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무신론 비판(진화론+유물론)/호킹의 [위대한 설계]비판

『위대한 설계』읽기-6(우리우주 모형론)

heojohn 2020. 3. 19. 22:40

 

 

 

1. 우리우주의 표준모형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가시적으로 펼쳐진 시공간은 4차원이다.

M이론은 11차원(10차원의 공간과 1차원의 시간)을 나타낸다. 그렇다
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머지 7차원 공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호
킹은 7개의 공간은 “아주 작게 감겨 있기(curled up) 때문에” 우리가 알
지 못하고 “착각하면서 산다”고 말한다. 그러나 M이론이 허용하는 ‘내면

공간’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10500개나 된다. 호킹에 의하면 우리는

이 중에서, 양자적 확률 진폭이 아무리 적을지라도(0이 아닌 이상),
우리에게 가시적으로 관찰된 3차원 공간의 우주 역사를 선택했다. 따
라서 ‘파인만 역사 합’에서 나머지 우주는 제 각각의 역사들을 가지고
있고, 그 확률 진폭이 아무리 클지라도, 우리에게 무의미하다. 왜냐
하면 우리는 우리우주에서 타당함을 관찰한 ‘표준모형’을 이미 가지
고 있기 때문이다. 순행적 접근법에는 내면 공간 입자들의 상호작용
을 관찰한 표준모형까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파인만 역사 합’에서
무경계 조건의 확률 진폭을 고려하는 역행적 접근법에는 표준모형과
거기에 등장하는 모든 매개변수 값들이 타당하게 적용된다. 무경계
조건에서 가장 높은 확률 진폭을 가진 우주의 시작은 완벽하게 평탄
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우주배경복사의 작은 요동을 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우리 우주는

초기에 “거의 평탄했지만 약간의 불규칙성을 동반했음”을 나타낸다.

호킹에 의하면 이것은 인플레이션 이론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지만,

역행적 접근법 이론의 입증이나 반박에는 좀 더 정확한 측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단순하게 측정한 수들을 이용해서 선택한 역사들은 단지 ‘파인만의

역사 합’에 보태어질 뿐이다. 호킹은 이제는 타당한 물리 이론을 만드는 방법
과 목표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하는 과학사의 전환점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가시적인 자연법칙들의 근본적인 수나 심지어
형식조차 물리학의 원리나 논리를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 미세조정

 

호킹은 우리우주를 우리와 같은 생물들이 살아가는데 아주 적절하
게 미세조정(微細調整, fine-tuned)된 우주라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우
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우리와 같은 생명체는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
구는 정해진 궤도를 따라 태양의 주위를 안정적으로 회전하고 있다.
궤도는 원형의 이심률(離心率, eccentricity)에 따라 안정성이 결정된다.
지구의 이심률은 약 2%에 불과한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지구가 태
양의 주위를 현재 이심률보다 더 큰 타원 궤도를 따라서 회전한다면,
지구의 기후는 우리와 같은 생물이 살기에 부적합할 정도로 큰 한서
(寒暑)의 차이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구와 태양의 거리, 지
구 자전축의 기울기, 지구의 공전 및 자전의 속도, 지구와 태양의 크
기 비율 등도 지구의 기후가 생명의 생존에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
도록 조정되어 있는 요소들이다. 이런 요소들이 미세 조정되어 있는
덕분에 지구에서는 물이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액체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지구가 태양계에서 극히 제한된 ‘골디락스 구역’
(Goldilocks zone)에 자리 잡고 있는 덕에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말
할 수 있다. 영국 동화에 나오는 골디락스 소녀는 뜨겁지도 차지도 않
은 스프를 먹고 산다. 우리 인간들도 그렇게 산다. 호킹은 우주가 “신
에 의해서” 창조되었고 유지되고 있다는 뉴턴의 생각이 잘못되었다
고 주장한다. 호킹에 의하면 “우리의 세계가 인간에게 우호적인 것이
되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은 발생 확률이 낮은 많은 일들이 중첩된 결
과”이지만, 우주에 있는 무수한 별들의 사이에는 지구와 같이 “생명
의 존재를 허용”하는 행성들이 더 있다.448 호킹이 제시한 다수의 행
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가설에 의하면, 우주가 신에 의하여 창조되
었다는 뉴턴의 믿음과 미세조정된 우주가 우리 인간을 만족시키기 위
해서 세심하게 설계되었다는 주장을 “훨씬 덜 설득력 있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골디락스 존에서 미세조정되어 있는 지구에서 살고
있는 것은 그저 얻은 행운에 불과하다. 호킹의 말은 우리의 조상이 결
국 거대한 우주선 한 구석 쓰레기 더미에서 자연 발생한 벌레임을 의
미한다.


