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창조론 연구 자료실/유사 창조론의 비판적 이해

“유신진화론, 불완전한 과학에 타협한 것이 문제”

heojohn 2022. 3. 15. 13:20


기독교학술원, 11일 월례포럼서 유신진화론 비판
기독일보 장지동 기자(zidgilove@cdaily.co.kr)


기독교학술원 제93회 월례포럼에서 김영한 원장(맨 왼쪽)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테이블 왼쪽부터) 정선호, 박창균, 김윤태, 허정윤, 조덕영 교수. ©장지동 기자

 

기독교학술원(김영한 원장)이 11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소재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유신진화론 비판: 유신진화론은 성경적 창조론에 배치’라는 주제로 제93회 월례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1부 경건회는에선 오성종 교무부장(전 칼빈대 신대원장)의 인도로, 정기영 목사(희망을 노래하는 교회)가 국가를 위하여, 이은우 목사(수사 5기생)가 교회를 위하여, 조용녀 목사(수사 4기생)가 북한구원과 코로나 퇴치를 위하여 각각 기도했다.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장, 조직신학)가 설교했고, 이후 참석자들이 합심기도를 했다.

설교를 맡은 조덕영 목사는 ‘창세기(1~2장)에 나타난 4가지 하나님 사랑-창조주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창1:1)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조 목사는 “4가지 하나님의 사랑은 먼저, 하나님의 이름(여호와)을 알려주신 사랑(창2:4), 둘째로 사람을 위해 동산을 예비한 사랑(창2:5~6), 셋째로 사람은 다른 피조물과 다르게 창조하신 사랑(창2:7), 넷째로 하나님의 사랑은 언약 사랑(창2:15~17)”이라고 했다.

이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나님은 창세 전에 우리를 부르셨다. 여기 성경의 결론을 보라. ‘곧 창세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사랑하시는 예수 안에서 거저 주셨다’(엡1:4)”라며 “이 비밀한 사랑을 알아야 비로소 사랑은 완성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부 발표회에선 김영한 원장(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명예교수)의 사회 및 개회사에 이어 정선호 교수(건국대 시스템생명공학과)가 ‘창조학적 관점’으로, 박창균 교수(서경대 명예교수)가 ‘기독교철학적 관점’으로, 김윤태 교수(백석대)가 ‘신학적 관점’으로 각각 발표했다. 논평은 허정윤(기독교학술원, 알파와 오메가 창조론 연구소)·조덕영 박사가 맡았으며, 이후 토론과 김영한 원장의 종합, 박봉규 사무총장의 광고, 이영엽 목사(반도중앙교회 원로, 본원 명예이사장)의 축도로 마쳤다.

