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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전문 의사의 탈모 극복기... ‘2·2·2 샴푸법’ 실천하세요

heojohn 2021. 9. 1. 23:25

[이 병은 내가 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입력 2021.09.01 22:04

 

 

 

 

 

탈모 예방에 좋은것, 나쁜것

필자는 22년째 탈모증 분야만 진료해왔다. 20대 중반 피부과 전공을 갓 시작했을 때 “정수리 숱이 유독 비어 보인다”는 교수님 말에 충격받고 탈모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지적에 가족 두발 상태를 확인해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버지를 포함해 삼촌, 외삼촌 등 정도 차이는 있으나 남자는 모두 탈모였다.

남성형 탈모증은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사춘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DHT 남성호르몬으로 나타난다. 가족력이 탈모 예상 지표인데, 친가·외가 모두 탈모이니, 어느 시점이냐가 관건일 뿐, 탈모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사람들은 왜 죽는 병도 아닌데 탈모를 두려워할까. 모발은 체온과 땀 조절, 두피를 자외선에서 보호하는 일, 외부 충격을 받지 않도록 뇌를 보호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멋, 개성, 성적 매력 등 심미적 표현 수단이기도 하다. 탈모가 발생하면 이런 기능을 모두 상실하기 때문에 자기를 잃는다고 여긴다.

그러기에 필자도 피부과 의사로서 내 나름의 노하우로 머리카락을 지키려고 꽤 노력했다. 사춘기부터 지성 피부가 되어 얼굴과 두피에 기름기가 많았다. 당시 머리를 자주 감으면 탈모가 된다는 속설을 믿고 2~3일에 한 번 감았는데, 그 때문에 두피에 여드름 같은 염증이 많이 발생했다. 노폐물과 기름때가 모공을 막고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모낭 구조에 손상이 와서 털이 빠진다.

자주 감으면 탈모된다는 속설이 의학적으로 틀린다는 것을 알고, 거꾸로 매일 아침·저녁 2번 머리 감기를 시도했다. 그러자 두피 염증이 가라앉았고, 우려했던 모발 탈락은 없었다. 되레 뾰루지 없는 건강한 두피 환경으로 모발이 건강해졌다. 지난 26년간 그렇게 매일 두 번씩 삼푸를 하고 있다.

 

치과에 ‘삼삼삼(3·3·3) 양치법’이 있다. 하루 3번, 식후 3분 안에, 한번에 3분간 양치하여 치아 건강을 지키자는 뜻이다. 필자는 ‘둘둘둘(2·2·2) 샴푸법’을 주창한다. 남성형 탈모증 위험이 있고, 지성 두피라면, 하루에 두 번 머리를 감고(건성 두피는 하루 한 번), 2분간 충분히 샴푸 거품을 내 두피를 문지르며, 이후 2분간 세제 성분을 제대로 헹궈 내자는 것이다. 두피에는 모발이 6만~8만 가닥 있기에 세제를 충분히 씻어내려면 2분은 필요하다.

샴푸 할 때는 손톱이 아닌 지문이 있는 손가락 부분으로 머리카락보다 두피를 문지르면서 해야 쌓인 노폐물이 깨끗이 청소된다. 두피 림프액은 정수리에서 목쪽으로 흘러내리니, 이 방향으로 문지르면 림프 마사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지성 두피인은 지성용 삼푸를, 중·건성 두피인은 보습 기능이 강한 삼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한 가지 샴푸를 같이 쓰기보다 각자 맞는 것을 쓰길 권한다. 만약 지성 두피인이 건성 삼푸를 쓰면, 지루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다. 건성 두피인이 지성용을 쓰면 유분이 지나치게 제거되서 피부 건조증, 마른 비듬, 가려움증 등이 생길 수 있다. 얼굴에 이른바 개기름이 흐르면 두피도 지성일 가능성이 높다. 아침에 삼푸를 했는데도 오후에 두피가 끈적이거나 머리 안 씻은 듯한 냄새가 나면 지성 두피로 봐야 한다.

미국인 50대 남성 절반이 탈모일 정도로 많은데, 이는 육식과 관련 있다. 근래 한국인 고기 섭취량이 늘면서 대장암이 증가하듯, 남성형 탈모증도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육식을 절제하는 이유다. 모발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필수 단백질과 적절한 영양 섭취가 모발 성장에 중요하다. 육류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 생선과 콩,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섭취가 탈모 방지에 도움 된다.

항암제를 투여하면 성장 빠른 암세포가 죽고 머리카락이 빠진다. 모발은 그만큼 성장과 신진대사가 빠르다. 해서, 심한 다이어트를 하면 영양 부족으로 탈모가 일어난다. 살을 빼려면 식사량을 줄이기보다 운동량 늘리기를 권한다. 밤과 낮이 바뀌는 수면 습관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지나친 음주, 흡연 등도 탈모를 촉진한다.

나는 남성형 탈모증 촉발 위기에 이런 행동 요법으로 내 머리카락을 잘 지켜, 반백이 지나서도 모발 전문가의 업을 이어가고 있다. 따지고 보면 머리카락에 좋은 습관이 몸에도 좋다. 모발을 지키는 것이 내 몸 건강을 지키는 셈이다.

/황성주 피부과 전문의·전 세계모발이식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