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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지는 원리’와 ‘기억의 장소’규명…올해를 빛낸 생명과학 연구

heojohn 2020. 10. 13. 22:19

2018.12.18 14:07

 

브릭이 꼽은 올해의 생명과학 연구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곳을 밝힌 연구와 꽃잎이 떨어지는 원리를 찾은 연구가 올해 국내 의생명 분야 종사자들이 뽑은 최고 연구로 선정됐다.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는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자 1295명을 대상으로 올해 생명과학 분야의 최고 연구성과를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기초과학을 다루는 '생명과학 부문'과 생명과학과 다른 학문의 융합을 다루는 '바이오융합' 부문, '의과학' 부문, 바이오 분야 뉴스를 다루는 일반뉴스 부문, 마지막으로 올해의 키워드 분야에서 각각 5개씩의 주제가 선정했다.

 

기초과학 분야인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생명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는 심도 깊은 연구가 많이 선정됐다. 뇌에서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처음 구체적으로 밝힌 강봉균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의 연구(아래)와, 식물의 꽃잎이 떨어질 때 리그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이유리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연구위원과 곽준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의 연구, 원핵생물과 진핵생물 단백질 생성 과정을 알아 내 생명의 공진화 비밀을 밝힌 이철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과 황철상 포스텍 교수팀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생명공학 기술을 뽐낸 스타 과학자의 연구도 뽑혔다. ‘아데닌 염기교정 가위’를 이용해 처음으로 동물(생쥐)의 DNA 중 원하는 것 하나만 바꾸는 데 성공한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단장팀의 연구와, 전령RNA의 긴 아데닌(A) 염기 꼬리 부분에 다른 염기가 혼합된 꼬리가 존재하며 보호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팀의 연구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강봉균 서울대 교수팀이 새로 개발한 화학 탐지 기법으로 시냅스를 구분했다. 빨간색 수상돌기 위에 있는 노란색 지점이 기억저장 시냅스가 있는 곳이다. 왼쪽은 관측 이미지, 오른쪽은 3차원 모델링 이미지다. -사진 제공 서울대

 

생명과학과 다른 분야의 공동연구를 다루는 바이오융합 부문에서는 실용적인 연구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친환경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만들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이상엽 KAIST 교수의 연구는 생명과학과 화학의 융합 연구로 꼽혔다. 체액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한 서정목 KIST 책임연구원과 이태윤 연세대 교수팀의 연구와 AI로 유전자가위의 효율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한 윤성로 서울대 교수와 김형범 연세대 교수팀의 연구는 공학 기술과 결합해 의학 및 생명과학을 혁신할 기술로 선정됐다.

 

스스로 광합성하는 인공세포를 만든 정광환, 신관우 서강대 교수와 안태규 성균관대 교수팀의 연구와, 인공신경을 개발한 이태우 서울대 교수팀의 연구 역시 공학과 융합해 생명과학의 지평을 넓힌 연구로 평가됐다.


기초 의학을 다루는 의과학 분야에서는 치료 연구가 특히 주목 받았다. 난치성 폐암을 치료할 수 있는 항암 표적물질을 171 발견한 김현석 연세대 교수의 연구, 암세포만 잡아먹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한 박승윤 동국대 교수와 김인산 KIST 책임연구원팀의 연구, 14종의 암에서 표적항암제의 반응성을 밝히고 병용치료 전략을 개발한 이지연, 암도현 성균관대 교수팀의 연구가 주목 받았다.

 

질병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 역시 많은 지지를 받아, 난치성 뇌전증을 동반한 소아 뇌종양의 발생 원인을 분석한 이정호 KAIST 교수팀의 연구(아래)와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에게 조절 T세포가 염증성 변화를 일으키며 그 결과 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박준용 연세대 교수와 신의철 KAIST 교수팀의 연구가 우수한 국내 연구로 꼽혔다.

 

이정호 KAIST 교수팀의 연구 결과. 비라프(BRAF) V600E 돌연변이가 발생해 뇌전증 동반 소아 뇌종양을 유발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KAIST

 

바이오, 의학 분야 뉴스를 선정하는 일반 뉴스 분야에서는 화제가 됐던 산업 뉴스와 규제 관련 논란이 많이 선정됐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소식과, 시간강사 처우개선법 시행을 앞두고 비전임 교수 줄이기에 나선 대학을 다룬 뉴스가 부정적인 뉴스로 꼽혔다. 규제에 막혀 전진하지 못하는 헬스케어 산업 관련 기사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제약 바이오 분야 대형 기술 수출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총 4조 9000억 원 규모 수출을 했다는 뉴스와, 바이오 분야 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올해 1조 원을 넘어섰다는 뉴스는 기대감을 불러오는 뉴스로 꼽혔다.

 

초경을 시작한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이상 사용하는 위생용품들. 가장 흔한 패드형 생리대가 있고, 삽입형 생리대나 팬티라이너같은 제품도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바이오 분야를 뒤흔든 키워드로는 라돈과 BCG 백신, 생리대(위) 파문을 부른 ‘발암물질 검출’과, 와셋, 오믹스 등 ‘부실학회(유사학회)’, ‘미세 플라스틱’, 교수 자녀 공저자 문제와 과학계로도 번진 미투를 포함한 ‘교수 갑질’, 그리고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으며 더욱 주목 받은 ‘면역항암제’가 꼽혔다.


이번 조사는 브릭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3~7일 5일 동안 진행됐으며, 조사 뒤 내부 자문단의 논의를 거쳐 선정됐다.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솔루션스 유한회사와 아베스코 주식회사가 후원했다.


브릭은 2003년부터 매년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자가 참여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바이오 10대 뉴스’를 선정해 왔다. 2011년부터는 국내 바이오분야 연구성과 및 뉴스 톱(Top) 5’로 주제를 바꿔 매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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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신영 기자ashill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