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A 창조론 과 오메가Ω 창조론/알파 창조론 연구

첫째 날의 낮과 밤: 빛과 흑암

heojohn 2020. 4. 14. 21:17

창세기 1:3절에는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יְהִי אֹור)하시니, “빛이 있었다”(וַיְהִי־אֹור)고 서술하고 있다. 이 구절에 대해 가장 많이 연구한 사람은 영국국교회 제임스 어셔 주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연대기에서 하나님이 처음 있으라고 하신 빛이 BC. 40041023일 일요일 아침 해가 뜨면서 비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어셔 주교에 의하면 그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이었으며, 24시간 하루였다. 모세는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1:4), 빛을 낮으로, 어둠을 밤으로 칭하시며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첫째 날(1:5)이라고 서술했다. 히브리인들의 하루는 밤부터 시작한다. 하나님이 밤이라고 칭하신 어둠은 히브리어로 호셰크’(חֹשֶׁךְ)이다. ‘호세크1:2절에서 처음 나오며 흑암으로 번역되어 있다. 한글 성경은 1:2절에서 흑암으로 번역한 호셰크1:4절에서는 어둠으로 번역하고, 하나님이 어둠을 밤으로 칭하셨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한글 성경만 읽으면 어둠을 밤이라 칭하신 저녁부터 이 시작된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히브리어 성경을 읽으면 첫날의 밤은 1:2절의 호셰크부터 시작된 것이 맞다. 영어 성경도 호셰크darkness로 동일하게 번역하고 있다.

 

모세의 서술에 의하면 첫날의 밤인 호셰크에는 이미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였으며, 깊은 물과 그 밑에 잠겨 있는 땅이 있었다. 그것은 원시 지구의 모습이고, 모세는 그곳에 하나님의 신이 운행하는 모습도 보았다. 첫날의 낮은 호셰크에 비치기 시작한 때부터 시작되었다. 성경을 문자대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근본주의 창조론자들은 하나님이 처음 창조하신 것이 첫째 날에 비친 빛이라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첫날의 낮 이전의 밤에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시지 않았거나 첫째 날은 밤이 없었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하나님을 매우 불완전한 창조자로 만드는 해석이다. 현대인들의 과학적 상식 또한 태양이나 우주보다 먼저 지구에 빛이 비쳤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창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지구에 빛이 있기 전의 모든 우주적 사건들이 첫날의 밤 즉 호셰크’(흑암) 시간에 일어났었다고 해석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기독교가 어셔 주교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그것은 천동설을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만큼이나 치명적일 수 있다.

 

창세기는 하나님이 넷째 날에 해와 달과 별들의 빛이 주관하는 주야를 제정하셨다고 명확하게 기록하고 있다(1:14-18). 그러므로 성경적으로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태양에서 나온 빛이 첫째 날에 지구에 비쳤고, 그때부터 24시간 하루가 시작되었으며, 그래서 성경적 지구의 나이는 6,000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창세기의 기록은 물론 현대인들의 과학적 상식까지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과 그의 창조를 제대로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그런 주장은 지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첫날의 빛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그 빛에 대해서는 이미 사도 요한이 해석해놓았다(1:1-3). 요한은 첫째 날의 빛이 특별히 지구에 인간을 창조하기 위해 임재하신 주 하나님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요한의 해석은 지구의 생명이 물질에서 화학작용으로 저절로 생겨났다는 과학적 무신론을 부정하는 관점이다.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4:11). 요한에 의하면 주 하나님의 빛은 태양이 빛을 비추기 전에도 있었고, 미래의 새 예루살렘에도 있을 것이다. “다시 밤이 없겠고 등불과 햇빛이 쓸데없으니 이는 주 하나님이 저희에게 비취심이라”(22:5).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요한의 관점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모세는 스스로 있는 자’(3:14)이신 하나님을 직접 보았으며, 주 하나님이 지구에 임재하여 창조를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 모세가 첫날에 본 빛은 햇빛이 아니라, 창조주로 지구에 임재하신 주 하나님의 빛이다. 요한의 관점을 따르는 것이 가장 기독교적인 성경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