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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과학의 최전선, 궁극의 질문들>인류 궁극의 화두에.. 현대 과학 지성들이 답하다

heojohn 2020. 8. 29. 23:41

기자 입력 2020.07.20. 10:10 수정 2020.07.20. 10:26 댓글 0

 

일러스트 = 밥장 작가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

① 시리즈를 시작하며 : 과학의 최전선이란?

과학 연구의 현장은 미세하고 구체적인 질문들의 각축장이다.

그곳서 나오는 파편화된 결과들을 모으고 엮어 인류의 오래된 질문에 대한 최첨단의 답을 찾는다.

일상속의 화두가 된 과학을 통해 ‘학문’을 넘어 ‘문화’로서의 과학을 누려보자.

동시대성을 이야기하면서 과학을 빼놓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아니 과학을 이야기해야만 동시대를 호흡하고 향유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과학을 이해한다는 것, 과학에 대해서 말한다는 것, 더 나아가서 과학을 누린다는 것이야말로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인 태도이자 삶의 양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과학 연구의 현장은 늘 최전선이었다. 각광받고 유행하는 연구 주제에 몰린 과학자들이 경쟁하는 현장이나 오래된 질문을 붙잡고 더디지만 끈질기게 연구를 이어 가는 곳도 과학의 최전선이다. 과학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어쩌면 질문들의 향연일지도 모른다. 축적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장이 과학의 최전선일 것이다. 과학의 최전선에서 던져진 질문들은 그래서 아주 구체적이고 이론적인 검증의 과정에 기꺼이 올랐거나 관측과 실험의 검증대를 통과하고 있는 것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히 해결됐다고 말하기는 이른 질문이 대부분일 것이다.

해결 가능한 질문을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래야 답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을 잘게 쪼개는 작업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해결 가능한 질문으로 쪼개지면 쪼개질수록 처음 던졌던 거대 담론은 종종 사라져 버린다. 과학의 최전선이라고 하니 마치 세상의 모든 거대 담론과 궁극적인 질문이 넘쳐날 것 같지만 사실은 쪼개진 작은 질문들의 각축장이 과학의 최전선인지도 모른다. 이 작은 질문들에 매달린 과학자들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과학의 최전선을 만들고, 조금씩 앞으로 밀고 나가며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혀 나간다.

과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매달린 질문이 작디작다는 것은 과학 밖 사람들이 볼 때 의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막상 과학의 최전선을 들여다보고는 실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물론, 과학의 최전선에서 튀어나오는 날것의 최신 정보에 일반인들이 함께 열광하고 경이로움을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배경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작은 질문에 대한 자그마한 성과가 과학자들의 영혼을 사로잡은 궁극의 질문을 해결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 과학사적, 문명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성과를 온전히 향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의 최전선에서 각축하는 작은 질문들을 한데 묶어 주는 ‘궁극의 질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궁극적인 질문의 전형은 기원에 대한 것이다. 기원에 대한 탐구는 전통적으로 철학의 영역이었다. 우주를 전체적으로 다루는 우주론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 전체를 하나의 식에서 다루는 작업을 시작한 1919년이 돼서야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1929년 에드윈 허블과 동료들이 우주가 팽창한다는 관측 증거를 발견하면서 우주론은 천문학의 품에 안기게 됐다. 우주의 기원과 우주의 진화를 다루는 우주론은 과학이 다루는 중요한 기원의 문제가 됐다. 우주론을 이야기하면서 과학적 접근을 배제한 그 어떤 접근도 그저 공허한 공상일 뿐이다.

생명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지구라고 하는 환경 조건과 그것의 기원인 우주에서의 물질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인간의 본성과 행동에 대한 기원을 알려면 진화 심리학과 진화 생물학이 바탕이 돼야만 한다.

우주란 무엇인가?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고 진화하는가? 물질의 기원은?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은 어떻게 창발했는가? 외계 생명체는 존재하는 것인가?

인간이 언제부터 이런 질문을 던졌는지 그 기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인간이 인지를 발달시켜 가상의 세계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을 무렵에 이미 이런 질문들의 싹이 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궁극적인 질문들은 철학이 답을 구하려고 노력하던 단계를 거쳤다. 천 년이 넘는 옛날에 던졌던 질문이나 수백 년 전에 던졌던 질문이나 궁극적인 내용과 틀은 변한 것이 없다. 인간의 지성 발달사와 그 궤를 같이했다. 같은 질문이 시대를 관통하면서 계속 이어졌다. 시대마다 그 시대의 최첨단 방식을 사용해서 나름의 답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궁극적인 질문들에 과학이 답을 할 때다.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정량적으로 얻을 수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방식이 과학이다. 현대 과학은 오래된 궁극적인 질문을 쪼개서 해결 가능한 질문으로 만든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쪼개진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과학의 최전선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흔히 대가라고 하는 과학자들은 쪼개고 구체화한 질문에 대한 파편적인 답을 모으고 엮어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시대의 답을 내놓는 역할을 한다. 오래된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최첨단의 답이 탄생하는 것이다. 해결된 것도 있고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도 있다. 한편 여전히 질문만 있고 답을 알 길이 없는 것도 있다. 어떻게 질문을 쪼개서 던져야 할지 모르는 것도 있다. 과학의 최전선에서 튀어나온 궁극적인 질문과 그 해답을 잘 번역해서 일상의 언어로 알려줄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 한껏 중요해진 시대다.

우리는 과학이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열린 사회에 살고 있다. 현대 과학이 복잡해지고 정교해지면서 과학자 사회와 일반인들을 잘 연결하는 일이 화두가 됐다. 현대 과학이 성취한 성과는 물론이고 그것이 갖는 사회적인 의미를 일반인들에게 전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 더욱더 중요해졌다. 과학자와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은 과학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현대 과학의 성과와 사회적 의미를 일반인들에게 잘 알리고 전달할 의무가 있다. 일반인들은 인류의 공동 문화유산인 과학적 성취에 대해서 듣고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21세기 과학의 최전선, 궁극의 질문들’ 시리즈는 과학의 최전선에서 현대판 궁극적인 질문에 답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과 성취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룬 것과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그리고 아직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다. 오래된 질문에 대한 아직은 완결되지 못한 현대 과학의 결론을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어떻게 궁극적인 질문이 잘게 쪼개져서 구체적인 질문으로 던져지는지, 그 질문에 대해서 현대 과학은 또 어떻게 답하고 있는지 염두에 두면서 글을 읽으면 좋을 것이다. 과학 연구 현장에서의 결과물을 과학자의 세계와 일반인들의 과학 감수성을 모두 다 잘 아는 과학자이자 동시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필자들이 번역하고 통역하고 해석해서 내놓을 예정이다.

이번 시리즈에 실릴 글들이 과학 연구의 현장과 일반인들의 관심의 간극을 균형감 있고 전문적으로 메울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 교양인이라면 마땅히 알아야 할 권리로서의 과학 그리고 과학 문화를 맛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21세기의 핵심 교양은 과학이다. 오래된 질문과 동시대적인 해답을 목격하면서 과학을 교양으로 받아들이고 동시대를 호흡하면서 과학을 문화로 향유하고 교양으로 내재화하는 데 이 시리즈가 작게나마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이명현 과학책방 갈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