3. 인본원리

 

호킹에 의하면 생명적 존재들이 자신들이 사는 행성의 환경을 조
사한다면, 그 행성의 환경은 그 존재들의 생존에 필요한 조건들을 갖
추고 있음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호킹은 이를 ‘과학적인 원리의 내
용’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리
를 둘러싼 환경의 특징들을 제한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약한 인본
원리’(weak anthropic principle)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호킹의 지적처
럼 ‘알쏭달쏭한 철학’처럼 들릴 수 있는 약한 인본원리에 과연 과학적
인 원리가 내포되어 있는가? 호킹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호킹은 “약한 인본원리를 토대로 삼아 과학적
예측들을 내놓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호킹에 의하면 과학적으로 우
주물질의 생성 과정을 조사해보니 빅뱅은137억 년 전에 일어났고, 우
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조사해보니 우주의 많은 별들 중에서 그저 ‘평
범의 원리’(principle of mediocrity)를 적용 받고 있는 하나의 행성일 뿐
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따로 특별한 존재라고 설명할 필요성이 제기
되지 않는다. 이렇게 ‘약한 인본원리’는 하나의 행성인 지구에 국한된
환경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약한 인본원리를 확장하면 ‘강한 인본원리’(strong anthropic principle)
가 된다. 강한 인본원리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지구뿐만 아니
라 우주 전체의 환경이나 자연법칙들의 형태와 내용까지도 제한’한다
는 말이다. 호킹은 강한 인본원리에 의하여 우주는 생성의 첫 단계에
서부터 하나의 지적 생명체를 가진 세계를 적어도 하나는 가지도록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호킹은 그 과정에서 “자연의 힘들은 태초의
원소들로부터 더 무거운 원소들- 특히 탄소-이 생산될 수 있도록 적
당히 조정”되어야 했고, 완벽하게 균일한(uniform) 초기 우주에서 약
10만분의1 규모의 밀도 차이를 만들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수많은 별
들이 이 밀도 차이에서 생성되었으며, 우주에서의 사건들이 일어났
다. “우리의 존재를 위해서 딱 적당한 상호작용을 해야 했던” 사건들
은 “자연의 근본적인 힘들의 균형에 의해서 지배되었다.” 호킹은
이렇게 진행된 우주의 진화 과정에 “상당한 행운”이 관련되었던 사실
을 처음으로 깨달은 사람이 프레드 호일이었다고 설명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호일은 정상 우주론을 주장하고 허블의 빅뱅설을 반대했으
나 빅뱅 우주론이 입증되고 그의 우주론은 폐기되었다. 이후 호일은
핵합성(Nucleosynthesis) 연구에 몰두했다.


핵합성은 핵융합이나 핵분열을 통해 새로운 원자핵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우주에는 핵합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는 몇 가지의 천체물리 현상이 존재한다.

중성자 포획(R과정, S과정)의 핵융합은 초신성과 적색거성에 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양성자 포획(P과정, Rp과정)의 핵융합은 광붕괴(우주선 충돌) 반응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저 있다.

