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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트라섬 초화산의 꺼지지 않는 '분노'..백두산은 괜찮을까

heojohn 2021. 9. 4. 10:55

이정호 기자 입력 2021. 09. 04. 10:36 수정 2021. 09. 04. 10:44 댓글 1

 

[경향신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토바호 전경. 위키피디아 제공

 

전 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하는 ‘초화산(supervolcano)’은 대폭발한 뒤에도 수천년간 더 활동하며 위험한 상황을 계속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커틴대 소속의 마틴 다니시크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약 7만4000년 전 초대형 폭발을 일으킨 뒤 휴면기에 있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의 초화산을 연구해 얻은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 환경과학’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화산이 분출한 자리에는 현재 제주도 크기에 가까운 칼레라 호수인 ‘토바호’가 형성돼 있다. 초화산은 일반 화산의 수천배에 달하는 1000㎦ 이상의 분출물을 하늘에 뿌릴 수 있는 화산을 말하는데, 토바호 초화산은 분화 당시 이산화황 60억t을 분출해 지구 기온을 3년간 15도나 끌어내리는 ‘화산겨울’을 초래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산화황이 태양광선을 막는 커튼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토바호 초화산의 대분화 이후 마그마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폭발 현장에 남은 광물인 지르콘과 장석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얻은 지질학적 시간 자료와 통계적 추론, 열 모델링 결과는 기존의 학계 생각과는 달랐다. 대분화 이후에도 약 5000~1만3000년간 칼데라 내에서 마그마가 계속 솟아나왔으며, 이후에는 고체화된 마그마의 껍질이 추가로 위로 밀고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런 결과는 화산 아래에 있는 용융 상태의 마그마만 보고 미래의 분화 위험을 가늠해온 기존 연구들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기도 하다. 다니시크 교수는 “이제는 화산 아래서 용융 상태의 마그마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선 백두산 분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학계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백두산은 수마트라섬의 초화산보다는 작은 규모이지만, 2000년대 들어 지면에서 가스가 분출되거나 지각이 변형되는 등의 이상 징후가 보이면서 집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제기돼 왔다. 백두산이 실제로 분화할 경우 북한은 물론 일본 북부도 화산재 등에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예측이 과학계에선 나온다. 농작물 생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천지에 고인 물이 백두산 아래로 갑자기 흘러내리면서 대규모 홍수가 생길 거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대형 재난은 동북아에서 국제정치적인 변화를 부를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백두산은 약 1000년 전 분화한 적이 있는데, 이때 생긴 피해가 고대 국가 발해의 멸망 원인 중 하나라는 시각이 있다. 국내 학계에선 정치적인 문제 등으로 백두산에 접근하는 일 자체가 어려운 현재의 현실을 신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