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A 창조론 과 오메가Ω 창조론/알파 창조론 연구

창세기 언어 '테홈'의 번역과 의미의 변화(1)

heojohn 2020. 2. 29. 00:03

창세기에서 하나님의 창조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창조를 설명하는 언어와 그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창세기의 언어는 창조 이후에 하나님의 섭리가 진행되면서 의미가 계속 변했다. 의미의 변화는 사물의 역할이나 위치 또는 질량 등이 바뀌는 것이므로 개념도 바뀌게 한다. 그 변화를 알면 처음에 몰랐던 의미가 새로 드러나기도 한다. 번역 성경에서 언어의 변화를 알려면 원어 성경을 동시에 살펴봐야 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조금 복잡하다. 게다가 번역 성경에서는 언어를 오역한 것도 있다. 번역 성경을 읽으면서 언어의 오역과 의미의 변화를 알지 못하면, 선입견에 의해서 잘못된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다. 창세기를 읽으면, 누구에게나 숱한 의문이 일어난다. 의문 없이 창세기를 읽는 사람은 천재 아니면 바보다.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 걸친 통섭적 지식과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안목을 가지고 해석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히브리어 테홈’(תְהֹום)을 골라 살펴보기로 한다.

 

테홈1:2절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테홈은 처음에는 지구를 덮고 있었던 깊은 물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 말은 그리스어 ‘70인역본에서 노아의 홍수는 '아비소스'(ἀβσσος)로 번역되었다. 영어로는 ‘the deep’, 한글로는 깊음등으로 번역되었다. 창세기 1:2절은 지구가 둥글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태초의 지구는 달걀 속의 노른자위와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테홈이 흰자위이고, 그 안에 노른자위가 지구이다. 흑암테홈의 껍질처럼 그것을 둘러싸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신이 테홈위를 강보처럼 싸고 있는 흑암 속에서(38:9) 지구를 살펴보고 있다. 그러나 고대 히브리인들은 지구가 달걀처럼 생겼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고대 히브리인들의 우주관에 의하면 땅의 기둥(9:6, 75:3)이 받치는 평평한 지구 위에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 있다(26:11. *주석서의 그림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이미지들을  참조하라).

 

창세기에 의하면 하나님은 첫날에 흑암과 빛을 나누시고, 둘째 날에 테홈하마임’(הַמַּיִם)으로 바꿔 부르시고, ‘하마임가운데에 평평하게 펴진 라키아’(רָקִיעַ)를 만드셨다, ‘하마임라키아의 아래와 위로 나뉘게 되었다. 궁창으로 번역된 라키아가 하늘이 되니, 하늘 위의 물은 위로 들어 올려졌다. 하나님은 이때 하늘 아래에 산을 만들어 하늘을 받치는 기둥으로 삼으신 것으로 보인다. 하늘 아래에서 물이 약 절반으로 줄어들자, ‘테홈에 잠겼던 지구에 마른 땅이 드러났다. 3일째에 하나님은 궁창 아래의 물을 뭍의 한 곳으로 모아서 야밈’(יַמִּים)을 만드시니 테홈은 깊은 바다가 되었다. 하나님이 마른 땅과 깊은 바다의 경계선을 만드시니, 넘치던 물이 이때 땅을 받치는 기둥 사이로 내려갔을 것이다. 4일째에 하나님은 밑의 하늘에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드셨다. 이때 하늘의 창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인간을 만드신 하나님이 인간의 죄악에 진노하시고, 노아의 때에 홍수로 심판하셨다.

 

노아의 홍수는 궁창 위의 물이 하늘의 창들을 통해 비로 쏟아졌고, 땅 밑에서 테홈의 샘이 터진 것이다(7:11). 궁창 위에 있던 물과 궁창 아래에 있던 물이 땅 위에서 다시 합쳐지자, ‘테홈이 처음처럼 지구를 다시 덮었다. 창세기 저자는 천하에 높은 산이 다 덮였더니 물이 불어서 15규빗이 오르매 산들이 덮였다’(7:20)고 설명했다. 현재 15규빗을 환산하면 6.8m에 해당한다. 노아의 방주가 멈춘 아라랏산은 해발 5,185m로 알려져 있다.

 

테홈의 샘과 하늘의 창이 닫히고 비가 그치매 지구를 덮었던 홍수의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구를 덮었던 테홈의 물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현대인들에게 그것은 과학적으로 큰 의문이지만, 고대 히브리인들은 물이 평평한 땅 밑으로 내려가서 테홈이 더 깊어졌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창세기 뒤에 쓴 구약성경에서 테홈은 대개 깊은 물또는 깊은 바다를 가리키는 것이 그런 사실을 반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