에서 겪게 되는 효과다.

조석교란과 그에 따른 국수효과가 나타날 때 별에서는 강한 섬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이 섬광을 온전히 관찰하기는 힘들었다. 별이 파괴되면서 발생한 별의 잔해 등이 빛을 가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에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 ‘테스(TESS)’가 약 3억7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이 근처 별을 조석교란해 국수처럼 늘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빛을 포착해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했지만, 부서진 별의 특성이나 파괴 과정 등을 자세히 파악하기엔 정보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칠레에 위치한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와 신기술망원경(NTT)의 자외선 및 엑스선, 가시광선 관측 장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감마선 관측 위성 '스위프트' 등을 이용해 남반구의 에리다누스 별자리 부근에 위치한 2억1500만 광년 거리의 은하 중심부를 관측했다. 특히 조석교란 발생 직후부터 관측을 시작해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조석교란 전과정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케이트 알렉산터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우리는 조석교란 바로 직후를 관측한 덕분에 희미한 물질이 탄생하는 과정과 블랙홀이 이를 삼키는 과정을 처음으로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관측한 AT2019qiz의 위치를 빨간 점선 원으로 표시했다. 남반구의 별자리 에리다누스 중간에 위치한다. ESO 제공

 

연구 결과 이 섬광이 관측된 은하 중심부에는 태양이 100만 배 모인 것과 같은 질량의 초대질량블랙홀이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주위를 태양과 비슷한 질량을 지닌 AT2019qiz라는 별이 돌고 있다 결국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면서 강력한 섬광을 발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섬광은 약 반 년에 걸쳐 서서히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으며, AT2019qiz의 전체 질량 가운데 절반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고, 나머지 절반은 잔해와 먼지의 형태로 우주에 흩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알렉산더 교수는 “블랙홀에 의해 수소와 헬륨 등 별의 물질이 초속 1만km까지 빠르게 방출되면서 먼지와 잔해가 장막처럼 시야를 가리는 현상이 일어났다”며 “그 동안 지구에서 관측을 어렵게 했던 장막은 이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초대질량블랙홀이라는 극단적인 중력 환경에서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더 잘 이해할 수 게 됐다라며 “칠레에 건설 중인 구경 39m의 초대형망원경(ELT)을 이용해 더 희미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조석교란 현상을 관측하고 블랙홀 물리학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