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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법칙이 허락하는 궁극의 통신, 양자 인터넷

heojohn 2021. 6. 12. 17:49

[표지로 읽는 과학] 

기사입력 2021.06.05. 오전 6:01 기사원문 스크랩 

 

네이처 제공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양자 인터넷은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까. 국제학술지 ‘네이처’ 2일자는 ‘물리법칙이 허락하는 궁극의 통신기술’이라는 양자 인터넷 실현에 필요한 양자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스페인 연구진과 중국 연구진의 논문 두 편을 표지로 소개했다.

양자 인터넷은 양자 정보를 전달하는 인터넷이다. 지금은 0과 1 각각에 정보를 실어 보내지만, 양자 인터넷은 0과 1이 중첩된 임의의 양자 상태의 광자에 정보를 담아 전송한다. 정보의 양이 증가하면 속도가 느려지는 현재 인터넷망과 달리 양자 인터넷은 정보량이 아무리 증가해도 속도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다. 양자의 중첩성을 이용하면 보안 기능도 월등히 높일 수 있다.

양자 인터넷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현재 인터넷망과 유사한 양자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양자 인터넷이 구축되려면 원거리 통신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노드마다 양자 중계기를 두고, 노드와 노드 사이에 양자 정보를 연결해야 한다.

양자 중계기는 그 자체로 일종의 소형 양자컴퓨터여서 양자 정보를 포착하고 처리해서 다음 노드로 보낸다. 이를 위해 양자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양자 메모리도 필요하다. 양자 메모리는 양자 중계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양자 인터넷은 조금씩 상용화가 진행 중인 양자암호통신(QKD)에 비해서는 아직 기초 단계다. 광케이블을 이용한 양자 전송 거리는 100km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NL)와 시카고대가 시카고 외곽 52마일(약 84km) 구간에서 양자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양자 인터넷이 상용화되려면 양자 중계기, 양자 메모리 등 네트워크를 이루는 핵심 장비의 기능과 성능이 담보돼야 한다. 이번에 ‘네이처’에 실린 두 편의 논문은 그 중 양자 메모리의 성능을 개선한 연구들이다.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에 있는 국립광과학연구소(ICFO) 연구진은 광자 하나를 10m 떨어진 양자 메모리 2개에 최대 25마이크로초(μs·1μs는 100만 분의 1초)동안 동시에 저장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신뢰도가 높고 거리를 10m 이상 늘릴 수 있어 양자 인터넷 구축에 중요한 기술로 평가 받았다.

중국과학기술대 연구진은 새로운 방식의 양자 메모리를 이용해 노드 간 통신 속도를 네 배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기존의 양자 메모리는 한 번에 양자 여러 개를 전송하면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연구진은 한 번에 얽힘 상태의 양자 네 쌍을 저장했다. 이는 곧 속도도 네 배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네이처’는 원거리와 다중 노드에서 얽힘 상태의 양자를 저장할 수 있는 양자 네트워크가 구현된다면 양자 통신, 양자 센서, 양자 컴퓨터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