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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초로 발견된 바이러스?

heojohn 2020. 10. 10. 03:08

 

2020.10.05. 08:003,247

 

 

바이러스는 45억 년 전에 탄생한 지구에서 30억 년 전 어떤 동물도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세균과 함께 존재했다. 지구상에 인간이 나타난 것은 고작 200만 년 전의 일이다. 사실 우리에게 30억 년 혹은 200만 년 등의 숫자는 그저 막연하기만 해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지구의 나이를 1년으로 환산해서 생명의 역사를 살펴보자.

지구가 1월 1일 탄생했고 오늘이 12월 31일이라면, 세균,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이 나타난 것은 3월이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공룡이 등장해서 번성하다가 갑자기 멸종된 것은 12월 26일이었으며, 인류는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오후 10시경에 출현했다.

30억 년 전에 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의 존재나 발견 그리고 모양은 최근에 와서야 알려졌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다. 1883년 담배모자이크병이 발견된 이후, 과학자들은 식물끼리의 박테리아 감염병으로 생각했다. 1892년 드미트리 이바노프스키는 담배모자이크병을 일으키는 균을 찾고 있었다. 그는 병에 걸린 담뱃잎 추출물을 세균은 통과할 수 없는 필터로 걸러낸 여과액이 여전히 담배를 감염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1898년 마르티누스 베이에링크는 담배모자이크병이 세균보다 더 작은 다른 감염원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에 감염된 토마토 잎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발견된 바이러스로 전자현미경이 발달한 후에야 관찰되어 1935년 웬들 스탠리에 의해 결정체로 분리되었다. (사진 출처 : 책본문)


바이러스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는데 ‘독소’라는 뜻이다. 바이러스의 모습은 전자현미경이 발달한 1931년에야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1935년 웬들 스탠리가 담배모자이크바이러스를 결정체로 분리하였고, 바이러스가 핵산과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후 모든 바이러스는 유전체를 핵산인 DNA 혹은 RNA로 가지고 있고 다양한 모양의 단백질 껍질로 둘러싸여 있음을 확인했다.

인간을 감염하는 바이러스 중에서 최초로 동정된 바이러스는 황열병을 일으키는 물질이었다. 1901년에 상상력, 협력 연구, 우연의 일치, 영웅적 행위 그리고 운이 따라준 덕분에 새로운 병원체를 규명하게 되었다. 15세기 이래로 열대지방에서 주로 발병해 높은 치사율을 보인 황열병은 1853년 미국 뉴올리온스에서 발병해 감염자의 25%가 사망했다. 감염 증상은 발열, 메스꺼움과 같은 가벼운 정도에서 심하면 다기관 장애를 일으켰다. 간의 기능이 상실되면서 피부가 노란색으로 변하는 황달이 나타났는데, 이로부터 ‘황열병’ 이름이 유래되었다.

                                                   황열 바이러스 (출처 : 위키백과)

 

황열병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했으나, 어떻게 퍼지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감염원이 공기 중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석탄을 태우고 심지어 대포를 발사해 공기를 정화하려고도 시도했다. 일부는 병원체가 침대, 옷 같은 비생체 접촉 매개물에 의해 옮겨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원자가 황열병 희생자의 잠옷을 입고 잤음에도 불구하고 병에 걸리지 않자 이 가설은 폐기되었다.

황열병의 기원을 규명하는 데는 1880년에 쿠바 의사인 카를로스 후안 핀라이가 혈액을 빨아먹는 곤충이 질병의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제안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황열병의 발병 기전 연구는 미국 군위관으로 복무하던 세균학자 월터 리드소령에 의해 1899년 쿠바에서 주도되었다. 당시에 쿠바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황열병에 많이 걸렸다. 연구팀의 용맹스러운 한 군인이 자원해 황열병바이러스가 감염된 모기에 직접 물리는 실험이 진행되었다. 결국, 자원자는 황열병으로 죽었고, 이로써 모기가 질병을 매개하는 것이 입증되었다.

사실 황열병이 주로 덥고 습한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모기가 전파 매개체라고 추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병원체의 정체는 1901년에 밝혀졌다. 연구팀은 황열병 환자의 혈액을 여과해서 얻은 혈장을 3명의 건강한 자원자에게 주사했다. 그중 2명이 황열병을 나타냈기 때문에 연구책임자인 리드 소령은 황열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필터도 빠져나가는 작은 물질’이라고 결론 내렸다. 우리는 이제 그 물질이 황열병바이러스였음을 알고 있다. 같은 해, 쿠바 아바나대학교의 후안 기테라스교수는 황열병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으로부터 혈액을 빨아먹은 모기에 자원자를 물리게 한 후 면역이 생성되는지 알아보았다.

19명 자원자 중 8명이 병에 걸렸고 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유일한 여성 자원자였던 미 육군 간호사 클라라 마스가 있었다. 그녀는 감염된 모기를 이용하는 실험에 이미 자원자로 참여했고, 그때 가벼운 증상만 나타났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두 번째 후속 실험에 자원자로 다시 나선 이유는 1차 감염 경력이 2차 재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면역기억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대였다. 마스의 죽음은 대중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이를 계기로 인간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황열병 실험이 금지되었다.

황열병은 150년간 열대지방에서 풍토병이었다. 리드 소령과 동료들의 연구 덕분에 황열병은 아바나에서 1년 만에 급격하게 감소했다. 오늘날도 모기 퇴치는 황열병뿐 아니라 많은 종류의 바이러스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방법이다.

Anna Shvets 님의 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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