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하신 대로 사는 생활 지식/창조주 하나님의 교회: 실상과 허상

JMS 탈출기

heojohn 2023. 3. 10. 02:07

이가영 기자입력 2023. 3. 9. 15:15수정 2023. 3. 9. 18:18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도 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교주 정명석 사건이 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로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학교 신입생 시절 자신도 모르게 JMS에 빠져들게 됐다는 여대생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진짜 사이비인지 몰랐고, 사실을 알고선 너무 깜짝 놀라고 황당했다”며 “어느 지역도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반년 동안 JMS에 다녔다고 밝힌 네티즌 A씨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에 “타지에서 대학에 입학해 주로 혼자 다니는 편이었던 내게 어느날 어떤 언니와 동갑인 여자애가 다가와서는 친근하게 인사하더니 ‘성경공부에 관심 없냐’고 물었다”고 했다. 호기심에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A씨는 성경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A씨는 “처음엔 학교 건물에서 시작했다”며 “성경을 아예 몰랐어서 신화를 듣는 것 같았다”고 했다. 언니와 친구는 학교 내 다른 언니들을 소개시켜주기도 했는데 “그들은 다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고 A씨는 기억했다.

그러다 ‘교회에 가서 공부하자’는 제안을 받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어느 흔한 건물의 2층이었다”며 “교회 간판을 크게 달아놓는다거나 건물 외관에 십자가 표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할 때는 중년 여성분이 들어와서 수업했다”며 “수업 마지막에는 어느 남자가 등장하는 영상을 보며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름은 알려주지 않은 채 ‘하늘의 뜻을 전하며 우리를 구원할 메시아’라고만 소개했다고 한다.

A씨는 “교회에서 같이 요리해먹고, 영어 회화 공부도 하고, 게임도 하고, 쇼핑도 하며 언니들과 많이 친해졌다”며 “이러다보니 본가에 못 가게 됐다”고 했다. 친한 언니는 “이해 못하실 테니 부모님께 교회에 다닌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에 설치된 조형물 '서 있는 눈'이 JMS(기독교복음선교회)의 신도가 제작한 조형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1

A씨가 JMS의 정체를 알아차린 건 그 이후 ‘월명동’에 가서였다고 했다. 정명석은 구속되기 전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성경 수업이 거의 끝나갈 즈음 드디어 그 남자의 이름이 정명석이고 교도소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수업에서는 “메시아로서의 숙명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박해받아 억울하게 옥살이 중”이라고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성경공부하면서 정명석이 교도소에 있다는 걸 알게 됐던 그 수업 날, 우리를 대신해 세상의 짐을 지고 계시다며 다같이 눈물 흘리며 울던 언니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A씨는 “정명석에게 편지를 쓰자고 했는데, 내 사진을 넣어서 보내야 한다고 했다”며 “내색은 안했지만 교도소라는 게 너무 이상해서 하루종일 JMS에 대해 검색했다”고 했다. 그는 “혼란스러웠던 와중에도 계속 교회에는 나갔다”며 “언니들과 너무 친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학 때 본가에 간 후 A씨는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고 했다. 다음 학기가 시작되자 친했던 언니는 어떻게 알았는지 바뀐 번호로도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A씨는 “알고보니 내 바뀐 전화번호를 알려준 같은 학과 친구도 JMS였다”고 했다.

지난해 3월 16일 서울시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JMS 교주 정명석 출소 후 성폭력 피해자 기자회견'에서 외국인 피해자의 증언 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뉴스1

A씨는 “일부러 언니들과 친하게 만든다”며 “명문대 과탑 언니도 있고, 영어를 알려주는 언니도 있어서 의심을 안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니들이 너무 잘해줘서 알아차리기 어려웠다”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나에게 포교한 언니는 졸업생인데도 학교를 계속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명석 그 사람이 교도소에 갇히는 일이 없었다면 난 이상한지 전혀 모르고 계속 다녔을 것”이라며 “사이비는 교리 때문이 아니라 인간관계 때문에 깊게 빠져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심하자, 정말. 길거리에서 말 거는 건 다 의심하고 봐야 한다”고 했다.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죄로 10년간 복역하고 출소했지만 이후에도 범행은 반복됐고, 현재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범행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이 선고돼 집행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