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창조론 연구 자료실

별이 태어나려면 차가워야 한다!

heojohn 2021. 1. 22. 05:16

[논문읽어주는남자]

한국과총 2021. 1. 5. 15:28

 

 

 

‘별(Star)’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표현은 ‘뜨겁다’ 입니다.

말 그대로 뜨겁기 때문이죠. 태양의 표면 온도는 무려 섭씨 5,500도에 달합니다. 그리고 수소 핵융합이 일어나는 중심은 더 뜨겁습니다. 중심 온도는 낮아도 1천만 도 이상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그 때문에 별을 ‘스스로 타는 천체’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별’이 만들어지려면 차가워야 한다니 무슨 말일까요?

글쓴이도 별이 형성되는 과정을 배우기 전이었다면 위와 같이 질문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배우면서 그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전까지도 계속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심에 수소 핵융합이 일어날 정도가 되려면 처음 별이 태어날 때도 뜨거워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말이죠. 하지만 아니었습니다.

 

우리 주변 현상을 가지고 한 번 이해해보겠습니다.

여름에 빨리 시원해지게 하려고 에어컨 통풍구를 위로 향하게 한 적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잘 이해하고 있는 공기와 밀도 사이의 관계 때문입니다. “공기는 뜨거우면 위로 올라가고, 가벼우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그러면 우주에 구름이 하나 있을 때, 뜨겁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마 그 구름은 흩어져서 사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별이 만들어지려면, 구름이 모여야 합니다. 구름이 흩어지지 않을 만큼 차가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꾸준히 모여서 밀도가 높은 구름이 되어야 별이 만들어지죠.

태양 표면은 섭씨 5500도로 뜨겁다 (출처: ESA/NASA)

 

그러면 어떻게 차가운 구름을 계속 모이게 할 수 있을까요?

그 과정은 수증기가 식어 물이 되고, 물이 얼면 얼음이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수소, 헬륨, 탄소, 질소, 산소 등 원자로 이루어진 구름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구름이 식기 시작합니다. 이미 어떤 일이 일어날지 떠올린 분도 있을 거예요. 바로 그 원자들이 모여 분자가 됩니다. 원자가 분자로 합쳐지면서 에너지가 나오고, 중심의 구름은 계속 차갑게 식어 갑니다. 식어 가면서 내뿜는 에너지와 가운데로 모이려는 중력 사이의 평형이 깨지는 순간, 갑자기 중심으로 확 입자들이 몰려들고, 그곳에서 별이 형성됩니다.

 

오늘 소개할 논문은 그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꼭 있어야 하는 분자 구름에 대한 것입니다.

제목은 “Chemical Diagnostics of the Massive Star Cluster-Forming Cloud G33.92+0.11. IV. Hierarchical Structure”로, 한국천문연구원 민영철 박사님과 2명의 대만 연구원이 2020년 한국천문학회지(JKAS)에 발표했습니다. 주요 결과는 G33.92+0.11 구름에서 무거운 별들이 무수히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과정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잘 있던 구름에 친구 구름이 차례대로 놀러 오면서(accretion), 중심에서 별이 되고, 그 옆에서 별이 되고, 또 옆에서 별이 됐습니다.

 

별이 만들어지는 곳 주변에는 항상 두꺼운 구름이 존재한다. (출처: NASA/JPL-Caltech/UCLA)

 

논문에서는 구름 속에서 별이 형성된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분자들이 방출하는 에너지를 관측했습니다.

특히 일황화탄소(그중에서도 동위원소 탄소-13으로 구성된 13CS), 사이안화 중수소(DCN), 황화수소(H2S)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시리즈 논문의 초기에는 아세토나이트릴(CH3CN), 메탄올(CH3OH), 황화카보닐(OCS), 이산화황(SO2) 등에 대해서도 다뤘습니다. 제가 논문을 통해 처음 안 사실은 우주에서 일산화탄소(CO) 다음으로 많은 분자 중에 일황화탄소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황화탄소는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생기지 않는 분자인데도, 우주에 별이 생기려면 구름에서 만들어졌어야 할 분자였던 거죠.

 

논문에 따르면, (1) 이 분자들이 관측되는지, (2) 관측되면 얼마나 많은 양이 있는지, (3) 분자들의 양이 어떤 비율로 존재하는지에 따라서 별이 태어난 지 얼마나 된 상태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별이 형성되는 곳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구름에서 만들어지는 분자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천문학자인지, 화학자인지. 분자 구름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는 두 단어를 합쳐서 천문화학자라고 불러야 할듯싶네요.

별이 태어나기에 앞서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셨나요? 오늘 기억할 내용은 “뜨거운 별이 태어나려면, 그에 앞서 차가운 구름이 많이 모여야 한다”입니다. 논문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링크(https://doi.org/10.5303/JKAS.2020.53.3.77)를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우리나라 천문학자,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대해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출처] [논문읽어주는남자] 별이 태어나려면 차가워야 한다!|작성자 한국과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