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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난자 없이 실험실에서 만든 '완벽한 인공 배아'

heojohn 2023. 9. 8. 01:07

입력2023.09.07. 오후 5:01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줄기세포 기반 인간 배아가 수정 2주 단계까지 발달한 모습.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제공
과학자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해 정자와 난자 없이 인간 배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제이콥 한나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정자와 난자 그리고 자궁 없이 줄기세포만으로 인간 배아를 만든 연구 결과를 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로 만들어진 인간 배아는 수정 2주 뒤 인간 배아의 구조와 형태를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실험실에서 배양 중인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분화되기 전의 상태로 되돌렸다. 기본적인 줄기세포 상태가 되자 각각 세포를 추출했다. 줄기세포가 가진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기줄기세포를 인간 배아로 발달시키기 위해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특정한 유전자만이 작동하도록 유전자를 교정했다. 배반포세포, 태반세포, 난황세포 등 배아의 초기 단계로 발달할 수 있는 세포만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초기 줄기세포는 배아 상태로 무사히 발달했다. 14일이 지난 뒤 2500개의 세포를 갖추고 있었다. 크기는 0.5mm까지 자라났으며 뇌와 피부, 근골격계, 소화순환계의 초기 구조가 모두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만들어진 인간 배아가 초기 배아 발달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다양한 조기 유산의 원인을 찾는 연구에 활용될 것이라 기대했다. 연구팀은 "임상 시험에 참여하기 어려운 임신부 없이도 실험실에서 유산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활용해 인간 배아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그달레나 저니카고에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6월 발표한 두 편의 논문을 통해 최대 14일까지 발달하는 줄기세포 기반 인간 배아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에 따라 배양된 인간 배아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배아와 유사한 구조를 지녔다. 발달 단계에 따라 태반과 탯줄을 생산하는 세포를 형성하는 것이 확인됐다. 다만 대뇌피질을 형성하는 기능은 없어 다음 발달 단계로 넘어가진 않았다.

과학자들이 인공 배아를 만드는 데 있어 난자와 정자가 아닌 줄기세포를 사용한 이유는 ‘14일 룰’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각국의 인간배아 관련법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을 통해 만들어진 인간배아가 14일 이상 발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사용한 인간배아 모델은 이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한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