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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 '뇌 세포 지도' 공개...뇌 기능, 분자 단위로 살핀다

heojohn 2023. 10. 16. 00:04

2023.10.13 08:03

BICCN 논문 21편

인간의 뇌세포와 설치류의 뇌세포를 비교한 연구 등 다양한 뇌 연구가 이번 주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사이언스 제공.

역대 최대 규모의 인간 '뇌 세포 맵'이 탄생했다. 인간 뇌가 작동하는 비밀을 뇌 세포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뇌의 비밀에 한발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2일(현지시간) 같은 계열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사이언스 중개의학’ 등에 21편의 뇌 관련 연구 논문을 대거 공개했다. 45개 연구기관, 258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연구결과다. 이들은 3000개 이상의 인간 뇌 세포 유형을 분류했고 뇌 세포 수준에서 인간 및 영장류의 뇌를 구별하는 특징을 규명했다. 

 

● 분자생물학 기술 적용한 뇌 세포 지도 만들어 


사이언스가 이번에 대거 공개한 논문들은 지난 2017년 시작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대규모 뇌 연구 프로그램(BICCN)의 결과물이다. 45개 기관 258명의 과학자가 BICCN에 참여해 인간 뇌의 신경세포(뉴런)와 시냅스 연구를 위해 최신 분자생물학 기술을 적용했다. 분자생물학은 분자 수준에서 생명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으로 유전자 구조와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쥐 등 실험동물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분자생물학이 인간 뇌 세포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 뇌 세포 지도 작성을 위한 핵심 연구는 킴벌리 실레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료센터 연구원, 양 리 미국 오하이오대 신경과학과 교수, 웨이 톈 소크생물학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이 수행했다. 이들은 유전자 발현과 유전자 조절 구조를 토대로 인간 뇌 세포 지도의 초안을 만들었다. 


뇌전증과 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성인 75명의 뇌 세포 변화를 분석한 넬슨 조핸슨 미국 앨런 뇌과학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뇌 세포의 개인 차이를 확인했다. 뇌 질환 관련 뇌 세포 유형을 분류할 때 참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니콜라스 조스타드 앨런 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성인 인간, 침팬지, 고릴라, 히말라야원숭이, 명주원숭이를 대상으로 단일 뇌 세포 수준에서 유전물질이 담긴 리보핵산 총합(단일 핵 전사체)을 분석해 인간과 영장류의 뇌 세포 조직 차이를 알아내고 침팬지의 뇌 신경세포는 인간보다 고릴라와 더 가깝다는 점을 밝혀냈다.


에멜리에 브라운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인류가 처음 탄생했을 때 뇌 세포들의 복잡한 배열이 어떻게 확립됐는지를 연구한 결과 태초의 뇌 세포 배열이 임신 초기 태아의 뇌 세포 상태와 비슷함을 발견했다. 

 

뇌 신경질환의 위험 요인 중 하나인 초년 시절 뇌 염증에 대한 연구결과도 이번에 소개됐다. 세스 아멘트 미국 메릴랜드의대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초년 시절 뇌 염증이 주로 '푸르킨예' 신경세포와 '골지체' 신경세포 등 억제성 신경세포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 세포 수준 '뇌 연구' 시대 진입...2027년까지 뇌 지도 완성 목표


마티아 마로소 사이언스 시니어 에디터는 “BICCN이 발표한 이번 연구 논문들은 인간의 뇌에 대한 근본적인 과학적 질문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포 수준에서 인간 뇌를 연구할 수 있는 시대의 막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BICCN은 오는 2027년까지 진행되며 뇌 지도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컴퓨터의 구조와 작동 원리를 알려면 컴퓨터가 어떤 부품으로 구성돼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하는 것처럼 뇌과학자들은 뇌의 구조와 작동 원리의 베일을 벗기기 위해 어떤 뇌 세포 유형으로 구성돼 있는지 식별해나가는 단계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떤 뇌 세포 유형이 신경질환 등으로 이어지기 쉬운지, 인간의 뇌는 다른 종과 근본적으로 어떠한 차별점을 갖는지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뇌질환 극복을 위한 기반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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