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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도 공격한 코로나, 기억력 떨어졌다면… [헬스컷]

heojohn 2022. 10. 6. 07:09

    입력 2022.10.05 17:48

    팬데믹이 남긴 상처-치매 ⓵

    그래픽=헬스조선DB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호흡기질환으로만 여겼던 것과 달리 오랫동안 깊게 몸 곳곳을 파고들었습니다. 뇌도 그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가 뇌에 영향을 주고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인과관계를 따지기엔 짧은 기간이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들을 주목하고 다가올 상황에 대비할 필요는 있습니다.

    ◇코로나19 초기 우한 지역 확진자 10명 중 1명 인지저하 증상 호소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우한 지역에서 확진된 환자 14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확진자 중 12.45%는 완치 12개월 후까지 인지저하를 호소했습니다(중국 다핑병원 연구팀). 퇴원 후 6개월 시점부터 인지저하 위험도가 5배 증가했으며, 10개월 뒤에는 8배까지 위험도가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김신우 교수팀이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965명을 대상으로 후유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13명(22.1%)이 장기간(평균 193일) 지속되는 후유증으로 인지기능장애를 꼽았습니다. 조사 기간은 우한지역에서 진행한 연구보다 짧지만, 국내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코로나19 확진·완치 후 인지기능 문제를 겪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뇌 염증 반응 일으켜… 기억 관련 회백질 감소 확인 돼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이로 인해 뇌 신호 전달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뇌 속에서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거나 생각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등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는 “간혹 항암제를 사용한 후 뇌 염증 반응으로 인해 환자의 인지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비슷한 원리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에 영향을 주면서 인지저하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확진 후 기억·후각과 관련된 뇌 회백질 양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 그웨나엘 두오 교수팀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4월 사이에 코로나19에 확진된 51~81세 환자 401명의 ▲감염 전 ▲감염 4~5개월 후 뇌 MRI 사진을 비교·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확진자는 확진 이력이 없는 사람에 비해 회백질이 0.2~2%가량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 회백질이 매년 0.2~0.3% 정도 감소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지 않은 수치입니다. 특히 확진자들은 후각·기억과 관련된 안와전두피질과 해마곁이랑의 회백질 두께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격리·단절로 인한 ‘우울·불안·두려움’도 영향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와 ‘단절’이 미친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3년 가까운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여러 외부활동이 제한될수록 뇌에 전해지는 자극도 줄어들며, 사회와 단절됐을 때 느끼는 우울, 불안 등과 같은 감정 역시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발생 후(2020년) 지역사회 노인의 인지기능 감소 폭이 발생 전(2019년)보다 컸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활동 감소, 사회적 격리, 이에 따른 우울 증상 등이 인지기능 장애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감염에 대한 두려움, 체내 염증물질 증가 등도 가능한 원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확진 후 인지저하 의심된다면 검사 받아야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들만으로 코로나19가 뇌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진 후 장·단기적 인지기능 저하를 경험한 만큼, 여러 의심 증상들을 알아두고 대응할 필요는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완치 후 ▲단기 기억력이 저하돼 최근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언어능력에 문제가 생겨 단어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고 ▲집중력이 떨어져 기존에 숙달된 업무를 처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인지기능 저하가 의심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기존에 인지기능 저하 증상이 있었던 사람의 경우, 확진 후 증상이 악화되진 않았는지 자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재성 교수는 “코로나19 확진 후 6개월, 12개월에 걸쳐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잘 살피고, 기억력, 언어능력, 사고 속도, 집중력 등에 변화가 생겼다면 병원을 방문해 간단한 검사라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일수록 여러 활동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외부활동이 제한된다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로 뇌를 깨워줘야 합니다. ▲독서·악기연주와 같은 취미활동 ▲간단한 집안 일 ▲실내 체조 ▲규칙적인 생활 등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