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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섬니아' 만연… 전 세계인들이 밤잠 설친다

heojohn 2021. 3. 20. 00:10

입력 2021.03.19 17:59

불안·우울에 생활습관 변화 겹쳐… '수면위생'으로 맞서야

코로나19 이후 많은 사람이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은 죽어서나 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면의 중요성은 무시돼 왔다. 하지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잠은 필수다. 이런 중요성을 기리기 위해 세계수면학회에서 세계 수면의 날을 제정했다. 바로 3월 셋째 주 금요일(19일)이다.

이번 해 특히 잠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19로 불면증 환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불면증(insomnia)를 합쳐 일명 ‘코로나섬니아’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지현 교수는 “불면증은 만성화되기 쉽다”며 “불면증이 늘어난 배경을 추정하면 코로나19가 끝나도 불면증 환자 수가 쉽게 줄어들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숙면을 위한 일상 속 실천이 필요하다.

 

◇또 다른 전염병? 코로나섬니아
코로나19가 사람들의 밤까지 침범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일상화된 불안과 공포심 그리고 바뀐 생활 패턴이 많은 사람들의 잠을 방해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에서 코로나19 이후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는 연구와 설문조사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불면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6명 중 1명에서 4명 중 1명으로 증가했다. 그리스에서는 실험 참가자의 40%에 달하는 사람이 불면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에서는 봉쇄 기간에 불면증 비율이 14.6%에서 20%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해 단어 '불면증(insomnia)'에 대한 구글 검색량도 예전보다 크게 늘어났다. 필립스의 한국인 999명을 포함한 총 13개국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수면 설문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응답자의 70%가 코로나19 이후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62%가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잠은 정말 중요하다. 수면 시간 동안 우리 몸속에서는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중추신경계를 회복시키고, 기억을 저장하고, 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들을 정화한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인지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최근에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축적돼 치매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강승걸 교수는 “아직 일관적인 데이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수면 부족이 뇌 부피를 줄이거나, 뇌 중요 영역간 연결성을 깨는 등 비가역적인 뇌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섬니아 유발 원인은 불안과 생활 습관 변화
불면증은 잠들지 못하거나, 밤중에 깨거나,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운 수면 유지 장애다. 불면증이 일어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심리적 문제, 수면 위생(잠을 자기 위해 지켜야 할 하나의 생활습관), 수면 무호흡 등이다.

코로나19 이후 불면증이 늘어난 이유로 전문가들은 심리적 문제와 수면 위생을 꼽았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코로나19로 불안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이상이 생기며 불면증을 유발한다”며 “해당 신경전달물질들의 전구체인 트립토판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전구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생활 습관이 바뀐 것도 불면증을 유발한 원인이다. 안지현 교수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업무와 생활의 경계가 불명확해져 생체리듬이 깨졌을 수 있다”며 “햇빛을 보는 양은 줄고, 운동량도 줄고, 자기 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량은 늘어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 불면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바뀐 생활습관으로 살이 쪘다면 수면 무호흡증이 생겼을 수도 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최지호 교수는 “턱과 목의 살이 잘 때 기도 입구를 압박해 숨 쉬는 통로를 좁게 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수면 무호흡이 유발돼 자는 중간 깰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불면증 계속될 수 있어
불면증은 급성과 만성으로도 나눌 수 있다. 수면 문제가 3개월 이상으로 넘어가면 만성 불면증이다. 만성 불면증은 쉽게 치료하기 힘들다. 실제로 캐나다 라발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불면증을 앓은 사람의 37.5%가 5년 후에도 불면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성 불면증 환자일수록 지속성이 높았다.

이미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은 지 1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만성 불면증을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일 것으로 보인다. 안지현 교수는 “심리적인 문제와 생활 습관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다면 시간을 들여 불면증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도 “이미 자리 잡은 문제가 돼 코로나19가 끝나도 바로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면증 해소하려면 수면 위생 원칙 2주는 지켜야
불면증 해소를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수면 위생을 지켜야 한다. 자기 한 시간 전 전자기기를 보지 않고, 수면 패턴을 만들기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침대에 들어가야 한다. 자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클래식 음악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는 게 도움이 된다. 당연히 카페인이 든 음료는 저녁 6시 이후 마시지 말아야 한다. 불안이 불면증의 원인이라면 걱정 일지를 써 자기 전 침대에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햇빛이 비치는 낮에는 30분~1시간 정도의 산책을 하는 것도 멜라토닌 생성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 환자의 경우 이런 수면위생을 지키는 원칙을 지키려고 해도 잘 낫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강승걸 교수는 “생활패턴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면서 “엄격하게 실천해 적어도 2주 정도는 실천해보면 상당한 변화를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개월 정도 실천을 했는데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 전문적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지현 교수는 “우울증 등 동반 정신 질환이 있다면 불면증 치료만으로는 불면증 치료가 잘 안 될 수 있다”며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19/202103190234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