핵합성 이론의 검증은 동위원소의 존재 비율을 계산하고 관측 결과와 비교하는 방법이 있 다.

핵합성의 네 가지의 기본 형태는 다음과 같다.

 

(이 부분은 보다 세부적인 설명을 위해 위키백과에서 인용했다).

① 대폭발 핵합성: 대폭발 핵합성의 경우 우주 창조 후 3분에서 20분 정도 까지 짧은 시간

동안만 일어났다. 우주에 존재하는 헬륨-4 및 중수소의 대 부분을 형성했다.

리튬보다 무거운 원소는 합성되지 못했다.

② 초신성 핵합성: 초신성 핵합성은 철보다 무거운 대부분의 원소를 생성한다.

초신성은 중성자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원소를 생성하는 R-과정의 주요한 발생지로 생각된다.

③ 항성 핵합성: 항성 핵합성은 적색거성 내부에서 일어나며, 리튬과 철사 이의 무거운 원소를

생성한다. 특히 탄소의 합성에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중성자를 느리게 흡수하는 S-과정이 관여한다.

④ 우주선 파쇄: 우주선(cosmic ray) 파쇄는 우주선 입자가 고속으로 물질 에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리튬 및 붕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를 생성한다.

이 과정은 우주선이 우주 내의 다른 물질 혹은 우주선 스스로에 대한 작용에서 발생한다.


4. 다중 우주론

 

호킹은 호일의 “증거를 검토한 과학자라면 누구나 핵물리학의 법
칙들이 별의 내부에서 일어날 일들과 관련해서 의도적으로 설계되었
다고 추론하리라고 나는 믿는다.”는 말을 인용한다. 그리고 호킹은
이런 것들은 “현대 과학의 대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현
대 우주론의 많은 이론들과 무경계 조건의 귀결에 의해 우리의 우주
적인 거처는 마찬가지의 행운을 가진 “수십억 개의 태양계들이 존재
한다는 깨달음에 의해서 대수롭지 않게”되었기 때문이다. 호킹은
이미 다윈과 월러스가 겉보기에 기적적인 생명의 생물들의 설계가 지
고의 존재 없이 발생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고 지적한다. 이어서 호킹
은 다중 우주 개념이 우리를 위해 우주를 만든 창조자를 들먹일 필요
없이 물리 법칙의 미세 조정을 설명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그
동안 아인슈타인, 뉴턴, 케플러, 그리고 1970년대에 만들어진 표준모
형, 그 이후에 등장한 끈 이론과 호킹의 M이론까지, 목표는 모
든 자연법칙들을 “설명하는 단일 이론을 발견하는 것”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강입자를 구성하는 쿼크(quark)와 경입자인

렙톤(lepton)으로 양분되고 있다. 물질입자는 4가지 기본적인 힘인 중력 (gravity),

전자기력(electromagnetic force), 약력(weak force), 그리고 강력(strong force)의 작용을

받는다. 그러나 물질입자가 서로 결합하는 원리를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표준모형은 중력을

포함하지 않아 아직 미완성인 채로 남아 있다.  양자이론에서는 기본입자를 0차원의 점으로

다루는 경우에 여러 무한대가 생기는 문제가 있다. 초끈 이론은 1차원의 끈과 이에 관련된

막(brane)을 기본입자로 다룸으로써 무한대를 피하는 10차원 이론이다. 초끈 이론은 호킹이

지적한 바와 같이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의 유력한 후보이며, 양자색역학(QCD),

다중우주론 등에서도 활용된다. 10차원 초끈 이론에서 11차원의 M이론 등 이 파생되었다.

 

그러나 호킹은 최종적으로 등장한 M이론조차 그런 목표를 달성하는 이론이
아닐 것으로 본다. 결국 인본원리에 의한 호킹의 우주론이 사실인지,

아니면 신의 창조에 의한 우주론이 사실인지의 논쟁은 궁극적 질문 3
가지를 답변하는 과정에서 밝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