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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발판 삼아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맥사테크놀로지와 플래닛랩스 같은 인공위성회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이 회사들은 자사가 운영하는 지구관측 위성으로 촬영한 러시아군 관련 고해상도 사진을 언론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상황을 사실상 생중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진들은 자사 인공위성의 관측능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훌륭한 홍보 도구가 되고 있다. 구글에 ‘우크라이나’와 ‘위성사진’이라는 두 단어를 영어로 함께 넣어 검색하면 뉴욕타임스와 BBC, CNN과 같은 세계적인 언론사들이 맥사와 플래닛랫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을 이용해 만든 기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전천후 정찰이 가능한 SAR 군집위성을 운영하는 미국에 카펠라 스페이스도 이 대열에 최근 합류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파이얌 반아자데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카펠라의 위성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회사 링크드인 계정에 공유하며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우리는 그동안 실력을 키워왔다”라고 썼다. 그는 “낮과 밤 기상 상황과 상관없이 세상이 보아야 하는 것을 그것이 필요할 때 선명하게 보여준다”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투명한 전쟁의 시대가 왔다”라고 18일 평가했다. 수많은 고성능 지구관측 위성이 24시간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한밤중에 병력을 모아 기습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 도래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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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현재 작동하고 있는 지구관측 위성은 700기가 넘는다. 플래닛은 약 20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매일 지구 전 지역을 촬영하고 있다. 맥사는 약 80기를 보유하고 있고 하루에 최대 500만㎢ 면적을 촬영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도 상업용 지구관측 위성이 제공하는 사진을 이용해 북한 핵시설을 포함한 군 관련 주요 시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주로 맥사와 플래닛 그리고 에어버스의 위성이 보내온 사진을 활용하고 있다.
상업용 위성이 국가안보에 동원되기 시작한 배경에는 위성 제작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제작비 하락이 있다. 과거 국가안보와 관련된 지구관측은 정부나 군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특별히 만든 소수의 고성능 군사위성이 담당했다. 군사위성의 성능은 상업용 위성을 압도했다. 하지만 예산상 군이 운용할 수 있는 위성의 수에 한계가 있어 목표물에 대한 상시적 감시는 어려웠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민간기업이 군사위성 수준의 위성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자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군사위성과 비등한 성능을 갖은 상업용 위성이 다수 우주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들이 촬영한 영상은 기존 군사위성의 감시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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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군과 정보당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군사위성과 상업용 위성의 통합운용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국가정찰국(NRO)은 지난 11월 미국 내 민간 위성회사를 대상으로 정보수집 및 분석에 사용할 상업용 위성사진 제공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NRO에서 상업용 데이터를 관리하는 페테 뮤인드 국장은 공고문에서 “NRO는 매주 상업용 위성사진 5만 개를 구매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상업용 위성사진을 구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업용 위성사진은 NRO가 추진하는 민관 하이브리드 정찰 구조에 핵심적인 요소”라고 했다. 미 우주군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3억 달러(약 2조 7400억 원)를 들여 상업용 위성사진을 포함한 위성 서비스, 통신망, 장비를 임대해 우주군이 현재 보유한 우주 자산과 통합해 운영할 예정이다.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비롯한 다른 국가안보 기관도 민간이 제공하는 우주 기반 감시정보의 구매를 계속 늘리고 있다. 참고로 인공위성이 처음 전쟁에 사용된 것은 1991년 걸프전이다. 당시 미군은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위성의 도움으로 이라크군의 핵심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전쟁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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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사이언스는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 뉴스와 해외 우주산업 동향과 우주 분야의 주요 이슈를 매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세계 우주 산업의 동향과 트렌드를 깊이 있게 제공할 계획이다. 박시수 스페이스뉴스 서울 지국장은 2007년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를 거쳐 디지털뉴스팀장을 지냈다. 한국기자협회 국제교류분과위원장을 지냈고 2021년 미국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에 합류해 서울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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