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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눈 깜빡, 코 찡긋… 성인 틱장애 2배나 늘었다, 왜?

heojohn 2024. 2. 19. 00:24

전종보 기자

입력 2024.02.16 07:50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틱장애’ 환자가 10여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전과 달리 성인 환자가 많아진 가운데, 특히 20·30대 발병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성인 증상 비슷해… 환경적 영향도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며, 주로 얼굴, 목에서 시작돼 신체 곳곳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성인기에 틱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증상 호전·악화와 발현 빈도 증가·감소가 반복된다.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요인도 있고 임신 중 발생한 여러 문제나 약물,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적 요인도 있다. 특히 스트레스의 경우 틱장애를 직접 유발하진 않아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수진 임상강사는 “원인 측면에서 성인과 소아청소년 간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성인기에 발병하는 틱장애는 약물,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의 영향이 좀 더 큰 편이다”고 말했다.

◇20·30대 환자 5년 새 5배 증가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 김수진 임상강사, 의생명연구원 김미숙 연구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연령군별 틱장애 발생률과 임상역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연구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로 새롭게 진단받은 23만584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소아청소년(0~19세)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과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전체 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발생률 증가폭은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지만, 2015~2020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성인(약 3배)이 소아청소년(약 1.5배)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20~30대 성인은 해당 기간 동안 발생률이 5배 이상 치솟았다. 2015년부터 성인 환자가 점차 증가해,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진 임상강사는 “성인이 된 후 처음 증상이 나타난 경우와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한 틱장애가 심해져 성인기에 진단 받은 경우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성인기에 처음 틱장애가 발병한 환자는 드물다”며 “아동기부터 틱장애가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한 채 지속됐거나, 증상이 사라졌다가 재발한 경우가 많다는 기존 연구들이 있다”고 했다.

2003~2020년 국내 연간 틱장애 발생 건수 /서울대병원 제공
 
◇질환 인지도 높아지고 스트레스 심해져
연구팀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틱장애 발생률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정신질환이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과거와 달리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여러 정신질환 관련 정보가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면서 정신과 내원과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기본적으로 질환 인지도가 높아졌고, 해가 갈수록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증상이 악화돼 병원을 찾게 된 환자들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2016년부터 실손의료보험 보장 범위에 틱장애가 포함되면서 검사를 받고 병을 발견하게 된 환자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성인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약 43%)에게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가 동반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우울, 불안과 틱장애는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라며 “우울, 불안과 같은 정서가 있으면 스트레스에 취약해져 증상이 악화되고, 반대로 틱장애 중증도가 심한 경우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지장이 생기고 만성 근육통이 발생해 우울증, 사회불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행동·약물 치료 시행… “성인 틱장애 인식 확대돼야”
틱장애를 치료할 때는 질환에 대한 교육이 먼저 이뤄진다. 틱장애란 어떤 질환이고, 어떤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이후엔 틱장애 증상이 나타나려 할 때 다른 행동을 하는 ‘습관뒤집기’나 이완훈련 등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한다. 성인의 경우 소아청소년 환자에 비해 교육 훈련이 수월해 이 같은 비약물 치료를 적극 시행하는 편이다.

증상이 심할 때는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틱장애 치료에는 아리피프라졸, 리스페리돈과 같은 항정신병 약물이 사용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소아청소년 모두 두 약물이 가장 많이 사용됐으며 특히 성인의 경우 아리피프라졸이 40% 이상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김수진 임상강사는 “틱장애 진단 후 1년 이내 항정신병 약물 처방 비율을 확인한 결과, 성인이 소아청소년에 비해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최근 추세를 고려해 성인 역시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순범 교수는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치료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며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치료 방향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관련 교육이 확대되기 위한 사회적·제도적 노력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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