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유신론 이해

과학적 유신론의 틀 만들기-1(고전물리학 법칙들)

heojohn 2020. 3. 13. 10:06

우주의 창조자인 신을 믿는 유신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것이다. 고대로부터 각 민족의 창세신화와, 각 종교의 교리가 이런 사
실을 증거한다. 과학적 유신론은 ‘보이지 않는’ 실재, 즉 신의 존재를
과학적 방법, 또는 과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논의하는 것이다. 과학적
유신론은 과학적 무신론에 대응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삼는다. 그 실
천적 방법은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와 같고 과학 없는 종교는 장
님과 같다’는 아인슈타인의 명제를 존중한다. 과학적 유신론은 종교의
바탕인 신의 존재를 입증하지만, 어느 특정 종교의 교리를 옹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과학적 유신론은 이제까지 연구했던 것들과 이 장에서
고찰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이론의 틀을 구성하고자 한다.

 

과학적 유신론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창조의 신이 만들어놓으신

자연의 법칙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신이 물질적 우주와 생명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에 대한 법칙들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적 유신론은 우주와 생명의 탄생이 신의 창조적 작위에 의한

산물이라고 이해하는 관점을 토대로 한다. 그렇다고 과학적 유신론을 논의하기

위해 수많은 자연법칙들을 모두 다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고전물
리학과 양자물리학에서 몇 가지 중요한 것들만을 골라 간략하게 검토
하되, 이미 필요한 만큼 논의한 것들은 제외했다.

 

1. 고전물리학적 열역학 법칙들

 

우선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열역학 법칙들이 중요하다. 우주
는 빅뱅의 초고온에서 우주 에너지가 식으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
이다. 열역학 법칙 4가지는 모두 과학적으로 에너지와 물질이 상호작
용을 통해 일을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아무리 작은 물체라
도 일을 하는 데는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필요하다. 뉴턴은 우주를 거
대한 기계와 같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기계를 누가 만들었으며, 그것
을 구석구석 움직이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어떻게 공급되고 있는가?
열역학 법칙들이 그것을 설명한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 법칙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에너
지는 소멸되거나 새로 만들어지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보존된다. 이
법칙에 의하여 우주는 영원히 일정한 에너지 총량을 보존하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다. 그러므로 우주의 ‘최초 원인’은 우주 에너지 총량이
다. 이것이 노자의 유(有)에 해당한다.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의 원인이 유(有: 우주 에너지 총량)에 들어있었다. 그러므로 우주만물에
게 ‘우연’은 있을 수 없고, 필연만이 있을 뿐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우
연’에 의한 각종 진화론적 주장은 허위이거나 인간 능력의 한계성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다. 우주 에너지가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여 보존
되지 않았다면, 우주는 이미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고 소멸되었을 것
이다.


우주 에너지 총량은 물질뿐만 아니라 의식의 ‘최초 원인’이기도 하
다. 의식은 생명체가 보여주는 정신, 의지, 지성, 감정 등 모든 지적
또는 감각적 활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의식이 우주 에너지 총량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면, 즉 의식의 ‘최초 원인’이 없었다면 의식을 가
진 생명이 발생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의 의식은 이런 사실을
쉽게 추정할 수 있다. 과학적 유신론은 의식의 ‘최초원인’을 신이라고
주장하면서 물질에서 생명체가 ‘우연’히 생겨났다는 과학적 무신론을
부정한다. 그러므로 과학적 유신론은 빅뱅 이전의 우주 에너지 총량
에 신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신의 의식은 창조 능력을 가지
고 있었다. 창조의 신은 법칙을 만들고, 에너지 일부를 물질로 전환하
여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창조하는 재료로 사용했다. ‘에너지-물
질 등가의 법칙’이 이를 증명한다. 의식을 가진 생명체는 그 부모에 의
하여 만들어진다. 최초의 생명체인 신은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다.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하면 모든 물질은 엔트로피를 증가하는 방향
으로 변화한다. 엔트로피 증가는 비가역적(非可逆的) 진행이다. 과학
적 무신론자는 ‘최초 원인’을 ‘우연’이라는 말로 대치한다. 우주와 생
명이 등장한 이후 각종 진화론은 언제나 설명하지 못하는 원인을 ‘우
연’으로 돌린다. 이제는 ‘우연’을 과학적 의미를 가진 것처럼 들리는
‘진화’라는 말로 바꾸어 쓰는 경향이 있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연’은

