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무신론 비판(진화론+유물론)/호킹의 [위대한 설계]비판

『위대한 설계』읽기-4(M이론의 네트워크)

heojohn 2020. 3. 19. 21:34

호킹에 의하면 자연의 모든 힘들, 그 힘들을 느끼 는 입자들, 그 모든 일이

벌어지는 무대인 시간과 공간을 빠짐없이 기술할 수 있는 단일 이론은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꿈일 뿐이다. 그것을 대신하는 것으로 M이론의 그물망

(network)이 존재한다. 호킹의 M이론은 ‘모형 의존적 실재론’의 틀 안에서 우주
의 특정한 범위 내의 현상을 잘 기술하는 법칙과 이론들을 수용한다.

1. 고전적 법칙들

 

우리의 우주에는 수많은 물체가 서로 엉켜서 존재한다. 그렇지만
제멋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만물은 법칙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
고 있다. 호킹은 만물의 법칙을 연구했던 아인슈타인의 “우주와 관
련해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우주가 이해 가능하다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이 말을 인용한 호킹의 목적은 아인슈타인이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지목한 인간의 이해 능력을 이해하는 모형을
호킹 자신이 제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모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호킹이 설명하는 대로 그 모형에 포함되는 법칙들을 이해해야
한다.


(1) 뉴턴의 중력법칙: 우주의 모든 물체가 다른 모든 물체를 자신의
질량에 비례하는 힘으로 끌어당긴다. 1687년에 발견된 이 법칙에 따
라 ‘우주의 운행’이 일어난다. 뉴턴은 신이 우주의 운행에 개입한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뉴턴이 믿었던 기독교 성경에 여호수아의 기도로
태양이 하루 동안 멈추었다는 기록은 사실일까? 그의 기도로 지구의
자전이 멈추었다면, 관성의 법칙에 따라 지구상에는 엄청난 재앙이
일어났을 것이다.
(2) 마이클 패러데이의 전자기 역장(力場, force field) 발견: 전기력과
자기력의 연관성은 18세기 중반부터 연구되었으나, 마이클 패러데이
(Michael Faraday, 1791-1867)에 의해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정규교육
을 거의 받지 못했고 수학적으로 부족했던 그의 실험적 증명은 후배
과학자들이 이론으로 정리했다.

(3) 제임스 맥스웰의 방정식들: 맥스웰은 패러데이가 입증했던 전
기와 자기의 두 가지 물리적 현상을 몇 개의 방정식으로 정리했다. 그
에 의하여 빛은 전자기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그는 아리스
토텔레스가 우주 전체에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던 에테르(ether)라는
매질(媒質, medium)을 통하여 빛이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에 관
련한 실험까지 고안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호킹은 절대
온도(kelvin)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물리학자 윌리엄 켈빈(Baron Kelvin
에서 William Thomson으로 개명, 1824-1907)조차 에테르의 실재성을 확신
했다고 지적한다. 물론 오늘날 우리는 에테르의 존재가 없다는 사실
을 알고 있다. 호킹은 “흔히 꼼수와 미봉책을” 써가면서 “에테르 모형
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당시의 과학자들을 거듭해서 비판 및 조
롱하고 있다.


(4)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에테르가 없다는 사실을 결정적으
로 밝힌 것은 역시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남긴 업적의 하나였다.
그가 발표한 특수 상대성 이론(1905)과 일반 상대성 이론(1916)은 직선
적 절대성에 뿌리박고 있던 뉴턴의 법칙을 제거하고 휘어진 상대성
시공간(時空間, time-space) 개념을 탄생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법칙들은 아직 우주가 단일한 역사를 가진 것으로 보는
고전이론에 속한다. 호킹에 의하면 “원자와 아원자 규모에서 고전이
론들은 관찰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고전이론으로 설명이 가
능한 일상 세계를 벗어나서 원자와 아원자 세계를 이해하려면, 양자적
자연법칙인 양자장이론(量子場理論, quantum field theory)이 필요하다.

 

2. 양자장의 빈 공간

 

호킹은 아직도 자연의 힘들을 네 가지로 구분하는 것은 ‘아마도 지
식이 부족한 우리가 인위적으로’ 그렇게 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양
자물리학의 표준모형(standard model)이 바로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
이다. 호킹에 의하면 1979년대부터 제안된 대통일이론(grand unified
theories: GUTS)들은. 전기약력과 강한 핵력을 통합하고 있으나 관찰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는 않고 있다. 대통일이론들이 물질의 기본
요소인 양성자의 붕괴에 약 10³²년이 걸린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예측
하고 있으나. 아직 불완전하다. 그러므로 표준모형은 임시방편적으
로 채택한 것이다. 표준모형은 아직까지 전기약력과 강력을 통합하
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중력까지 아울러야 하는 더욱 큰 난제를 안고
있다. 독자적인 양자중력이론(quantum theory of gravity)을 개발하는 일
은 아예 제쳐놓은 상태이다. 호킹은 그 이유를 하이젠베르크의 불확
정성 원리에 의한 양자 ‘장의 값과 그것의 변화율’과 관련이 있다고 한
다. 호킹은 불확정성원리에 의해 “빈 공간 따위는 없다”고 주장한
다. 호킹에 의하면 ‘빈 공간’ (empty space)은 ‘장의 값과 그것의 변화율’
의 값이 “둘 다 정확히 0”423이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불확정성원
리는 상호관계에 있는 함수가 정확하게 동시에 결정되는 것을 허용하
지 않는다. 따라서 “최소 에너지 상태”에 있는 ‘진공’에서 입자들과 장
들이 양자 진동(quantum jitter) 또는 진공 요동(vacuum fluctuation)으로
‘진동하면서 실재(實在)에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quivering in and out
of existence) 수는 있지만, “절대로 비어 있지 않다.”424 여기서 ‘빈 공간’
과 ‘진공’ 개념은 호킹의 우주론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므로 그 차
이를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호킹은 진공 요동을 입자 쌍이 생겨나서 충돌하고 상쇄되는 과정
으로 생각한다. 여기에서 입자 쌍은 파인만의 도표에서 닫힌 고리
(closed loop)에 해당하고, 실제입자(real particle)와는 다른 가상입자
(virtual particle)이므로 입자 탐지장치로도 관찰할 수 없다. 호킹에 의
하면 가상입자 쌍이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진공에는 가상입자 쌍
들이 무한히 많으므로, 에너지도 무한히 많을 것”이다. 호킹은 이런
경우에는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서 그 가상입자들의 에너지는 “우주
를 구부려서 무한히 작은 크기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크지만, “그러
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호킹에 의하면 매개
변수들이 많지 않은 일반상대성이론은 재규격화로 무한들(infinities)
을 제거할 수 없고, 양자중력이론은 시공의 곡률을 비롯한 특정 양들
이 무한대라고 예측하므로 우리와 같은 생명이 거주하는 우주를 기술
하기에 적합한 이론이 될 수 없다.

