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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은 뇌, 줄기세포는 스스로를 먹어 파괴했다

heojohn 2020. 6. 23. 23:35

 

2019.07.02 18:33

 

연구를 이끈 유성운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오른쪽)와 제1저자 정성희 연구원. 사진제공 DGIST

 

 

만성 스트레스가 뇌, 특히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 부위의 손상을 일으키는 이유가 밝혀졌다. 신경줄기세포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자가포식' 현상이 주범으로, 이 과정을 막아 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과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유성운 뇌·인지과학전공 교수와 정성희 연구원팀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뇌 속 해마의 성신경줄기세포가 사멸하는 과정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를 막을 방법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만성스트레스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 각종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며 심할 경우 치명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나 뇌손상 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그 동안 스트레스가 뇌 기능 손상을 일으키는 정확한 과정과 치료법은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동물 실험 결과 스트레스를 겪은 생쥐는 해마 부위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태어나는 ‘성체 신경발생’이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세포가 스스로 죽는 대표적인 현상인 세포예정사(세포자살) 현상이 신경줄기세포에서 관찰되지 않았다. 성체 신경발생이 줄어드는 원인이 미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연구팀은 세포가 악조건에서 세포 내부의 불필요한 소기관이나 물질을 스스로 분해해 세포를 보호하는 반응인 ‘자가포식(오토파지)’ 현상에 주목했다. 원래는 세포가 생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자신의 일부를 먹는 작용인데, 유 교수팀은 이 과정이 잘못되거나 잘못 통제되면 오히려 세포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연구를 했다.


먼저 유전자 조작 쥐를 이용해 신경줄기세포에서 자가포식과 관련이 있는 유전자(Atg7)를 없앤 쥐를 만들었다. 그 뒤 스트레스를 가하며 관찰한 결과 실제로 이 쥐에서는 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이 방지됐고, 뇌 역시 스트레스에 의한 손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쥐는 불안, 우울증 증세를 보이지 않았고 기억능력도 떨어지지 않았다. 자가포식이 뇌손상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A)스트레스를 겪은 성체 생쥐의 해마신경줄기세포에서 오토파지의 특징인 오토파고좀(동그란 구조)가 보인다. (B) 보통 쥐와 신경줄기세포를 자가포식하도록 하는 유전자 Atg7를 없앤 쥐에게 7일간의 만성 구속 스트레스를 겪게 했다. 염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신경줄기세포가 눈에 띄게 줄었다(왼쪽 두 번째). 하지만 Atg7 유전자 결손 쥐는 신경줄기세포 수가 줄지 않았다(맨 오른쪽). 사진제공 DGIST

 

연구팀은 자가포식이 해마의 신경줄기세포 손상을 어떻게 일으키는지 과정도 밝혔다. 연구 결과 SGK3라는 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자가포식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세포 역시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를 제거하자 신경줄기세포가 스트레스에 의해 죽는 일도 사라졌다. 스트레스에 의한 신경줄기세포 손상을 막을 표적을 발견한 것이다. 유 교수는 “현재 중국 연구팀과 표적이 되는 SGK3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포학 분야 국제학술지 ‘오토파지’ 6월 24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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