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유신론 이해

빅뱅 이후『최초의 3분』읽기-1(비판적 고찰)

heojohn 2020. 3. 17. 21:36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는 『최초의 3분』에서 빅뱅 초기에 일어난 

우주물질의 생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와인버그는 그의 설명을 ‘표준모델’이라고 

하면서, 이전의 빅뱅이론보다 우주의 내용물이 훨씬 상세하게 보충되었다고 한다. 

와인버그에 의하면 태초에 있었던 한 폭발은 “일정한 중심에서 시작해 퍼져
나가면서 점점 주위의 공기를 휘말아들이는” 것이었다. 그것은 “지상
에서의 폭발이 아니고 어디서나 동시에 일어나서 처음부터 전공간을 
채우고, 물질의 입자가 서로 멀어져 가는 폭발이었다.”353 그러나 와
인버그는 공간의 문제에 대해서 “초기우주의 논의에서 공간이 유한
한가 무한한가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여
기에서 와인버그가 말하는 공기는 빅뱅때는 아직 없었고, 공간의 개
념에는 많은 오류가 내포되어 있다. 

 

어쨌든 와인버그에 의하면 빅뱅 이후 최초의 단계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초고온 상태였고, 초기에는 전자와 양전자, 뉴트리노와 광자가 대략 

같은 수로 만들어졌다가 소멸되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 시기의 물질적 특징은

대부분 아직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은 과학적 추측을 기반으로 한다. 그 이
후 우주 발전 단계의 변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고에너지 물리학의 범
위 안에서 설명된다. 이 시기에 양성자, 전자, 중성자가 형성되었고, 
뒤이어 원자핵과 수소와 헬륨원자가 나타났다. 별들이 만들어졌다가 
다시 폭발했다. 이 무렵에 방출되었던 우주배경복사가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러나 와인버그는 이 책을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쓰면서도 일
말의 비현실성을 느끼게 됨을 부인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와인버그의 표준모델은 ‘어느 주어진 시점에서 관측자들에게 모든 
전형적인 은하는 어느 방향이나 똑같이 보여야 한다’는 “우주원리” 
에 기초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우주원리에 단서를 달아놓는다. 첫째
는 작은 규모에서는 명백하게 참이 아니다. 둘째는 ‘속도를 더하는 법
칙’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위반해서는 안 된다.356 그러
나 그는 우주의 팽창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을 한 뒤에 “팽창은 어떤 
우주적 반발력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과거의 폭발력에서 남은 속도의 
효과”357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와인버그가 가속팽창이 발견되
기 전에 말한 것으로 오류이다. 암흑물질의 척력이 팽창의 원인이라
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초대칭성에 관련한 것이다.
양자물리학에서 초대칭성은 빅뱅에서 생겨난 초기 우주물질이 대
칭성의 붕괴에 의한 쌍소멸을 극복하고 초짝(super partner)을 만나 

보통물질로 살아남았음을 말하는 것이다. 초대칭성 법칙에 의하면 페
르미온(쿼크와 렙톤)은 보손을 초짝으로 가지고 있고, 보손은 페르미
온을 초짝으로 가지고 있다. 페르미온과 보손 입자들은 초대칭적 결
합에 의하여 핵합성(nucleosynthesis)이 일어났으며, 수소원자와 헬륨
원자로 바뀌었다. 이것들에 중력이 작용하면서 안개처럼 또는 구름
처럼 뭉치고, 별들이 되었다가 다시 폭발하고, 이 과정에서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자들이 만들어졌다. 초대칭 이론은 1974년에 오
스트리아의 율리우스 베스(Julian Wess)와 이탈리아의 브루노 추미노
(Bruno Zumino)가 공동 발표한 ‘베스-추미노 모형’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와인버그에 의하면 현재까지의 초대칭 이론은 완전하
지 않고, 그의 표준모델이 빅뱅 초기에 물질이 생겨나는 과정을 완전
히 설명할 수 있어야 좀 더 상세한 이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 


와인버그에 의하면 우리가 알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인 빅뱅 발생 
이후 100분의 1초가 지났을 때 우주 온도는 1,000억 K였다. 그때 우
주는 물질과 복사의 수프로 채워져 있었고, 각 입자들은 서로 충돌하
고 있었다. 입자들은 10억 개의 광자(또는 전자나 뉴트리노)들마다 대략 
하나 꼴의 양성자 또는 중성자들이 있었다. 이것들과 반입자들이 서
로 충돌하면서 쌍소멸이 일어나기도 하고, 또는 양성자에서 중성자
로의 변환과 그 역변환이 빠르게 일어났을 것이다. 이 핵자들은 아직 
핵으로 뭉쳐지지 않았다. 이때 우주의 둘레는 약 4광년으로 추산된
다. 1.09초가 지나자 우주의 온도는 100억 K로 내려왔다. 온도가 떨
어지면서 전자와 양전자는 복사로부터 재생산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소멸되고 있었다. 이제 양성자-중성자의 구성비는 76%-24%로 바뀌
었다. 

