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그러나 '아직'/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

기독교 창조론과 과학적 무신론

heojohn 2020. 9. 6. 15:12

 

 

현대인들이 기독교를 배척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학을 부정하는 일부 근본주의 신자들의 그릇된 행태 때문이다. 그들의 주장을 들으면,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므로 믿을 수 있다. 그러나 과학은 그동안 틀려서 뒤집힌 이론이 많으므로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성경과 과학의 역사를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모세의 토라를 믿었던 고대의 유대교는 이후 몇 개 종파로 나뉘면서 해석과 사용하는 성경이 달라졌다. 예수 그리스도가 유대교를 개혁하면서 탄생한 기독교에서는 그와 같은 현상이 더 많이 일어났다. 교회가 동로마 정교회와 서로마 가톨릭교회로 분열된 이후 가톨릭교회에서는 교황만이 성경해석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 폐해는 가톨릭교회에서 면죄부 판매사건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그 때문에 종교개혁이 일어났고, 만인사제설이 등장했다.

 

누구나 성경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각종 언어로 번역된 성경을 읽는 신자들의 해석은 제각각 달랐다. 전통적으로 천동설을 믿었던 기독교는 과학혁명을 촉발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가 지동설이 사실이라고 주장했을 때, 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탄압했다. 교황은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 회부해서 종신토록 자택연금형을 받도록 했다. 로마가톨릭교회가 과학을 탄압하고 배척하고 있을 때, 종교개혁에 의하여 태어난 개혁교회도 그런 입장에 동조했다.

 

기독교 전체가 과학을 거부했지만, 과학은 굴복하지 않고 점점 정밀하게 만들어지는 관측기구를 사용하면서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현대과학은 슈퍼컴퓨터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나노 반도체를 만들고, 미크론(: 0.001) 치수로 부품을 가공 및 조립하는 기술로 첨단과학 시설의 도시와 휴대폰 등의 생활용품을 만들고 있다. 문제는 현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첨단과학이 만들어낸 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과학을 부정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행위는 자기모순이요 자가당착이다. 성경해석권을 개방한 이후 개혁교회에서 유대교 수준의 문자주의적 성경해석을 하는 근본주의 경향이 나타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개혁교회가 고대 유대교 수준으로 회귀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역설을 넘어선 퇴행적 모습이다.

 

기독교에서 과학을 부정하는 것과 관련된 논란은 근본주의자들의 창세기 해석에 대한 문제 때문이다. 창세기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고대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이 된다. ‘고대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은 현대인들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다. 1920년대에 안식교회의 근본주의 창조과학자들은 고대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을 믿고 노아홍수 기사를 바탕으로 홍수지질학을 만들어서 단일격변설이 과학적 사실이라고 우겼다. 그들의 행위는 당시 진화론의 공세에 맞서 기독교리를 방어하려고 했던 공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개혁교회 근본주의자들이 안식교회 창조과학의 잔재를 답습하는 것은 현대 개혁교회를 무지의 종교로 격하시키는 문고리 역할을 할 뿐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를 고대 히브리인들의 수준으로 이해하면서 하나님과 교회의 존재를 미래사회에서 고립시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개혁교회는 하나님의 창조법칙을 물리적으로 연구하는 진정한 과학에 대해서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현대물리학과 양자이론은 하나님의 물질적 창조법칙을 거의 밝혀낸 상태이다. 현대 개혁교회가 비판할 대상은 유물론과 진화론이 결합한 과학적 무신론이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현대 기독교인들이 과학적 무신론에서 비판해야 할 문제는 적지 않다. 그러나 그 핵심을 살펴보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생명의 정보(DNA)가 오파린이 주장하는 생명의 기원과 다윈이 주장하는 종의 기원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또는 하고 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경외하는 진실한 기독교인이라면, 기독교 창조론이 하나님의 창조를 부정하는 과학적 무신론을 깨뜨리는 일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