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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코⋅낮은 지능⋅정서불안..'임신 중 음주'로 아이가 겪는 문제

heojohn 2020. 12. 16. 01:09

전미옥 입력 2020.12.15. 03:00 수정 2020.12.15. 09:13 댓글 318

 

여성 알코올중독 이면엔 '태아알코올증후군'..한국선 신생아 1000명당 4명꼴 추정

▲태아알코올증후군을 가진 어린이의 얼굴 특징. 서적 '태아알코올증후군: 가정과 지역 사회를 위한 가이드'발췌.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임신 중에 술을 마시면 태반을 통해 곧바로 아이에게 전해지죠. 중독 문제가 있다면 더욱 위험합니다."

국내 여성 알코올 의존증(중독)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 FAS)'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은 임신부의 임신 중 음주로 인해 태아에게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가 나타나는 선천성 증후군을 말한다.

주로 유럽 등 서구에서 문제가 돼왔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2019년 알코올 사용장애로 진료받은 여성 환자는 2015년 1만 5279명에서 2019년 1만 6957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 63만 명 신생아에게서 태아알코올증후군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조사는 없지만 신생아 1000명당 4명꼴로 태아알코올증후군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유럽 등 서구에 비해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가 적은 편이지만 약 1000명 중 4명 정도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앓고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거 한 조사에서는 임신한 여성 3명 중 1명은 임신 중에도 계속 음주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며 "생각보다 우리 사회에 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피력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정신지체, 소뇌증, 저체중 등이다. 짧은 코와 미간, 뚜렷하지 않은 인중과 같이 특징적인 얼굴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선천적인 기형과 성장장애,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다.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들의 평균 사망나이는 34세이며, 일반인에 비해 자살의 위험도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김 교수는 "임신기에 엄마가 알코올을 복용하는 것은 적은 양이라도 아이에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뇌발달을 저해해 안면기형, 정신지체, 중추신경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임신사실을 모르고 1~2잔 마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꾸준히 마시는 것은 더욱 치명적"이라며 "과잉행동발달과 불안정한 정서 등 엄마의 음주로 인한 문제를 아이는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알코올의존증 환자 또는 고위험 음주자가 준비없이 임신과 출산을 하는 경우가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야기할 위험이 가장 크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최근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임신 전 음주도 태아발달 저하 및 거대아 출산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고위험 음주 산모의 경우 거대아 출산 위험이 2.5배 높았다.

▲김영주 교수(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

 

실제 분만 현장에서도 이같은 상황이 종종 포착된다.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산모의 경우 간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데, 간기능 저하로 인한 혈액응고장애 때문에 분만 과정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알코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문제에 대한 예방,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알코올의존증이 쉽게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신과 분만 상황에 닥쳤을 때 곧장 음주를 중단하는 것이 쉽지 않고, 금주에 성공하더라도 임신 직전 음주가 태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산전진찰로 미리 아는 것도 불가능하다. 때문에 의료현장에서는 임신 3개월 전부터는 건강관리와 금주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는 "얼마 전 진료실에서 만난 산모도 임신 전부터 알코올중독 있던 분이었다. 간경화까지 올 정도로 심각해 환자에게 지금이라도 술을 끊어야 한다고 설득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병원에 안 오시더라"며 "알코올문제 뿐 아니라 동반질환이 겹쳐 사전 관리가 필요한 경우였는데 무척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신 전 3개월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알코올의존이 있는 경우 임신 전 최소한 한 달은 금주를 해야 한다. 간기능상의 문제가 심하지 않다면 술끊고 임신을 준비하면 건강한 출산도 기대해볼 수 있다"며 "만일 간기능이 좋지 않을 때는 우리 몸의 대사가 약해지므로 경우에 따라 엽산을 고용량으로 섭취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태아알코올증후군예방연구소장으로서 김 교수는 "임신과 출산에 있어 음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들은 평생 다양한 지적 장애 및 구별된 얼굴 특징, 신체적 기형 등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경험한다"며 "연구소의 목표는 100% 예방 가능한 태아알코올증후군을 퇴치하는 것이다. 임산부 음주 예방을 위한 다양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진행할 것이고, 태아알코올증후군 환자들을 위한 적절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지역사회의 인식 향상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