3분 2초가 지나자 우주의 온도는 10억 K로 떨어졌다. 우주는 이제 
보통의 헬륨은 물론 트리튬과 헬륨3도 있을 만큼 식었다. 100초마다 
남아 있는 중성자의 10%가 양성자로 변환되었다. 핵합성은 9억 K의 
온도에서 핵자당 10억 개의 광자들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때 핵자
들의 구성비는 양성자 대 중성자 87% : 13%이었을 것이다.358 34분40
초가 경과된 후 우주의 온도는 3억 K가 되었다. 전자들과 양전자들은 
이제 완전히 소멸되었고, 약간의 과잉전자들(10억에 대해 하나 꼴)만 남
아서 양성자의 전자를 상쇄하였다. 우주의 에너지는 69%의 광자와 
31%의 반뉴트리노를 포함하는 뉴트리노의 형태로 존재했다. 이 에너
지밀도로 말미암아 우주는 약 1시간 15분의 특성 팽창시간을 갖는다. 
핵자들은 이제 자유양성자가 아니면 헬륨핵이 되었고, 헬륨의 무게
비율은 22-28%였다. 아직 안정된 원자들이 생성되기에는 너무 뜨거
웠다. 우주는 계속 팽창하면서 냉각될 것이다.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는 빅뱅에 의한 척력(斥力)과 우주물질의 중
력(만유인력)에 달려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물질과 에너지의 밀도도 
떨어졌다. 우주의 온도는 시계의 눈금처럼 작용했다. 70만년이 지나
서 우주 온도가 3,000K가 되었다. 이때 양성자와 전자의 결합으로 
수소원자와 헬륨원자가 생겨났다. 물질과 복사가 평형상태를 벗어나 
분리됨으로써 입자 구름이 걷히고 투명해졌다. 수소원자와 헬륨원
자들로 별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와인버그는 이러한 설명이 현
재의 우주 배경복사 온도가 약 3K라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한
다. 이어서 그는 “우리는 열린 그리고 영원히 팽창하는 우주 안에 살
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그는 코페르니쿠스 인공위성이 
성간물질에서 발견한 100만당 20의 중수소의 존재에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아직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어떤 비우주적인 현상
에 의해서 이러한 중수소의 흔적이 생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와인버그에 의하면 첫 화면(빅뱅 이후 100분의 1초)보다 0.0008초 전
에는 무한대의 온도와 밀도의 상태였다 이것이 진정한 최초이
나, 우리는 무지 때문에 베일에 가려진 최초를 알지 못하고 있다. 그
는 빅뱅의 최고온도는 약 2조 K였다고 추산했다. 100분의 1초 이내에 
1,000억도로 떨어지는 동안 모든 하드론(hardron)은 그 구성요소인 쿼
크들로 쪼개져 있었다. 쿼크들은 ‘점근적 자유성’을 특징으로 하는 강
력에 묶이기 시작했다. 최고 온도에서도 ‘점근적 자유성’을 파괴시킬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때의 초과 에너지는 “결국에
는 진공에서 새로운 쿼크와 반쿼크의 쌍”을 만들어내는데 쓰였다
(필자 주: 이는 현재 입자가속기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다). 


와인버그는 이후 ‘약력의 상호작용’(weak interaction)에 의해 상전이
(相轉移, phase transition)fmfg)를 겪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와인버
그는 1967년에, 압두스 살람은 1968년에, 약력과 전자기력의 통일 이
론을 제안했다. 이것은 높은 에너지에서는 약력의 상호작용과 전자
기력이 하나로 통합되고, 낮은 에너지에서는 약력과 전자기력이 분
리된다는 이론이다. 이어서 강력, 약력, 전자기력을 하나로 묶는 수
학적 기술이 가능하게 되어 ‘게이지 이론’으로 불리는 양자이론이 나
오게 되었다. 이 이론에서 초대칭 이론이 도입되었다. 일반적으로 
대칭은 정확하게 꼭 같은 모양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 물체에게 적용
되는 말이다. 2차원적인 기하학에서는 원이나 정방형 도형이 그 대
표적 예이다. 3차원적인 고전물리학에서는 구(球)나 뿔 원통을 예로 
든다. 그러나 양자물리학에서 초대칭성의 개념은 일반적인 대칭성
의 개념에다 시간까지 포함한 4차원에서 생각한다. 물질은 쌍생성과 
쌍소멸이라는 대칭적인 방식으로 입자와 반입자들이 생겨났다가 소
멸한다. 빅뱅 이후 물질과 반물질의 대칭성(쌍생성 쌍소멸)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물질은 아무리 많이 생겨나도 어느 순간 사라지고 우
주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주는 존재한다. 그 이유
는 빅뱅 초기에 대칭성이 붕괴하는 중에 초대칭성이 발생되었기 때
문이다. 