김영한 원장은 개회사에서 “성경에 근거한 창조론과 자연주의에 근거하는 진화론은 서로 전혀 다른 세계관의 영역에 있다. 성경이 가르치는 하나님의 창조와 이를 믿는 기독교 창조 신앙을 현대 과학적 성과로 합리화 하려는 시도는 불가피하게 타협이론으로 나아가게 된다”며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적 진리이지만 현대과학은 시대상과 연구 성과에 따라 끊임없이 변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창조론과 진화론을 조화하고자 하는 것은 물과 기름을 섞는 것과 같다. 창조론은 유신론에 근거하고, 진화론은 무신론에 근거하므로 유신론과 무신론은 상호 모순되기 때문”이라며 “유신진화론이 갖는 해악은 기독교의 근본 신앙과 교리를 왜곡하거나 파괴해버리는 것이다. 복음주의자들 가운데 유신진화론을 수용하려는 자들이 있다. 성경적 창조론에 충실한 학자들은 유신진화론을 지지하는 자들과의 대화에서 이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견해를 경청하려는 겸허한 태도가 요청되며, 누구도 지식을 독점할 수 없고 무한하신 하나님의 생명의 비밀을 유한한 지성으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정선호 교수는 “1861년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백조목 플라스크 실험은 생물의 기원에 대한 자연발생 이론을 반박하고 생물은 생물에서만 그 기원을 설명 할 수 있다는 생물속성설(biogenesis)을 제안했다. 그 후 러시아 생화학자인 오파린(Alexander Ivan ovich Oparin)은 1924년에 원시 지구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화학진화가설을 제안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이 제안은 1952년에 유레이 밀러(Urey & Miller)의 실험결과에 기반한 프리바이오틱 화학(Prebiotic chemistry)연구를 통해 보다 다양한 생물의 기원에 대한 실험결과들으 이끌어 낼 수 있었다”며 “최근에 메리필드(Merrifield B.)와 파우너(Powner M.)가 Science지와 Nature지 등에 각각 발표한 펩타이드의 화학합성 매커니즘과 관련된 연구결과와 과학적 발견들을 고찰하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들의 연구결과들은 펩타이드와 단백질의 기원이 생물의 비생물속생설(abiogenesis)에 근거한 비생체 내 발생을 의미하는 자연발생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여, 아직까지도 펩타이드와 단백질의 기원은 파스퇴르의 생물속생설(biogenesis) 이론에 따른 생체 내 발생을 통해서만 설명이 유효함을 시사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아울러 “결론은 펩타이드 및 단백질의 기원은 비생체 내 합성을 의미하는 비생물속생설 기반의 펩타이드 화합합성기작을 통한 방법보다는 파스퇴르의 제안이었던 생체 내 합성에 기반한 생물속생설이 여전히 더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한 박창균 교수는 “무신론적 진화론과 진보적 유신진화론에 대해서는 비판의 강도를 높여야 하지만 복음주의자들이 고려하고 있는 형태의 유신진화론에 대한 태도는 형제의 사랑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그렇다고 유신진화론에 대한 반성과 비판을 중단자하는 것은 아니다. 유신진화론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인정한다면 그들의 입장에도 마음을 열고 그들이 신앙과 학문 사이에서 가졌던 고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지지하는 이론이 즉각적 창조론이든 점진적 창조론이든 간에 그에 대한 확고한 입장은 견지하되 유신진화론을 지지하는 복음주의자들에 대한 태도는 온유와 겸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비진리와의 타협이 아니라 동의는 하지 않더라도 존중은 하는 그리스도인의 품위에 관한 일이라고 본다. 무신론적 자연주의라는 더 큰 고통의 적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유신진화론이 아직 극치에 이르지 못한 불완전한 과학에 쉽게 타협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논의의 핵심은 진화론이 참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 이에 따라 유신진화론의 운명도 결정된다”며 “그러나 이미 언급한 대로 진화론이 자연과학적으로 증명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에 근거한 창조론과 자연주의를 신조로 하는 진화론은 전혀 다른 세계관이지만 모두 믿음의 영역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렇다면 이 문제는 자연과학의 문제가 아닌 행위이론(또는 결정이론)을 다루는 인문과학의 문제로 전환되며, 성경에 최고의 권위를 두는 그리스도인의 선택은 자명해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발제한 김윤태 교수는 “현대인들은 현대의 발달한 과학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 일단 과학이라고 하면 의심할 수 없이 입증된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현대인들에게 현대 발달한 과학의 이름으로 주장되는 진화론은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님의 세상창조를 믿는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과 신학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런 현대 과학이 말하는 진화와 성경이 말하는 창조 사이의 괴리에서 기독교인으로서 현대 과학의 진화론과 기독교의 창조 신앙을 조화롭게 설명하고자 시도한 것이 유신진화론”이라며 “유신진화론이 과학과 기독교 신앙을 조화롭게 이해하고자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유신진화론이 먼저 진화론을 과학적 사실로 전제하고 그 후에 기독교의 창조신앙을 진화론에 맞추려고 한 것은 그 순서에 있어서 잘못되었다. 성경을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먼저 성경을 앞에 놓고 그 후에 성경의 빛에서 과학을 살피는 것이 옳은 순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신진화론은 이러한 순서를 역으로 함으로 성경과 성경을 믿는 기독교 신앙과 신학을 왜곡시키거나 변질시키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며 “특별히 유신진화론이 갖는 창조와 인간에 대한 이해는 성경의 가르침과 기독교 신앙과 신앙의 본질을 왜곡 변질시키고 있다. 유신진화론이 주장하는 창조·인간에 대한 이해는 과학이라기보다는 과학적 상상과 추론일 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유신진화론은 자신들의 과학적 상상과 추론의 빛에서 성경을 봄으로 성경을 왜곡하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유신진화론은 유사과학적 추론인 동시에 유사기독교적 사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13435#share