 

3. 초대칭성(supersymmetry) 이론들

 

호킹에 의하면 양자중력이론에서의 무한 문제의 해결책은 초대칭
성과 관련한 초중력이론(supergravity)에서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일반
적으로 대칭성은 공간 속에서의 회전이나 좌우반전 등의 변환을 해
도 시스템의 속성들이 변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초대칭성은
이보다 더 미묘한 유형의 대칭성을 말하는 것인데, 물질입자와 힘입자가

서로 쌍(짞꿍)으로 맺어져 있다는 것이다. 호킹은 초대칭성 이론이 사실은

물질과 힘(에너지)이 “동일한 무엇인가의 두 측면”을 나타낸다고 본다.

힘입자 닫힌 고리에서는 양의 무한들이 발생하고, 물질
입자의 닫힌 고리에서는 음의 무한들이 발생한다. “무한들은 서로 상
쇄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전체 이론에서 보면 무한들은 상쇄되어
버린다. 초중력이론에서 상쇄되지 않고 남은 무한들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계산하여 무한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너무나 길고 난해하기 때
문에 아직까지 착수한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물
리학자들은 중력과 다른 힘들을 통합하는 문제의 정답을 초중력이론
에서 찾고 있다.


초중력이론의 바탕이 되는 초대칭성은 그보다 먼저 끈이론(string
theory)의 연구에서 개발된 것이다. 끈이론은 우주가 0차원의 점입자
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1차원의 무한히 가는 끈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끈이론들은 5개로 정리되어 있으며, 10⁵차원일 때에 만 일관적이다.

그러나 4차원 시공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나머지
차원을 감지하지 못한다. 끈이론은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나머지
차원이 아주 작은 내면 공간(internal space)에 감겨 있기 때문이라고 설
명한다. 그러나 문제는 감겨 있는 방식이 수백만 가지나 된다는 것이
다. 1994년에 감기는 방식들에서 이중성들(dualities)이 발견되었고, 끈
이론들이 모두 동일한 4차원 현상을 다른 방식으로 기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끈이론들과 초대칭성을 바탕으로 하는 초중력이론
이 다른 이론들보다 ‘더 근본적인 이론’의 근사(近似)이론들이라고 생
각하게 되었다.428 호킹은 이 근사이론들보다 그의 M이론이 가장 근
본적인 이론이라고 생각한다429. 1995년 제2차 끈이론 혁명 가운데 에
드워드 위튼(Edward Witten, 1951- )은 당시까지 알려졌던 5개의 끈 이
론이 사실은 11차원 M-이론의 서로 다른 버전들(versions)이라는 사
실을 발표하였다(호킹은 이 책에서 이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


호킹에 의하면 M이론은 단일한 정식화를 기대하지 않는다. 다양
한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는 우주에서 ‘실재의 버전’(version of reality)은
다양하게 기술될 수 있다. 모형 의존적 실재론을 채택하는 M이론은,
각 이론들이 내놓는 예측들이 일치하기만 하면, ‘실재의 버전’이 제각
기 달라도 수용할 수 있다. 호킹에 의하면 M이론은 진동하는 끈들과
더불어 점입자들, 2차원의 막들, 3차원 덩어리들, 그리고 더 많은 차
원들(최대 9개까지)을 차지하는 p-브레인(branes: p는 0부터 9까지)을 수
용할 수 있다. M이론의 속성은, 첫째 11차원이다. 둘째 M이론이 허용하는

내면 공간의 해(解)가 무려 10500에 달한다. 이것은 “제각각 고
유의 법칙들을 가진 서로 다른 우주들을 10500개나 허용한다는 뜻이
다.” 1995년에 10차원으로 된 5가지 끈 이론들을 검토한 에드워드 위튼이 

한 차 원 더 높은 11차원의 이론(M이론)으로 통합 가능하다는 것을 발표함으로써 

끈 이론의 2차 혁명이 시작되었다. 호킹의 M이론은 여기에 모형 의존적 실재론을 

접목하여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므로 우리는 양자물리학 이론들에서

귀결된 무수한 우주들 중에 겨우 그 하나를 알고 있을 뿐이다. 호킹은 여기서

‘실재의 버전’을 단일한 이론으로 구성하는 희망을 버리고, 우리가 이 우주에

존재하는 이유와 다른 우주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를 하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