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유신론 이해

과학적 유신론의 틀 만들기-3(양자 얽힘, 불확정성 원리)

heojohn 2020. 3. 13. 18:16

3) 양자 얽힘

 

슈뢰딩거와 보어 사이에 미해결로 남아있던 ‘양자 얽힘’ 논쟁은 실
재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와 관련하여 최
근 중국에서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실험 인공위성인 묵자호(墨子號) 발
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묵자호는 ‘양자 얽힘’에 관련한 두
가지 실험을 할 것이라 한다. 첫째는 해킹 불가능한 무선 통신망 구축
에 관련한 양자 암호 실험이다. 지상에서 1200㎞ 떨어진 우주공간에
서 인공위성을 이용한 무선 양자통신 시험이 계획되어 있다. 두 번째
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론에 대한 증명이다. 양자 얽힘
이론에 의하면, 과거에 서로 상호작용했던 입자쌍은 멀리 떨어진 후
에도 상호작용 관계를 유지한다. 분리된 입자쌍의 한 입자에서 +스
핀을 측정한 순간 근거리에 떨어져있는 다른 입자가 –스핀으로 즉
시 확정되는 현상은 확증된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원격 실험은
지금까지 지상에서 약 100㎞가 최대 거리였다. 그렇다면 지상에서 한
입자의 스핀을 바꾸면 묵자호에 있는 다른 입자의 스핀도 동시에 바
꿔질 수 있을까? 과연 양자의 공간 이동과 같은 현상이 이토록 먼 거
리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면, 원거리의 통신 시간차가 사라짐은 물론
양자 컴퓨터의 실용화 기술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에 인류는 양자론
에서 촉발한 또 다른 과학혁명을 맞이할 것이다.


그렇다면 양자 얽힘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다시 우주의 기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양자 얽힘은 대
칭성에서 비롯한다. 대칭성은 노자가 최초의 자연을 유무(有無)로 파
악한 것과 같이 자연의 초기 상태에서부터 존재하는 특성이다. 플라
톤의 형상과 질료가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대칭성을 표
현하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면 노자와 플라톤은 이미 오래 전에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플라톤의 대칭성으로 보면 우리 우
주의 만물은 신의 우주에 원형이 있다. 그러나 현대 우주론에 의한 물
질의 생성 과정을 보면, 빅뱅이 만들어낸 우주 수프가 식으면서 대칭
의 짝인 물질과 반물질이 대부분은 쌍소멸하여 암흑물질이 되었다.
쌍소멸을 피하고 살아남은 기본입자들은 우리우주의 보통물질인 페
르미온과 렙톤이 되었다. ‘양자 얽힘’은 물질적 대칭성이 보이지 않는
힘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과학적 유신론은 우리우주의 보통물질과 암흑우주의 암흑물질이
빅뱅 때에 우주 에너지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나누어졌다고 본다. 말
하자면 신의 우주와 우리우주는 얽힘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은 그의 우주에서 우리우주에 직접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신의 의식이 그를 믿는 자들의 의식과 얽힘 상태에 있으면서 정보를
직접 교환한다고 제안하면 SF일까? 양자얽힘 현상은 신이 우주를 하
나로 통제할 수 있는 제 5의 힘이 있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
서 이 문제의 해결은 양자물리학에 넘기겠다. 왜냐하면 이 문제를 양
자물리학자가 새로운 이론으로 제안한다면, 대단히 환영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4) 불확정성원리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이론을 연구하던 중에 인간이 원자보다 작은
미시세계의 입자들을 관측하는 경우에는 물리량의 정확한 측정이 불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냐하면 원자 이하의 영역에서는 입
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는 이 사실에 기초하여 ‘불확정성 원리’를 주장하였다. 측정의 불완전
성은 측정기구의 불완전성뿐만 아니라, 인간이 눈으로 관찰하기 위
해서는 빛이 필요하다는데 있다. 빛은 여러 가지의 파장을 가지고 있
다. 정확하게 관측하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빛의 파장이 관측 대상보
다 작아야 한다. 그래서 전자 크기의 입자를 정확하게 관찰하기 위해
서는 현미경에 x-선 또는 감마선 정도의 작은 파장을 가진 빛이 필요
하다. 그런데 작은 파장을 가진 빛일수록 인간의 가시광선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에너지가 높다. 이런 빛이 입자에 닿는 순간에 그 에너지
의 충격으로 입자는 튕겨나가면서 위치나 속도가 달라져버린다. 이
렇게 되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아낼 수 없다. 불
확정성 원리는 양자물리학자들이 인간의 관측 능력의 한계를 시인하
는 양자이론의 법칙이다.


관측 능력의 한계성은 천문학에서도 부닥치는 문제이다. 거시적
인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망원경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성능이 좋은 최첨단 망원경도 우주 전체를 보지는 못한다. 그
뿐만 아니라 우주에는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물질들이 있으며, 이
것들을 직접적으로 관측하기는 불가능하다. 어떤 것들은 다른 물질
과의 상호작용을 알아내서 간접적인 관측을 할 수 있지만, 아예 상
호작용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이런 것들은 간접 관측조차 불가능하
다. 우주에서 그런 것들은 95%나 되며 이론적으로만 확인되었다. 바
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그런 것들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주
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우리는 매
우 불완전한 관측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기초로 하는 과학적 이
론도 매우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무신론은 관측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신의 존
재를 부정하고 우주가 ‘우연’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한다. 나아가서 우
주는 무(無)에서 저절로 생겨났다는 주장까지 등장하고 있다(뒤에서 살
펴볼 것이다).


물질은 측정기구와 방법에 따라, 어떤 관측자에게는 입자로 어떤
관측자에게는 파동으로, 이중성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측정치
도 그때마다 다르게 나오는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
의 측정 능력으로는 확률적 근사치만 구할 수밖에 없다. 불확정성원
리는 이렇게 관측의 불확실성에서 출발했지만, 뒤에는 파동함수의
확률까지 포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양자이론에서 애매한
부분은 무조건 불확정성원리를 핑계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아직까지 어떤 사람도 신의 존재를 관측에 의하여 증명한 사람은 없
다. 그렇다고 달을 보지 않으면 달의 실재를 증명할 수 없다고 주장
하는 닐스 보어의 논리에 진리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신의 실재를 놓고, 어떤 사람은 인정하고 어떤
사람은 부정하면서, 기나긴 논쟁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왜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신을 관측하고 아인슈타인의 ‘숨은 변수’를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없는 것일까? 현대과학에까지 불확정성의 원
리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은 바로 인간 능력의 한계 때
문이다. 과학적 유신론은 인간 능력의 두 가지 한계를 지적한다. 첫
째는 신의 실재를 관측할 수 있는 수준의 현미경이나 망원경을 만들
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우주너머까지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한계 때문에 발생하
는 ‘숨은 변수’ 를 무시하고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에 반대했다. 닐
스 보어는 ‘숨은 변수’를 과학에 끌어들이지 말 것을 주장하고 신의 실
재를 과학에서 추방했다. 스톡홀름에 있는 왕립과학 아카데미(노벨상
물리학 부문 심사 기관)도 보어의 주장을 따라갔다. 노벨상 수상을 바라
는 과학자들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