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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네트워크 역할 '옌볜과기대'..이젠 폐허로

heojohn 2022. 9. 5. 23:53

[르포]

박준우 기자입력 2022.09.05. 11:15수정 2022.09.05. 16:27
 

中 최초 사립·외국인투자대학

토지 임대기한 연장 실패 ‘폐교’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지난 2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에 위치한 옌볜과학기술대(연변과기대·사진) 캠퍼스는 조용했다. 곧 개강을 앞두고 시끄러워야 할 캠퍼스는 풀벌레 소리가 그대로 들릴 정도로 인적이 끊겨 있었다. 사실상 폐허였다.

한·중 수교 직후인 1992년 9월 전문대로 설립된 뒤 이듬해 종합대학으로 격상됐던 옌볜과기대는 지난해 6월 마지막 졸업생을 내고는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중국 최초의 사립대학이자 외국인투자대학(중외합작대학)으로 짧은 연혁에도 중국의 ‘100대 중점대학’으로 선정될 정도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꼽혔지만, 중국 당국과 약속한 토지 임대기한 30년이 만료된 상황에서 계약 연장에 실패했다.

‘잘나가던’ 옌볜과기대가 계약 연장이 되지 않고 폐교에 이른 데 대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대학 관계자들은 민족 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기독교 관련 활동이 많았던 것을 그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전 세계 한인 교포사회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옌볜과기대엔 한족과 조선족뿐 아니라 한국 출신의 유학생,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재일동포, 북한 출신 학생도 받아 ‘한민족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옌볜과기대의 성공은 이후 김진경 초대 총장 등이 2010년 북한에 평양과학기술대를 설립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 지역 주민은 “과거 학교 내 학생들이 캠퍼스 밖에서 이것저것 많이 사고 했는데, 이제는 학생들이 없으니 상점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