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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콩고기'는 잊어라... 세계 휩쓰는 '신종 대체육'의 비밀

heojohn 2022. 9. 6. 23:38

    입력 2022.09.06 17:00

     

    [식물고기 시대]① 기후 변화 대응 맞물려 급성장

    사진=헬스조선 DB
    최근 '콩고기'의 지위가 매우 향상됐습니다. 편의점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삼각김밥을, 카페에서는 식물성 대체육 샌드위치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기뿐만이 아닌데요. 마요네즈, 달걀, 치즈 등 다양한 동물성 제품을 식물성 재료로 탈바꿈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많은 사람이 식물성 대체육을 단지 '채식주의자'를 위한 고기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이렇게 확대되는 건 육식주의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를 위해서입니다. 인구는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가 단백질을 공급받기 위해 의존하고 있는 동물 수는 더 이상 증가할 수 없거든요. 오히려 환경, 개량 등의 문제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가축이 부족해진 미래에, 고기 대신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최근 판이 커지고 있는 식물성 대체육 시장에 대해 조명해봤습니다.

    ◇판 커지는 대체육 시장
    식물성 대체육은 말 그대로 콩, 밀, 녹두, 버섯, 토마토 등 식물성 원재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가열, 냉각, 가압해 맛과 식감을 고기와 비슷하게 만들어낸 식품입니다. 이 시장은 이미 전 세계에서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올해보다 40% 이상 성장한 110억3310만 달러(약 15조116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블룸버그는 2030년엔 740억(101조4022억 원) 달러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죠. 일찌감치 예측된 밝은 전망 덕분인지 미국 최대 육류가공 기업인 타이슨푸드, 세계 최대 식육가공 기업인 브라질 JBS, 북미 최대 쇠고기 가공기업인 카길 모두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어 판을 키우고 있습니다.

    ◇가성비 좋은 기후변화 대응책, 식물성 대체육
    단백질 대체재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습니다.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김필 교수는 "인구가 증가하니 단백질 식품도 증가해야만 한다"며 "그러나 기후 변화로 경작할 수 있는 땅과 물이 줄면 식물 생산성이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가축 먹이가 줄고 가축 질병은 늘어 고기 생산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국제연합(UN)은 당장 2050년까지 약 20억 명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축산업은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인 기후 변화를 촉진합니다. 전 지구에서 배출되는 탄소 중 식량을 생산하며 나오는 게 26%를 차지하는데요. 이중 축산업에서 31%를 차지합니다. 고기를 더 많이 생산하려 하면 할수록, 기후 변화가 더 빨라지는 거죠. 게다가 이미 동물 품종 개량이 한계까지 도달해, 더 이상의 무리한 사육은 위험합니다. 1958년에는 알에서 부화한 지 57일째 되던 닭이 905g이었지만, 2005년에는 4202g으로 성장했는데요. 이 닭들은 5주가 넘으면 자신의 발로 서있을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져, 식육 처리해야만 합니다. 이런 개량과 무리한 공장식 사육은 인수공통감염병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듭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좋은 방법을 조사했는데요. 그게 바로 식물성 대체육이었습니다. 친환경 종목들에 1달러를 투자했을 때 얼마나 온실가스가 줄어드는지 보니, 식물성 대체육이 친환경 시멘트의 3배, 친환경 건물의 7배, 전기 자동차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의 11배 이상 효과적이었습니다.

    도덕적 소비에 관심이 커진 것도 대체육 시장이 급속도로 부흥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M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채식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큽니다. 실제로 소비자 트렌드를 연구하는 NPD 그룹이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18~24세 인구는 55%, 25~34세는 42%, 35~54세는 36%, 55세 이상은 26% 순으로 채식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점점 고기와 비슷해져 가
    앞서 말했듯 식물성 대체육은 채식주의자보단, 육식주의자도 고기가 아닌 미래 단백질 대체 식품을 더욱 친밀하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그래서 고기와 비슷한 식감, 향, 물리적 변화를 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코코넛 오일, 카놀라유 등으로 육즙을 표현하기도 하고, 감자전분이나 메틸셀룰로스 등 섬유소로 고기 식감을 재현하기도 합니다. 조리 중 나타나는 단백질과 지방 등의 반응으로 향을 흉내 내기도 하고요. 붉은색 대체육을 구우면 갈색으로 변하도록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에너지 대사에서 주로 사용되는 헴(Heme) 단백질을 이용한 건데요. 임파서블 푸드가 콩에서 추출해 처음으로 식물성 대체육에 응용했습니다. 김필 교수는 "헴은 전자전달계에 있는 성분으로, 동물, 식물, 미생물 등 모든 곳에 있지만 식물에는 극미량 들어있고 대부분 동물에 있다"며 "고기 특유의 피 맛을 표현할 수 있고, 에너지를 내는 데도 도움이 되는데 효모에서 추출하면 식물성 대체육에 넣을 수 있을 만큼 다량 추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단백질 대체 식품으로 고안된 만큼, 영양성분도 고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미국에서 인기 있는 대체육 18개 제품과 소고기 제품 18개를 비교했더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이 비슷했습니다. 물론 차이도 있습니다. 소고기에만 염증과 면역력 조절에 좋은 스쿠알렌, 안세린, 시스테아민 등이 들어있었고, 철, 아연도 소고기에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대체육엔 피토스테롤, 티로솔 등 세포의 노화를 막는 페놀계 항산화제가 더 많았습니다. 달걀 대체재인 저스트 달걀은 일반 달걀보다 포화지방산이 66%, 콜레스테롤은 100% 더 적고, 단백질은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성장하려면…
    커질 수밖에 없는 이 시장,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발전했을까요? 아직은 선두 주자보다 미비하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 1740만 달러(216억원)로 2016년보다 23.7% 증가했다고 aT에서 밝혔습니다. 2025년에는 2260만 달러(약 28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도 꾸준히 대체육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식물성 대체육에는 2017년에서 2020년까지 23.7% 투자를 늘렸습니다. 김필 교수는 "넓은 땅 없이 제조할 수 있는 식물성 대체육은 우리나라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한 시장이다"라며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대체 단백질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아직 대체식품에 대한 기준이 없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다른 나라보다 먼저 평가 기준을 표준화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식품 회사들도 판을 키우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식물성 식품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지난해 연말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론칭했습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으로 육류 포함 식품 수출이 제한되는 점은 한국 식문화의 글로벌 전파에 큰 걸림돌이었다"며 "식물성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 직접 진출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세계푸드, 농심, 풀무원 등 다양한 식품 대기업에서도 자체 개발 식품을 개발하거나, 식물성 대체육으로만 레스토랑을 개점하는 등 대체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