와인버그는 그와 압두스 살람이 제안했던 ‘게이지 이론’들이 약
력, 전자기력, 강력, 그리고 아마도 중력을 포함하는 모든 자연의 힘
을 이해하는 통일된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러한 견해
는 1971년 네델란드의 제라르뒤스 토프트(Gerardus ’tHooft, 1946- )와 
한국계 미국인 벤자민 리(Benjamin Lee, 한국명 이휘소, 1935-1977)에 의
하여 증명되었다. 이 이론은 약 3,000조 K(3×1015K)의 임계온도(critical 
temperature)에서 일종의 결빙(結氷)과 같은 상전이(相轉移)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상전이는 얼음에서 보는 것과 같이 여러 유형의 불규
칙한 흠집 결정들이 생겨날 수 있다. 여기서 와인버그는 이런 의문
을 제기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약작용과 전자기적 상호작용의 대
칭이 특정한 방식으로 깨진 그러한 영역들 중의 하나에 살고 있는 
것일까?”


와인버그는 중력의 상호작용이 초기 우주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
지 않았다고 본다. 그러나 우주 첫 1초의 10³²K의 초고온에서 열평형
에 있을 때 중력은 다른 어떤 힘들과도 같은 정도로 강했을 것이다. 
이때는 모든 재료가 녹아 풀어진 수프와 같은 상태였다. 중력 현상은 
전자기 현상처럼 잘 알려진 정적 원격작용의 형태는 물론이고 파동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전자기장의 진동은 비가시적인 빛의 복사
에 의해 전달된다. 중력장의 진동인 중력파(gravitational wave)도 복사
의 형태라고 알려져 있지만, 아주 일찍 우주의 열평형에서 벗어났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주 배경복사보다 약간 낮은 약 1K의 온도를 가진 
중력복사가 우주를 채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366 그러나 중력복사
는 다른 물질과 매우 약한 상호작용을 하므로 아직까지 검출하지 못

했고, 가까운 미래에 성공할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와인버그는 이
제까지 논의한 우주의 시초는 이전에 있었던 우주의 수축 시대의 종
말에서 다시 시자된 것일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이렇게 설명하
고 있다. 


(1) 시초가 있었다는 것, 그리고 시간 자체가 그 순간 이전에는 아
무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은 적어도 논리적으로는 가능하다. 비록 
진리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2) 절대온도 0K(-273.16°C)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의미도 없다. 
366 Ibid., 201.
제3부·과학적 유신론 - 정말 신(神)이 존재하시네!         393
마찬가지로 절대 0시의 의미는, 그 이전에는 원리적으로 어떤 인과의 
연쇄도 추적할 수 없는 과거의 한 순간이다. 
(3) 우주의 실제 역사와 그 이론적 구조가 나란히 갈 수 있는 가능
성에 만족한다. 왜냐하면 여러 입자들의 다양한 상호작용들의 밑바
닥을 간단한 통일 게이지장이론으로 들여다보는 법을 알게 되었기 때
문이다. 
(4) 현재의 우주는 대단히 차갑기 때문에 여러 입자들과 상호작용
들 사이의 대칭들이 일종의 결빙에 의해 감추어져 있다. 아주 초기의 
우주에서 초고열에 의하여 나타났던 이 대칭들이 현재는 일상의 현상
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게이지장이론들에서 수학적 표현을 
통해서 나타난다. 


그리고 와인버그는 우주의 미래에 대해서 얼마 동안 팽창할 것이
지만, 그 후의 운명에 대해서는 표준모델이 우주의 밀도가 일정한 임
계값보다 크냐, 작으냐에 따라서 결정되는 조건적 예언을 준다고 말
한다. 첫째, 우주의 밀도가 임계밀도보다 작다면 우주는 영원히 팽창
할 것이다. 둘째, 우주의 밀도가 임계밀도보다 크다면 우주는 마침내 
팽창을 멈추고 가속적인 수축이 뒤따를 것이다. 수축은 이제까지 설
명한 팽창과는 역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다. 셋째, 우주의 수축이 빅뱅 
이전까지 되돌릴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주는 일종의 ‘튕김’(bounce)
을 받아 새로운 팽창과 수축을 반복적으로 순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초기 우주를 검토한 와인버그는 “어떤 방법으로든 태초부
터 언젠가 태어나도록 되어 있었다는 믿음을 인간이 갖게 되는 것은 
저항할 수 없는 듯하다”고 고백한다. 와인버그에 의하면 과학자들은 
“그들이 얻은 자료의 의미를 캐내느라 끝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
람들이다.367 이 말은 과학적 무신론자들에게나, 과학적 유신론자들
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와인버그는 뒤에 “우
주의 역사는 곧 자연법칙을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자연에 대한 
우리의 설명을 추적해보면, 이 법칙들은 ‘양자장 이론quantum field 
theory’이라는 형태”를 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