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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실증할 국제실험로 조립 착수…첫 부품은 한국産

heojohn 2020. 7. 29. 13:34

2020.07.28 17:00

 

미래 에너지 핵융합 에너지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공학적으로 실증하기 위한 첫 실증 실험로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조립에 착수한다. 이미 2007년 건설이 시작돼 7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장 핵심 부품의 조립이 시작돼 ITER 완공과 핵융합 에너지 실증이 가시권에 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완공은 2025년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5월 건설 현장의 모습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미래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는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를 위한 국제 실험 장치 건설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이터)’가 28일 프랑스 남부 카다라슈 현장에서 착수 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장치 조립을 시작했다. 핵융합은 바다에 풍부한 수소 등 가벼운 원소를 고온 환경에서 융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 기술로, 자원이 풍부하고 위험한 부산물을 적게 생산하는 차세대 에너지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TER는 이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거대한 실험장치를 통해 직접 실증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다. 조립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2025년 완성돼 2040년경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TER 사업을 주관하는 국제기구인 ITER 국제기구가 28일 프랑스에서 장치 조립 착수 기념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장치 조립 시작했다고 이날 오후 밝혔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988년에 처음 논의가 시작된 ITER 건설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며 “핵융합 에너지가 인류의 가시권 안에 들어왔음을 전세계에 알리는 행사”라고 말했다.


ITER는 핵융합 에너지의 실용화 가능성을 직접 대규모 장치를 이용해 검증하기 위해 실험로를 건설하는 초대형 과학 프로젝트다. 이전에도 각국이 기초연구를 위한 핵융합 실험로를 제작해 실험을 해왔지만, 규모가 작았다. ITER와 가장 비슷한 원리와 구조를 지녀 ITER 건설에 참고가 되고 있는 한국의 핵융합 실험로 케이스타(KSTAR)보다 ITER는 부피가 약 27배 크다.


ITER는 신고리원전의 약 6분의 1~5분의 1 수준인 열출력 500MW의 실험로로 대규모 핵융합의 과학적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입한 에너지 대비 생산한 에너지가 10배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너지 증폭률 10 이상)가 중요한 지표다.

 

유 소장은 “장작을 땔 때 불쏘시개로 사전 가열을 하는데, 핵융합 때도 사전 가열을 위해 쓰는 에너지에 비해 핵융합 에너지가 10배 이상 나오면 핵융합으로 실질적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ITER는 바로 이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크기로 건설되는 최초의 핵융합 실험로”라고 말했다. ITER의 성공 여부는 향후 이 에너지를 상용 발전에 응용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2025년 완공해 2040년경까지 실험하는 게 목표다. 비용은 현지에서 건설을 담당하는 EU가 45.46%를 분담하고, 나머지 6개국이 각각 9.09%씩 장치를 현물로 공급하거나 현금으로 제공해 분담한다.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는 속이 빈 도넛 형태의 구조물이다. 이를 40도씩 9개 섹터로 나눠서 제작한 뒤 조립한다. 하나의 섹터에는 진공용기 외에 열차폐체와 자석 역할을 하는 TF코일 등이 조립된다. 이런 조립을 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기계가 필요하다. 900t에 달하는 거대한 특수조립장비(사진) 역시 한국에서 개발해 첫 조립에 활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ITER 건설은 건물 등의 건설과 안에 들어가는 장치와 부품의 개발과 조립으로 크게 나눠 진행된다. 건설은 2007년 시작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중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카다라슈에 총 39개의 건물이 건설되고 있고 공사는 약 70% 달성한 상태다.


조립은 각국이 맡은 품목을 개발, 제작해 조달하는 방법을 쓴다. 일종의 현물 분담이다. 한국은 핵융합 구현을 위해 가장 필수적인 장치 중 하나로 꼽히는 진공용기 첫 번째 부분(섹터)를 조달하고 부품을 조립하기 위해 필요한 900t 규모의 대형 특수 조립장비 두 기를 개발해 조달하는 등 9개 장치를 조달한다. 국내 기업 110여 개가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주한 금액은 637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한국이 ITER에 참여하며 납부한 분담금 총액인 3723억 원을 크게 웃돈다.


특히 28일 기념식과 함께 첫 조립에 들어간 부품은 한국 기업의 활약을 통해 조달된 것이다. ITER에서 핵융합 현상을 발생시키는 속이 빈 도넛 모양의 용기인 ‘토카막’은 9개의 똑같은 D자 모양의 진공용기를 이어 만드는데, 이날 첫 조립에 들어간 진공용기의 6번 섹터가 한국의 현대중공업에서 제작해 조달한 것이다. 그 외에 핵융합 발생 온도인 1억5000만 도의 고온을 막는 열차폐체, 진공용기 내부에 뜨거운 입자를 가두고 통제해 핵융합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전자석인 TF 코일 등 주요 부분이 모두 한국에서 제작해 조달한 것이다.

 

정기정 ITER한국사업단장은 “각국이 각자 개발해 조달하는 부품 특성상 ITER의 검증이 매우 까다로운데 이를 안정적으로 조달했기에 이날 행사가 가능했다”며 “국내 중공업 회사의 기술력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말했다.

       ITER의 토카막을 구성하는 주장치 주요 부품을 표시했다. 국기는 조달 참여 국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핵융합은 수소 원자에 중성자가 1개 또는 2개 추가된 무거운 수소인 ‘중수소’나 ‘삼중수소’를 1억~1억5000만 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 융합해 헬륨을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줄어드는데 이 질량이 막대한 에너지로 바뀌는 원리다. 삼중수소를 만들기 위한 재료인 리튬이나 중수소는 바닷물에 풍부해 재료 걱정이 없고, 폭발이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발생 위험이 없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고온 고압 조건을 만들어 융합시키는 방법, 진공 용기에 고온 상태로 만든 입자를 넣어 융합시키는 방법 등이 연구되고 있다. ITER는 진공 용기 방법 중에서도 도넛 모양의 진공 용기와 자석을 이용하는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토카막은 한국의 KSTAR 등의 실험을 통해 가장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