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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4000년간 얼어있다 부활한 미생물, 번식도 성공했다

heojohn 2021. 6. 10. 23:28

2021.06.08 15:30

 

커런트바이올로지

2만4000년 된 러시아 영구동토층에서 꽁꽁 언 상태로 발견된 담륜충이 해동 뒤 살아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 연구진은 이 담륜충이 무성생식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커런트 바이올로지 제공

 

2만4000년 동안 동결 상태로 있다가 깨어난 뒤 번식에도 성공한 미생물이 처음 확인됐다. 지금까지 이끼나 선충류에서는 수만 년 만에 해동돼 생존한 사례가 보고됐지만 다세포 생물에서 냉동 생명체가 해동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토양과학 물리화학 및 생물학 문제 연구소(ISSP) 연구진은 시베리아 북동부 알라제야 강 인근 2만4000년 된 영구동토층에서 얼어 있는 다세포 생물인 담륜충(bdelloid rotifer)을 발견했으며, 담륜충을 해동해 무성생식에도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7일자에 발표했다. 


동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담륜충은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미생물로 다세포 생물에 해당한다. 이번에 연구진이 발견한 담륜충은 민물에 사는 종으로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산소가 부족하고, 산성도가 높고, 물이 없는 극한의 상황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종으로 유명하다. 


그간 얼어 있던 이끼 같은 식물이나 선충류가 해동된 뒤 정상적으로 생물학적 기능을 나타낸 사례는 몇 차례 학계에 보고됐다. 2014년에는 두꺼운 얼음에 덮여 400년간 꽁꽁 얼어 있던 남극 이끼의 줄기가 해동된 뒤 정상적으로 자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그보다 전인 2012년에는 3만2000년 된 영구동토층에서 나온 씨앗이 싹을 틔운 사례도 보고됐다. 2018년에는 3만 년 된 북동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나온 선충류가 부활한 사례도 발표됐다. 


극한 환경에서 잘 버티는 담륜충은 영하 20도에서 6~10년을 버티는 게 지금까지 최장 기록이었다. ISSP 연구진은 알라제야 강 인근 영구동토층에 3.5m 깊이의 구멍을 뚫어 채취한 시료에서 담륜충을 확보한 뒤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법을 이용해 시료의 나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영구동토층은 2만3960~2만4485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담륜층의 게놈을 해독한 결과 아디네타(Adineta) 속에 속하며, 현재 벨기에에서 보고된 종과 같은 종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클론 배양을 이용해 담륜충이 단성생식으로 번식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스타스 말라빈 ISSP 연구원은 BBC에 “다세포 생명체가 수만 년간 냉동돼 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SF소설에서나 꿈꾸던 것”이라며 “그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생명체를 냉동시켜 보관한 뒤 원래대로 깨어나게 만드는 기술은 아직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인간의 경우 불치병 환자를 냉동했다가 치료법이 발견되면 그때 다시 해동시켜 치료하기 위해 냉동인간 연구도 이뤄지고 있지만, 세포를 얼리는 순간 세포 내 수분이 팽창하면서 세포막을 파괴하기 때문에 해동시킨다고 해도 생명을 되살리는 건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 


동결억제제를 넣어 어는점을 0도 아래로 만들어 세포가 망가지는 걸 막는 등의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냉동인간의 해동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무엇보다 담륜충처럼 부피가 작은 생명체의 경우 해동 시 큰 문제가 없지만, 인간은 신체 바깥의 표피세포가 녹는 속도가 내부의 장기가 녹는 속도보다 훨씬 빨라 문제가 된다. 


냉동인간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크라이오닉스 연구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4월 89세의 캘리포니아주 여성을 206번째로 냉동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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