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유신론 이해

빅뱅 이후『최초의 3분』읽기-3(비판)

heojohn 2020. 3. 17. 22:07

와인버그의 『최초의 3분』은 기본적으로 과학적 무신론의 기초 위
에서 서술한 것이다. 와인버그는 우주 에너지가 빅뱅으로 발생한 초
고온에서 시간의 경과와 온도가 떨어지는 단계에 따라 팽창하면서 물
질로 전환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과학적 유신론은 
다음과 같이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1) 와인버그는 태초에 있었던 한 폭발은 ‘일정한 중심에서 퍼져나
가면서 점점 주위의 공기를 휘말아 들이는 것’이었으며, 처음부터 전
공간을 채우고, 물질의 입자가 서로 멀어져 갔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공간의 문제에 대해서 ‘공간이 유한한가 무한한가는 거의 문제가 되
지 않는 것으로 말했다. 그러나 와인버그의 빅뱅 이해는 처음부터 매
우 잘못되었다. 시공간이 빅뱅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과학적 무신
론의 관점에서 보면, 당시에 공기를 어디에서 발견했단 말인가? 빅뱅 
이전에 시공간이 아예 없었다면 에너지 또는 특이점이 존재할 곳도 
없고, 따라서 빅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왜냐하면 빅뱅의 재료가 
존재할 시공간이 없는데 빅뱅이 일어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자는 빅뱅 이전의 제1차 자연을 유무(有無)로 표현했다. 여기서 
무(無)는 바로 유(有: 우주에너지 총량)가 존재하는 공간이다. 유는 무
에 존재하는 유일한 사물이다. 사물은 존재할 공간을 차지하지 못하
면 존재할 수 없다. 사물의 크기는 유한하다. 그러나 사물을 존재하
게 하는 공간은 무한할 수 있다. 무는 유일하게 무한한 공간이다. 빅
뱅도 공간이 없으면 발생할 수 없다. 빅뱅 이전의 원시 공간은 노자의 
제1차 자연에서 이미 무(無)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시간도 이
미 존재하고 있었다. 시공간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와인버그는 빅뱅 이전의 시공간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한 것이
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은 빅뱅이 우연히 한 ‘특이점’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과학적 무신론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매
우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주장은 열역학 제1법칙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이점’이란 영원불변의 우주 에너지일 뿐이다. 과학
적 유신론은 이미 ‘우주 에너지 총량’을 영원하고 불변한 존재로 설명
했다. 과학적 무신론에서 우주 에너지 총량을 ‘특이점’이라고 표현함
으로써 빅뱅에 대한 오해가 생겨나고 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의 영원한 보존성과 불변성을 규정하는 과학의 토대이다. 과학적 무
신론은 이 법칙을 위배하고 있다. 이 법칙을 위반하는 과학적 이론이나 

주장은 볼 것도 없이 폐기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이 

열역학 제1법칙을 위반하는 이론을 버젓이 내놓고 있는 것은 과학적 무신론에 

세뇌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3) 와인버그는 핵자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물질 상태는 아직 제대
로 알지 못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빅뱅 이후 3분간 물
질의 생성과정을 다큐멘타리 영화처럼 그려내려고 수많은 과학이론
을 동원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틀린 것도 있다. 와인버그는 초판에
서 틀린 내용은 “제2판 후기”에서 수정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도 현재
의 과학적 수준에서 보면, 잘못된 예측이나 오류가 있기도 하다. 잘
못된 과학이론은 사실이 밝혀지면, 수정되거나 폐기되어야 하는 것
이 원칙이고 와인버그의 행동은 정당하다. 그러나 와인버그는 “어떤 
방법으로든 태초부터 언젠가 태어나도록 되어 있었다는 믿음을 인
간이 갖게 되는 것은 저항할 수 없는 듯하다”고 느끼면서도 불확정성
을 돌파하지 못하는 과학적 무신론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 과학적 유신론이 우주의 창조를 계획한 신이 빅뱅과 그 이후의 
물리법칙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당하다. 왜냐하면 빅뱅이 
끓인 우주 수프에서 현대의 최첨단 현미경으로도 ‘보이지도 않는’ 극
소(極小)의 쿼크들과 렙톤들, 그리고 보손 입자들이 저절로 생겨났고, 
그것들이 그토록 많은 법칙을 스스로 만들어서 기억하고 있다가 수소
원자와 헬륨원자가 되고 별들이 되었다가 죽으면서 무거운 원소를 만
들어내고, 그것들이 다시 지구를 만들고, 하나의 세포체가 생겨나서 
원시 박테리아로 되었다가 오늘날 우리 인간으로까지 진화했다는 과
학적 무신론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과학적 무신론이 맞는다면 각 단계마다 이런 법칙들이 때 맞춰서 
저절로 생겨났어야 한다. 아니면 온도가 그 많은 법칙을 만들어서 물
질이 무조건 따르도록 명령했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시간이 그 많
은 법칙을 무(無)에서 만들어서 물질들에게 전달했는가? 또 그것도 아
니면 쿼크들과 렙톤들, 그리고 보손 입자들이 적시에 상호작용을 해
야 할 법칙들을 예측하고 만들어내고 기억하고 실행했는가? 와인버
그는 과학자들을 “그들이 얻은 자료의 의미를 캐내느라 끝없는 시간
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지만, 과학적 무신론은 그 많은 법칙
을 ‘우연’이 만들어냈다고 주장하기 위하여 의미 없는 이론들을 너무
나 많이 만들어냈다. 과학적 유신론이야말로 인간이 만들어낸 의미 
없는 과학적 무신론의 쓰레기더미를 내다버리고, 신이 만들어낸 의
미 있는 진리를 캐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5) 빅뱅 이후 초기 물질은 모두 대칭성을 가진 입자들과 반입자들
로 쌍생성했다가 쌍소멸했다. 그런데 10억 개에 하나 꼴로 쌍소멸을 
피해 살아남은 입자들이 있었다. 대칭성의 붕괴에서 살아남은 입자
들은 즉시 보손입자들이라는 초짝을 만나서 초대칭성을 만들고 핵자
로 뭉쳤다. 그런데 보손입자들이 어디에서 갑자기 나타나서 살아남
은 초기 입자들의 초짝이 되었는가? 이런 현상을 보면 대칭성이 붕괴
되면 새로운 대칭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초대칭성이다. 그러므
로 대칭성의 붕괴는 새로운 대칭성을 만들어 낸다. 그렇게 새로운 변
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와인버그가 우주는 초대칭성의 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것을 
살펴보면, 그것은 노자의 도(道)사상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노자는 빅뱅 이전에 처음부터 존재했던 제1차 자연에서 이미 
유무(有無)라는 대칭성을 발견했다. 원시적 대칭이었던 유무는 빅뱅
에 의하여 새로운 물질적 대칭성의 구조로 변화되었다. 노자의 제1차 
자연에서 신이 만들어낸 제2차 자연 또는 우주의 법칙들은 모두 대칭
성을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자연 현상에서 대칭성이 붕괴되면 
새롭게 초대칭이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된다. 대칭성은 달리 말할 필
요도 없이 존재의 법칙이다. 과학적 유신론은 여기에서 대칭성으로 
우리 우주를 만들기에 딱 알맞은 양의 물질들을 만들어놓은 신의 의
식적인 창조 계획과 손길에 저항할 수 없는 믿음을 가진다. 