왼쪽부터 정선호, 박창균 교수, 김영한 원장, 김윤태 교수, 허정윤 교수, 조덕영 교수. ©장지동 기자

 

기독교학술원 20223월 유신 진화론 비판 세미나에 제출된 논문들에 대한 논평문

허정윤 (기독교학술원, 알파와 오메가 창조론 연구소)

 

논평문 차례

 

1. 창조과학적 관점의 논문- 정선호(건국대학교 시스템생명공학과 교수)

2. 기독교철학적 관점의 논문 - 박창균(서경대 명예교수)

3. 신학적 관점의 논문- 김윤태(백석대 교수)

 

1. 메리필드(Merrifield RB.)와 파우너(Powner M.)의 펩타이드 화학합성연구에 대한 현대 과학적 발견들이 시사하는 펩타이드 및 단백질의 비생물속생설(abiogenesis) 비판: 정선호(건국대학교 시스템생명공학과 교수) 논문에 대한 논평문

 

이 논문을 읽으면서 매우 큰 기쁨을 느꼈다. 왜냐하면, 이 논문은 창조과학회가 그동안 창조론의 본질적 목적은 제쳐두고 그들이 주장하는 6,000년설의 젊은 우주론과 단일 격변설의 노아 홍수 지질학을 믿느냐 안 믿느냐는 고정 메뉴를 들고나와서 유신 진화론을 공격했던 것과는 달리, 창조론의 주적(主敵)인 진화론을 직접 비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두 과학자가 전문적 화학 용어와 생물학 용어를 사용하여 쓴 논문을 인용하여 오파린의 화학 진화론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일반인들이 이 논문을 그대로 읽고 이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논평자는 오파린의 생명의 기원을 포함하여 각종 진화론을 비판적으로 연구했던 경험적 지식으로 이 논문을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 점을 감안하여 논평자는 본 학술회 세미나의 취지와 논문 저자의 의도, 그리고 제한된 지면에 맞게 오파린의 화학 진화론 비판에 논평의 초점을 맞춰 평이하게 쓰기로 한다.

이 논문은 노벨화학상을 받은 메리필드(Merrifield RB.)펩타이드(펩타이드는 아미노산 2-50개까지가 아마이드 결합으로 생성된 물질”)가 비생체내의 자연에서 저절로 합성되는 연구와 그것을 확장한 파우너(Powner M.)의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논문 저자가 그들의 연구결과를 종합해서 도출한 결론은 프리바이오틱(prebiotic: 생명체 발생 이전) 단계에서 비생체내에서 합성된 펩타이드의 결합만으로는 생명체의 자연 발생이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의 연구는 소련의 생화학자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에 의한 생명의 기원가설의 핵심적 근거를 배척한다.

오파린은 빅뱅에서 생겨난 우주 물질이 식으면서 태양계 행성이 된 지구의 환원성 대기와 바다에서 무기물의 화학적 작용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유기물인 아미노산과 펩타이드가 만들어지고. 그것들이 점점 크게 결합하면서 어쩌다가 단백질이 합성되고, 그렇게 합성된 단백질의 조합에서 하나의 세포를 가진 원시 생물이 생겨났고, 그것이 진화해서 오늘날 모든 지구 생물의 조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오파린은 이것을 변증법적 비약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유레이와 밀러는 오파린의 가설을 실험하여 단백질이 자연에서 저절로 합성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그의 가설을 지지했다.

