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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박쥐 몸 속에서 40~70년 전 생겨나

heojohn 2020. 8. 1. 00:58

2020.07.29 12:12

 

                                              중국관박쥐의 모습이다. 브리스톨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박쥐의 몸속에서 약 40~70년 사이 변이를 거쳐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또 박쥐 몸속에서 이 바이러스와 같은 조상을 갖는 코로나바이러스들은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바이러스의 진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르세유 보니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생물학 교수와 데이비드 로버트슨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를 일으킨 바이러스의 게놈을 분석해 진화 이력을 추적한 결과를 이달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발표했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어디에서 나왔는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천산갑 등 다른 중간숙주의 몸에서 인간에게 감염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2013년 중국 윈난성에서 중국관박쥐로부터 분리한 코로나바이러스인 ‘RaTG13’과 유전적으로 96.2%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박쥐에게서 바로 유래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연구팀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속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하위속인 살베코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들여다봤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을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가 살베코바이러스에 속한다. 바이러스는 유전자재조합을 통해 서로 유전자를 교환하며 진화한다. 유전자재조합을 거쳐 만들어진 부분을 찾아내면 진화과정을 역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은 유전자 중 재조합이 일어난 68개 부분을 찾아내 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약 1948년과 1969년, 1982년 세 차례에 걸쳐 변이를 일으키며 다른 박쥐 살베코바이러스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RaTG13은 1969년 다른 바이러스에서 갈라져 나온 종으로 확인됐다. 두 바이러스가 같은 조상은 가졌으나 서로에게서 진화한 형태는 아닌 ‘친척’ 격이란 것이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같은 조상을 갖는 바이러스들은 표면에 달린 스파이크 단백질에 인간 세포와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을 가진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BD를 이용해 인간 세포와 결합한 다음 유전물질을 주입해 자신을 복제한다. 이 조상에게서 갈라져 나온 바이러스는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로버트슨 교수는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다른 바이러스가 중국관박쥐 속에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산갑은 중간 숙주가 아니라고 봤다. 천산갑에서 추출한 코로나바이러스인 ‘천산갑-2019’는 RaTG13에 비해 유전적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더 가깝다. 하지만 분석결과 두 바이러스도 같은 조상을 가졌을 뿐 천산갑-2019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로 변이가 일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천산갑이 코로나19를 사람에게 전염시키는 데는 역할을 했으나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일 가능성은 적다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미래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생 박쥐를 관찰해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식별하고 실시간으로 반응해하는 질병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로버트슨 교수는 “우리는 두 번째 사스 바이러스에 준비하는 것이 늦었다”며 “성공적인 감시를 위해서는 사람을 쉽게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를 찾아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니 교수는 “코로나19 발생에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이것이 마지막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니다”며 “보다 포괄적인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