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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AI 챗봇 챗GPT 열풍...과학에는 '양날의 검'

heojohn 2023. 2. 12. 23:26

2023.02.10 06:00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 AP/연합뉴스 제공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이다. 과학계에서는 챗GPT 활용에 대한 찬반이 엇갈린다. 브레인스토밍, 실험 디자인 등에 활용해 연구 시간을 크게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과학 연구에서 핵심인 정확성을 담기 어려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짜 정보가 생성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챗GPT의 작문 능력이 입증되며 이를 논문 작성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기자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국제학술지들은 챗GPT로 작성된 논문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 훌륭한 비서 vs 가짜 생성기…논박 이어져


챗GPT는 오픈AI가 출시한 챗봇 GPT의 세 번째 버전으로 지난해 11월 출시한 이후 과학계에서도 화제가 됐다. 연구자들이 연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실험을 설계하는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밀톤 피비도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박사후연구원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챗GPT가 연구자로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원고를 편집하거나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할 때 챗GPT의 도움을 얻는다"고 말했다. 서강대 생명과학과의 박사후연구원 A씨도 "유전자 하나를 입력했을 때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결과들을 빠르게 종합해 준다"며 "이전에는 연구자가 하나하나 검색을 통해 확인해야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과학 연구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챗GPT를 활용해 얻은 정보는 실험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된다. 챗GPT가 꽤 그럴듯한 가설도 제시해 준다. 연구를 돕는 비서로 챗GPT를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챗GPT가 제시하는 데이터나 가설에 대한 정확도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챗GPT가 활용하는 데이터베이스는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서 따온 것일 수도 있지만 돈만 내면 논문을 실을 수 있는 '약탈적 학술지'나 심지어 블로그에 게재된 확인되지 않은 정보일 수도 있다. A씨는 "현재 챗GPT는 연구자들의 연구시간을 줄여주는 도구로 활용되는 수준"이라며 "반드시 사람이 점검해 가짜를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엘스비어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실전 간호 교육'에 저자로 등재된 챗GPT. 실전 간호 교육 제공

 

● 똑똑한 챗GPT를 논문 저자로?…네이처·사이언스 "안 돼"

 

작문 능력에 탁월한 챗GPT는 연구 논문의 저자 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12명의 공저자 중 한 명으로 챗GPT가 이름을 올렸다. 엘스비어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실전 간호 교육'에도 시오반 오코너 영국 맨체스터대 교수와 함께 챗GPT가 저자로 등재됐다.

 

챗GPT가 학술지에 실릴 정도의 완성도 높은 글을 만들어내 저자로서의 역량을 갖췄다는 분석이 이뤄지며 챗GPT를 논문 저자로 인정하는 문제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시티대(DCU) 경영대학원 연구팀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챗GPT가 '암호화폐'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도록 한 뒤 학술지 검토위원 32명에게 평가하도록 했다. 총 10점 만점에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논문은 7.05점, 공공데이터에 전문 지식 개별 데이터를 추가한 경우 6.63점, 전문가가 개입해 결과를 보정한 경우 7.62점을 받았다. 전문가가 개입해 결과를 보정한 경우 연구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이클 다울링 DCU 교수는 "이 정도 수준이면 챗GPT의 결과물을 논문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챗GPT가 작성한 논문 초록이 표절 검사를 통해 잡아내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챗GPT에 저명한 학술지 논문 50편을 기반으로 의학 논문 초록을 작성하도록 했다. 챗GPT가 만들어낸 초록은 표절 검사를 무사히 통과했다. 표절 검사를 통해 걸러낼 수 없다는 의미다. 사람 전문가의 경우 68%의 확률로 챗GPT의 초록을 찾아냈지만 나머지 32%는 진짜 초록으로 판별했다. 10편 중 3편은 진짜 초록만큼의 정교함을 갖춘 셈이다.

 

세계적인 학술지들은 도구로서의 챗GPT 가치를 인정하지만 논문 저자 자격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 약 3000개의 학술지를 발간하는 '스프링거네이처'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네이처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연구 논문의 저자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저자로서가 아니라) 인공지능(AI) 연구에 대형 언어 모델(LLM)을 사용한 경우에도 저자는 이를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형 언어 모델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말한다. 스프링거네이처는 인공지능(AI)이 쓴 글을 잡아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생명과학 및 의학 분야에 저명한 학술지인 셀과 랜싯을 출판하는 엘스피어 그룹도 같은 의견을 냈다. 앤드루 데이비스 엘스비어 부사장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연구 논문의 가독성과 언어를 개선하기 위해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 해석이나 과학적 결론 도출 같이 저자가 수행해야 하는 주요 작업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의 경우 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홀든 소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편집장은 "챗GPT가 만든 텍스트는 표절에 해당한다"며 "챗GPT가 저자가 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제작된 텍스트, 그림, 이미지, 그래픽을 논문에 넣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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