저자는 프리바이오틱 단계에서 펩타이드 및 단백질이 비생체내에서 합성되었다 해도 그 질량이 DNARNA, 그리고 리보솜 등 생명체의 구성에 필요한 부품을 만들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원시지구의 대기가 환원성이 아닌 산화성 대기였다는 증거들이 많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비샐체내 단백질이 즉시 산화될 가능성이 더 컸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원시지구에서 생명 기능이 작동하는 생명체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는 그런 사실과 단세포 생물인 대장균이 새 세포를 만들어서 분열 생식하는데 필요한 250만여 개에 달하는 각각의 단백질들을 단 30분 만에 전부 생체 안에서 생합성하는 것을 비교하면서, “파스퇴르의 생명속생설 이론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은 오파린의 가설과 그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로 인용되었던 유레이와 밀러의 실험이 오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이다. 저명한 두 과학자의 난해한 논문들과 그것들에 관련된 리뷰 논문들을 발굴하여 창조론 연구와 진화론 비판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해주신 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

 

2. 유신 진화론에 대한 기독교 철학적 반추

박창균(서경대 명예교수)논문에 대한 논평문

 

저자는 이 논문에서 기독교 철학적 관점으로 현대사회에서 진화론이 생물학뿐만이 아니라, 현대인의 의식까지 지배하는 패러다임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그 영향을 받아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그리스도인들도 유신 진화론을 피난처로 삼고 있는 현실을 검토 및 논의한다. 지식의 근거를 묻는 철학적 관점에서 보면, 진화론과 그것을 지지하는 유신 진화론의 과학적 방법은 의심스러운 점이 많다. 그러나 과학 철학이 아닌 기독교 철학이 그런 의심을 가지고 교회 내에 동거하는 유신 진화론을 비판하려면, 그 이전에 먼저 유신 진화론의 정체성을 검토해야 한다.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유신 진화론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지만, 유신 진화론자는 대개 다윈주의자로 자처한다. 그런 인식의 근저에는 다윈의 종의 기원이 유신 진화론의 출발점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배경이 되고 있다.

여기서 유신 진화론을 알아보면, 그 기본적 입장은 종의 기원마지막에 나오는 “There is grandeur in this view of life, with its several powers, having been originally breathed by the Creator into a few forms or into one: ......and are being evolved.”이라는 말에 있다. 이 말은 최초에 창조자에 의해 몇 개 또는 한 개 형태에 생명이 그것의 몇 가지 능력과 함께 호흡이 불어 넣어져 ......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견해에는 장엄함이 있다.’(논평자 번역)는 의미이다. 이 말에 의해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최초의 생명체와 오파린이 생명의 기원에서 주장했던 최초 생명체의 개념이 같지 않다는 사실이 인정됨으로써 유신 진화론과 무신 진화론이 구별된다.