(6) 우주만물에서 대칭성은 양극성에 다름 아니다. 양극성은 대칭
성의 표현형이고, 대칭성은 양극성의 표현형이다. 예를 들어 원자의 
모형이 보여주는 대칭성을 보자. 원자는 크게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
되어 있다. 원자핵에서 양성자는 양(+)의 전하를 가지고 있고 전자는 
음(-)의 전하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원자는 겉으로는 중성이나 내
부적으로는 전자기력의 양극성을 내포하고 있다. 양성자는 원자핵
을 대표하여 양전자(+)를 가지고 전자와 대칭성을 이루고 있다. 양성
자와 짝을 이룬 중성자에도 전자(-)가 들어있지만, 붕괴되기 전에는 
이를 나타내지 않는다. 그러나 약력이 중성자에 작용하여 전자를 밀
어내면 대칭성이 붕괴되고 중성지의 전자는 양전자를 만나 쌍소멸한
다. 이것이 원자 안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베타붕괴 현상이다. 반
대로 양성자가 양전자(+ 전하)를 잃으면 중성자가 되지만, 원자 안에
서 자발적으로 일어나지는 않고, 외부 에너지에 의해서만 발생한다.


(7) 사물은 대칭성을 만들었다가 깨지고 다시 새로운 대칭성을 만
들거나 소멸한다. 자연에서의 변화는 곧 사물에 대칭성이 생겨났다
가 깨지고 다시 새로운 대칭성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연속적으로 일어
나는 현상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하나의 입자가 초짝인 보손입
자와 초대칭성을 이루고 있다가 어떤 에너지의 작용에 의해 붕괴하
면, 소멸하거나 새로운 초대칭성을 이룬다. 새로운 초대칭성이 붕괴
하면 다시 새로운 초짝을 만나서 또 새로운 초대칭성을 이루는 과정
이 계속된다. 이 과정은 노자 도(道) 사상에서 음양의 원리와 꼭 같다. 
노자는 음양의 원리를 신이 만든 법칙으로 보았다. 과학적 유신론은 
노자의 견해를 인용한다.


(8) 인플레이션 우주론은 여러 가지가 있다. 와인버그는 빅뱅 이후 
상전이를 겪으면서 팽창이 일어났다는 이론을 먼저 소개했다. 그리
고 우주의 팽창이 대우주의 진공에서 발생하는 양자요동에 의해서 일
어나기도 하지만, 때로 엄청나게 큰 양자요동은 새로운 부분 우주를 
만들어낸다는 양자우주론도 새로 소개했다. 그러나 양자우주론은 기
본적으로 불확정성의 원리에 기초를 두고 확인되지 아니한 다중우주
를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불확정성의 원리는 과학적 무신론이 
신의 존재를 부정하기 위하여 ‘우연’과 ‘진화’와 함께 도깨비 방망이처
럼 사용하는 이론이 되었다. 


그렇다면 과학적 유신론이 이것들을 거꾸로 사용하여 과학적 무신
론을 비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