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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블랙홀 병합 중력파로 첫 확인

heojohn 2020. 9. 24. 03:55

2020.09.02 21:00

 

라이고-버고 연구팀 지난해 발견... 태양 질량 140배

'중간질량 블랙홀' 중력파로 첫 확인

'존재할 수 없다' 여겨진 태양 85배 블랙홀도 관측

 

태양 질량의 66배와 85배의 거대한 두 블랙홀이 서로 돌다 충돌해 태양 질량의 142배의 블랙홀로 합쳐지는 과정이 '중력파' 연구로 확인됐다.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크기의 블랙홀이 발견되면서 블랙홀 이론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제공

 

태양 질량의 140배가 넘는 거대한 블랙홀이 충돌을 통해 탄생하는 과정이 중력파 연구 과정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큰 블랙홀 병합 현상으로, 간접적 증거로만 존재가 알려진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처음 직접 확인하게 됐다. 또 이 과정에서 기존 이론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지던 특이한 질량을 지닌 블랙홀의 존재도 새롭게 발견됐다. 블랙홀의 형성과 성장 과정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독일 막스플랑크 중력물리연구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미국과 이탈리아에 설치된 중력파 검출기기 ‘라이고’와 ‘버고’를 이용해 두 개의 블랙홀이 각자 회전하면서 접근한 끝에 충돌해 질량이 태양의 142배에 달하는 거대한 블래홀이 형성되는 과정을 포착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와 ‘피직스리뷰레터스’ 2일자에 각각 발표됐다.


중력파는 질량이 있는 물체가 속도가 변하는 운동을 할 때 우주에 퍼지는 시공간의 움직임이다. 특히 블랙홀처럼 질량이 큰 천체가 서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중력파가 발생할 수 있다. 중력파는 우주 곳곳으로 전파되며, 지구를 통과하는 경우 라이고와 버고를 통해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다.


라이고와 버고 국제협력단은 지난해 5월 21일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약 160억 년 가야 하는 먼 거리에서 발생한 중력파 신호를 검출했다. 연구팀은 계산을 통해 지금부터 70억 년 전에 발생한 두 블랙홀의 충돌 및 병합 현상에 의해 발생한 중력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멀고 오래된 블랙홀 병합 사건이다. 충돌 과정에 참여한 두 블랙홀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65~66배와 85배이고, 합병으로 탄생한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142배로 밝혀졌다. 태양 질량의 약 8~9배에 해당하는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어 중력파로 우주 곳곳에 전해졌고, 70억 년이 지나 지구에도 전달된 것이다.

 

●태양 질량 142배 '중간질량 블랙홀' 첫 확인


특이한 것은 이들의 질량이었다. 병합으로 탄생한 블랙홀의 질량대는 인류가 한번도 직접 관측한 적이 없는 ‘중간질량 블랙홀’이었다. 중간질량 블랙홀은 대략 태양 질량 100~10만 배 사이의 질량을 갖는 블랙홀이다. 별이 수축을 통해 블랙홀이 되는 ‘별질량 블랙홀’보다는 크고 은하 중심 등에 자리한, 태양의 수십만 배 이상의 질량을 갖는 ‘초대질량 블랙홀’보다는 작은 블랙홀이다. 그동안 은하 중심부 관측 등을 통해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한 적은 있지만, 직접 관측을 통해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일원인 김정리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중간질량 블랙홀은 관측 없이 예상만 했던 것을 이번에 발견한 것"이라며 "중간질량 블랙홀 형성 방법도 작은 블랙홀의 병합을 통해 또는 큰 별에서 직접 블랙홀이 나왔다는 이론이 경합했는데, 적어도 병합 방식의 사례가 하나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두 블랙홀의 병합 과정을 묘사한 그림이다. 태양 질량의 66~85배인 블랙홀은 별질량 블랙홀 치고도 매우 큰 블랙홀로, 이들 역시 이전 병합에 의해 탄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이 두 블랙홀의 충돌로 태양 질량의 142배인 중간질량 블랙홀이 탄생했음을 처음 확인했다.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를 직접 확인한 첫 연구이자, 이 블랙홀이 병합 과정으로 탄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첫 사례다. 라이고 연구협력단 제공

 

병합에 참여한 두 블랙홀 역시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특이한 블랙홀이다. 그 동안 블랙홀이 존재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질량대의 블랙홀이다. 연구팀은 “별질량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는 질량 범위를 넘어섰다”며 “태양 질량의 약 60~120배 사이의 블랙홀은 생기기 어렵다고 여겨져 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태양 85배 질량의 블랙홀의 경우, 모델 연구 등을 통해 생성되기 어렵다고 생각돼온 구간인데 이번에 이 구간대 질량의 블랙홀이 직접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MIT의 설명에 따르면, 태양 질량의 약 130배 이하의 별은 젊을 때 별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져 뿜어져 나가는 광자 등의 물질이 별을 이루는 물질이 중심부로 수축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별이 수명을 다하면 이런 힘이 약해지면서 별이 무너져 내려 수축해 태양 질량의 약 65배 이하의 별을 형성한다. 태양 질량의 200배 이상의 매우 무거운 별 역시 그대로 붕괴해 태양 질량의 120배 이상의 큰 별질량 블랙홀을 만든다. 하지만 그 사이엔 태양 질량의 130~200배 사이의 별은 광자가 전자와 양전자 쌍으로 붕괴하면서 폭발을 일으키고 이 과정에서 가스와 먼지를 주변에 흩뿌리며 사라진다. 태양 질량의 60~120배 사이 블랙홀이 없다고 여겨진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 태양 질량의 66배와 85배인 블랙홀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관측되면서 사실상 기존 이론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블랙홀 탄생 시나리오를 추가해야 할 상황이 됐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이 이전에 다른 병합 사건을 통해 탄생한 블랙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종의 ‘다단계 병합’을 관측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마치 눈사람을 만들 때처럼, 작은 크기의 별질량 블랙홀을 단계적으로 뭉쳐 중간질량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는 사례를 적어도 하나 확인했다"며 "이런 식의 생성 방식으로 헐씬 거대한 초대질량블랙홀까지 만들 수 있는지, 아니면 이 방식으로도 여전히 블랙홀을 만들지 못하는 질량 구간이 있는지 등을 향후 추가 중력파 관측을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출과 연구에는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자료 분석 과정에 참여했다. 중력파 검출은 기기를 통한 검출과 초벌 분석, 자료 정리, 물리량 측정 등의 과정으로 이뤄지며 수 개월이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은 또 현재 독특한 쌍성 궤도를 갖는 블랙홀 관측을 통해 중력과 물체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중력파 관측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질량대의 천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라이고와 버고 협력단은 6월 말에도 태양 질량의 2.6배로, 블랙홀이라기엔 작고 중성자별이라기엔 큰 새로운 천체를 발견해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했다. 이 천체가 블랙홀인지 중성자별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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