다윈이 유신 진화론자, 즉 다윈주의자들에게 하나님의 창조와 진화를 각각 부분적으로 섞어 믿으면서 기독교회에서 동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 것은 Creator를 창세기의 하나님으로, a few forms를 하나님이 창조하신 각 생물의 종류로 해석 가능한 여지를 남겨주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다윈은 자신의 진화 개념을 생명의 제2차적 법칙으로 한정하면서, 생명의 제1차적 법칙을 하나님의 창조에 맡겨 두었으나, 그것은 오파린에 의하여 화학적 자연법칙이 가져가고 말았다. 사실 다윈주의의 교조 다윈은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기 위해 에딘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다가 케임브리지 대학으로 옮겨 신학을 전공했던 목사 지망생이었다. 그러나 대학 졸업 직후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생물 탐사에 나섰고, 이후 진화론 연구에 빠져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기독교는 하나님의 창조 교리를 훼손하는 다윈주의 출현에 대해 경악하였으나, 그것을 방어하는 대책은 처음부터 실패했다. 기독교 국가인 영국에서 종의 기원이 출판된 다음 해에 벌어진 소위 옥스포드 논쟁에서 패배한 것이다. 당시 기독교의 대표 지성이었던 윌버포스 주교와 다윈의 불도그로 알려진 제1호 다윈주의자 로버트 헉슬리가 맞붙었다. 그러나 논쟁이 진행되자,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윌버포스 주교의 이해 부족이 드러나면서 여지없이 패하고 말았다. 이후 기독교는 진화론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과학과도 등지게 되었다. 이후 다윈주의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아사 그레이(Asa Gray)의 주도로 활개를 치고 확산되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안식교를 중심으로 창조과학 운동이 일어났으나, 과학에 밀려 역부족이었다. 유신 진화론자들의 정체성이 이런 배경을 가진 다윈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비판의 단서와 틀을 바르게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비판과 반론을 거듭하는 경쟁이론의 승패는 결국 주제에 관련된 지식을 누가 더 많이 알고 더 정확하게 인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창조과학자, 기독교 철학자, 목회자, 신학자들이 무신 진화론의 개념은 물론, 다윈주의 개념조차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은 채, 유신 진화론의 비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현실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저자가 철학적 반성에서 인용한 에른스트 마이어의 생물학을 물리학으로 완전히 환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한 슈뢰딩거가 물질과 생명에는 연결 고리가 없다는 고백에 대한 진화론자의 응답이다. 그 말은 물질에서 생명이 생겨난다고 주장하는 진화론이 불합리하다는 것과 진화론이 물질 연구에 바탕을 두는 과학이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드러낸 말이다. 특히 저자가 기독교 철학적 반성에서 인용한 새로운 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전정보뿐 아니라 DNA에 저장되지 않은 정보(후성 유전자 정보)가 필요하다는 말과 관련한 설명은 진화론의 아킬레스건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그 말은 지적 설계론자 조나단 웰스에게서 나온 말이지만, 창조론자에게도 훌륭한 조언이 된다. 여기서 유신 진화론은 진화론이 오류로 밝혀지면, 동시에 종말을 맞이해야 하는 운명 공동체라는 연계성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유신 진화론자들은 그들이 한쪽 발을 딛고 있는 무신 진화론이 무너지면, 그들은 그 발을 교회로 옮겨 디딜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유신 진화론 비판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실 기독교의 비판 대상은 무신 진화론으로 일컬어지는 과학적 무신론이다.

과학적 무신론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그들의 철학적 유물론에 다윈의 진화론을 보조 가설로 끌어들여 과학적으로 결합한 이론이다. 러시아에서 레닌의 공산당 혁명이 성공한 이후, 스찰린 시대에 과학적 무신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보조가설에 추가한 것이 바로 오파린의 생명의 기원이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기독교인들은 누구나 생명은 물질의 화학적 현상에 불과하고, 종교는 인민의 고통을 일시적으로 덜어주는 아편이며, 신은 인간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환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미신들을 박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학적 무신론과 그 보조 가설들을 극복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한다. 저자가 나가는 말에서 주장하는 복음주의자들이 고려하고 있는 형태의 유신 진화론에 대한 태도는 형제의 사랑을 가지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견해에 견해에 대해서는 논평자도 깊이 공감한다.

 

3. 유신진화론의 창조론과 인간론에 대한 신학적 비평

김윤태 교수(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장, 샬롬나비 총무)

의 논문에 대한 논평문

 

저자는 서구에서 계몽주의 시대 이후 절대적 지배권을 행사했던 기독교가 쇠퇴하면서 등장한 현대를 후기 기독교 시대’(post-Christendom Era), 현대사회를 후기 기독교 사회’(Post Christendom Society)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그 시대적 상황에서 자라난 현대기독교 신학을 후기 기독교 신학’(post-Christian Theology)이라고 규정하고, 로드 드레허를 인용하여 그것들을 유사 기독교 신학 또는 유사 기독교 사상이라고 부른다. 유신 진화론은 여기서 유사 기독교 사상으로 분류된다. 저자는 유신 진화론이 전통적인 기독교 사상에서의 창조론과 과학계에서 주장하는 진화론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를 진화론에 맞추어 타협을 시도하는 것이므로 유사 기독교 사상의 하나라고 본다. 저자가 유신 진화론의 주장들을 살펴보고, 창조론과 인간론에 관련된 문제들만을 다루기로 한 이 논문을 살펴보기로 한다.