결코 과학적인 말이 아니다. 따라서 ‘우연’이나 ‘진화’라는 말은 똑같
이 인간 지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말이며, 과학적 원인의 탐구를 불필
요하게 만들어 과학의 수준을 격하시키는 핑계거리 용어에 지나지 않
는다. 과학적 유신론은 열역학 제2법칙을 위배할 수 있는 존재는 창
조의 신밖에는 없다고 본다. 또한 창조의 신이 의식을 부여한 최초의
생명체와 그 자손들은 생명이 유지되는 동안 열역학 제2법칙을 위배
할 수 있다. 과학적 무신론을 그대로 따른다면, 우주는 137억년 동안
에 엔트로피의 증가에 의하여 이미 종말을 맞았을 것이고, 우리는 생
겨나지도 못했을 것이다.


열역학 제3법칙은 절대온도 0K에서 어떤 것도 결코 존재할 수 없
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0K는 에너지나 물질이 무(zero)인 상태를 의미
하기 때문이다. 절대온도 0K인 무(無)에서 우주에너지 총량이 존해한
다는 것은 열역학 제3법칙을 위반한다. 무(無)에서 에너지 총량이 존
재하는 것은 열역학 법칙보다 상위 법칙이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한
다. 그것은 존재의 대칭성 법칙이다. 과학적 유신론은 노자가 말하는
유무(有無)를 설명하면서 대칭성 법칙에 의하여 제1차 자연에 존재하
는 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 과학적으로 관측된 우주 배경복사는
현재 절대 온도 0K보다 약간 높은 2.7K 정도를 나타낸다.


열역학 제0법칙을 살펴보자. 자연법칙에 제0법칙이라고 이름 붙
여진 것은 이것 하나뿐이다. 이 법칙은 열평형(熱平衡)을 의미하는 것
으로, ‘같은 계(界, 係)에 속한 물체들은 시간이 지나면 온도가 변하여
서로 열평형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이 법칙은 앞의 3가지 법칙들보
다 늦게 발견되었지만, 1보다 앞선 0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른 열역학 법칙들보다 더 근본적인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
법칙에 의하면, 물질적 존재는 열평형 상태에 도달하면 운동하지 않
게 된다. 그것은 죽음과 소멸을 의미한다. 대칭성 법칙은 이렇게 무
시무시한 열역학 제0법칙조차 무시한다. 과학적 유신론은 앞으로 대
칭성 법칙에 대해서 계속 논의할 것이다.


열역학 법칙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물질적인 우주는 약 140억
년 동안 누적된 엔트로피를 가지고,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는 무궤도
열차와 같은 것이다. 이 엔트로피가 오늘 당장 우주열차에 고장을 일
으켜 멈춰 서게 한다고 해도 그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엔트로피가 축적되는 우주는 확률적으로 고장의 가능성이 점
점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주는 탄생 이후 질서를 유지했고 인
류의 문명은 오히려 발전하고 있다. 우주에 인간들이 발견한 과학법
칙들뿐이라면, 우주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존재하는 것이 어떻게 가
능했을까? 더욱이 불덩어리였던 우주에서 어떻게 우리가 생겨나고
어떻게 신의 존재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가지게 되었
을까? 이런 의문에 대해 아인슈타인은 우주에 신의 ‘숨은 변수’가 있
다고 믿고 대통일이론을 탐구했다. 그러나 열역학 제2법칙에 의한 신
체적 엔트로피의 증가 때문에 그의 생명은 종말을 맞이했다.

 

아인슈타인이 틀렸던 것일까?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보이지 않는’ 실재를
찾기 위해 높이 들었던 ‘숨은 변수’의 깃발은 과학의 절벽 끝에 아직도
그대로 매달려 있다. 빅뱅 우주론 때문에 철회했던 우주상수가 결국
엔 다시 필요해지면서 ‘숨은변수’가 다시 그림자를 드러내기 시작했
다. 아인슈타인이 그토록 찾았던 우주를 통일시키는 힘이라는 ‘숨은
변수’는 바로 창조신의 창조 능력이다. 우주는 창조신이 만든 물리법
칙에 의하여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창조신이 만든 생명법칙
에 의하여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