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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초 생명체의 비밀 풀리나?

heojohn 2020. 12. 30. 21:29

RNA와 DNA의 혼합물에서 발생 가능성 제기

2020.12.30 11:00 이성규 객원기자

지구에 처음 등장한 생명체의 기원은 전 세계 과학자들이 아직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미스터리 중의 하나다. 그런데 지구에서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놀랍도록 새로운 관점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초의 생물체가 생기기 전부터 지구에 존재한 DAP라는 단순한 화합물이 DNA 구성 요소(디옥시뉴클레오사이드)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원시 DNA의 가닥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

지구상에서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놀랍도록 새로운 관점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이 발견은 DNA를 비롯해 RNA가 유사한 화학 반응의 산물로 함께 생겨났으며, 최초의 자가 복제 분자가 이 두 물질의 혼합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자가 복제가 가능한 DNA와 RNA의 혼합물이 어떻게 원시 지구에서 진화해 확산되었으며, 그것이 오늘의 ‘성숙한 생명체의 씨앗’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크립스연구소의 라마나라야난 크리시나무르티(Ramanarayanan Krishnamurthy) 교수는 “이번 발견은 최초의 생명체가 지구에서 어떻게 기원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화학 모델을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존의 RNA 세계 가설과 달라

이번 발견은 생명의 기원과 관련해 화학 분야에서 최근 수십 년 동안 거의 정설처럼 여겨져 온 ‘RNA 세계 가설(RNA world hypothesis)’과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RNA 세계 가설이란 지구 초창기에 RNA가 생성되고 자가 복제를 할 수 있는 RNA가 만들어짐에 따라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다는 이론이다. 즉, RNA 세계 가설은 최초의 복제자가 RNA 기반이며, DNA는 나중에 RNA 생명체의 산물로서 생겨났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크리시나무르티 교수는 RNA 분자들의 경우 자가 복제자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고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RNA 세계 가설을 부분적으로 의심해왔다. 한 가닥의 RNA는 다른 개별 RNA 블록을 끌어당겨 일종의 거울 이미지 가닥을 형성할 수 있지만, 새로운 가닥과의 분리에는 능하지 못하다. 그런데 현대의 유기체들은 RNA 또는 DNA의 쌍둥이 가닥이 강제로 분리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든다. 그런 효소가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원시 지구에서 어떻게 자가 복제가 가능했는지는 불분명했다.

그런데 크리시나무르티 교수팀은 최근의 연구에서 DNA와 RNA의 일부 분자 가닥이 비교적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덜 끈적거리는 방식으로 보완 가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그들은 2017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유기 화합물인 DAP가 리보뉴클레오사이드를 변형해 RNA 가닥으로 묶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DAP가 DNA에 대해서도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최초의 RNA와 DNA 생성에 대한 이해

초기 생명체에 있어서 필수적인 세 가지 성분은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뉴클레오티드 가닥과 기본 세포 프로그램을 위한 아미노산 단편, 그리고 세포 내 구조의 벽을 형성하는 지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 가지 성분을 모두 형성할 수 있는 단일 화합물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DAP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과학자가 크리시나무르티 교수다.

지난 2017년 연구에서도 크리시나무르티 교수팀은 초기 지구 환경을 재현한 조건에서 DAP가 생명체의 필수 성분들을 인산화시키는지 실험한 결과, 물이나 반죽 상태의 RNA 구성 성분 뉴클레오사이드 네 가지를 각각 인산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DAP가 RNA 구성 성분뿐만 아니라 DNA의 구성 성분도 결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스크립스연구소의 라마나라야난 크리시나무르티(Ramanarayanan Krishnamurthy) 교수. ⓒThe Krishnamurthy Lab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크리시나무르티 교수는 “원시적 화학이 어떻게 최초의 RNA와 DNA를 만들었는지를 이해함에 따라 그것들이 어떻게 자가 복제하고 진화할 수 있는지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실용 과학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테스트의 기초가 되는 PCR처럼 DNA와 RNA의 인공적인 합성 기술은 방대한 글로벌 비즈니스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효소에 의존하므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처럼 강력한 효소 없이 DNA와 RNA를 만들 수 있는 화학적 방법은 많은 상황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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