저자가 (1) “유신 진화론의 주장에 대해 무신 진화론과의 차이점을 비교하면서 살펴본 내용은 간략하지만 명확하게 잘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2) “유신 진화론과 신학적 창조론과 관련하여 세부 논의에 들어가면서 약간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웨인 그루뎀의 하나님은 생명 있는 피조물의 창조주가 아니라 물질의 창조주이시라는 말을 유신 진화론자들에게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유신 진화론자들은 창조자에 의하여 최초에 창조된 몇 개 또는 한 개의 생명체가 진화하고 있다는 다윈의 주장을 신봉하는 다위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그 말을 설명한 부분은 고대 그리스 철학의 물활론에 데해 논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어서 아서 피코크를 비롯하여 유신 진화론자 몇 명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들의 지속적인 창조’(creatio cotinua)의 개념을 비판하는 설명도 적절한 것 같지 않다. 저자에 의하면 유신 진화론자들은 하나님이 무로부터 유를 창조하시는(creatio ex nihilo) 것에만 한정하지않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생물과 무생물들을 존재 속으로 이끌어 들이시는 것에까지 연장하여 창조를 하시는 것으로 재해석한다. 이 부분을 창세기 1장의 6일 창조 과정에서 보인 하나님의 창조 행위와 비교해서 검토해보면, 하나님은 처음에 무에서 유(천지)를 창조하셨지만, 그 이후부터는 유에서 불러내시고, 나누시고, 만들어 내라고 명령하시거나 스스로 만드시기도 하셨다. 하나님은 근원적으로 창조주이시기 때문에 그의 모든 행위는 창조로 해석될 수도 있다. 유신 진화론자들의 문제는 하나님의 창조를 오히려 진화로 해석하는 것이다.

(3) “유신 진화론과 신학적 인간론에서 저자는 하나님이 처음 창조하신 아담을 인류의 기원으로 보지 않는 몇몇 유시 진화론 신학자들의 주장들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유신 진화론자들이 현 인류는 단일한 공통의 조상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왜냐하면, 다윈주의 진화론에는 모든 생물의 종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한다는 주장을 기본적 개념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은 당초 일부 과학계에서 현 인류는 고대 인류의 혼혈종이라고 하는 주장을 일부 유신 진화론 신학자들이 인용한 것을 비판에 재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4) “유신 진화론과 아담-기독론은 앞의 신학적 인간론을 이어가는 논의이다. 저자가 여기에서도 제기하는 문제는 유신 진화론자들이 창세기 아담의 역사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히브리어로 아담은 인간을 의미하는 보통명사이다. 아담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으로 한정하면, 최초의 인간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된다. 인류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그들의 조상이 되는 최초 인간의 존재를 역사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기독교에서 아담의 역사성은 지구의 창조연대와 관련해서 논의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기독교에는 일부 근본주의자들이 우주와 지구 및 아담이 모두 약 6,000년 전에 창조되었다는 젊은 연대를 주장하고 있고, 유신 진화론자들은 이를 부정하면서 과학계와 진화론자듶이 주장하는 약 138억년 전에 우주가, 46억년 전에 지구가, 390만 년 전 최초의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20만년 전에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언스가 출현했다는 오랜 연대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담의 역사성은 이러한 연대 이해의 차이에 의해 존재의 시기가 달라질 뿐이지, 최초의 인간으로서 역사적 아담의 존재는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도 아담이 최초의 인간을 가리키는 고유명사로 쓰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아담의 역사성과 기독론에서 그리스도를 비유적으로 둘째 아담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

 

총평:

결국 유신 진화론은 기독교가 다윈의 진화론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에서 파생한 변종이다. 이를 진화론적인 용어로 표현하자면, 선천성 기독교적 DNA와 후천성 진화론적 DNA가 혼합된 변종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현실을 폭넓게 인식하고 미래로 향한 길을 찾으려면, 유신 진화론에 대한 비판을 넘어 다윈의 진화론과 유물론이 결합한 과학적 무신론까지 극복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