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무신론 비판(진화론+유물론)/호킹의 [위대한 설계]비판

『 위대한 설계』읽기-1(호킹의 우주)

heojohn 2020. 3. 19. 20:18



호킹의 세계 스티븐 호킹은 과학적 무신론의 마지막 제4단계인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을 제안했다.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은 물질이 무(無)에서 생겨났으므로

신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인간이 신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호킹이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을 서술하고 있는 『위대한 설계』를 마지막으로 검토해보기
로 한다 호킹에 의하면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과거에는

철학과 신학의 영역이었으나 현대에는 과학의 영역이 되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찰스 세이프(Charles Seife)는 『현대 우주론을 만든

위대한 발견』에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주론의 대 전환이

세 번 있었다고 한다. 첫째는 코페르니쿠스에 의하여 아리스토텔레스와

기독교의 신화적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전환된 것이다.
두 번째는 허블의 우주 배경복사 발견에 의한 빅뱅 우주론이다. 세 번
째는 빅뱅 대신에 양자물리학에 바탕을 둔 현대 우주론이다. 천동설
우주론은 벌써 폐기되었고, 지동설과 빅뱅설 우주론은 아직 유효하
며, 현대 우주론은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제 빅뱅설을 넘어 현대
우주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은 스티븐 호킹이다. 그는 양자물리
학에 바탕을 두고 진화론을 주장하는 무신론자이다. 화학적 진화론을

주장한 오파린은 생명이 빅뱅에서 생겨난 지구에서 물질의 화학적

작용으로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킹은 무(無)에서 우
주가 생겨났고 우리는 어린 우주에서 양자 요동의 산물이라고 주장하
고 있다. 이것은 고전물리학에서 제3단계까지 발전했던 진화론이 양
자물리학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다. 고전물리학에서 1단계 진화론은 

찰스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 2단계는 프레드릭 엥겔스의 유물론적 진화론,

3단계는 알렉산더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이다. 이미 진화론의 3단계 발전 과정을

비판했던 바 있으므로 호킹에 의해 『위대한 설계』에 서술된 제4단계 양자물리학적

진화론 비판을 빼놓을 수 없다.


호킹은 『위대한 설계』를 레오나드 믈로디노프(Leonard Mlodinow)와

공저했다. 스티븐 호킹은 갈릴레이 사후 300주년이 되는 날 1942년 1월 8일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컴퓨터를 만드는 등 과학에 상당한 흥
미를 보였다. 그는 1959년 의사인 아버지의 모교 옥스퍼드 대학교 물
리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3년 뒤 케임브리지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
하여 우주의 블랙홀을 연구하였다. 호킹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21
살 대학원 때부터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기 시작하여 현재
까지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호킹은 박사학위 과정에서 로저 펜로즈의

도움을 받아 블랙홀의 성질을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연구에 선구자 역할을 했다.

펜로즈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수학적 공식에서 우주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르메트르가 초원자라고 부르는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특이점에는 일반상대성 법칙의 지배를 받
아야 하는 큰 질량과 중력이 있는 반면, 그 크기는 너무나 작아 양자
물리학의 법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특이성이 있다.

 

호킹은 펜로즈의 협력을 얻어 완성한 논문에서 양성자 1개 크기의 공간에

10억t의 질량을 가진 작은 블랙홀과 같은 특이점이 대폭발했을 것이라고 주장
했다. 호킹은 1974년 블랙홀이 사건의 지평선에서 입자를 방출하는
복사를 통해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나면 증발한다고 예측했다. 이것
이 그의 대표적 과학 업적인 ‘호킹 복사’ 이론이다. 호킹은 ‘호킹 복사’
이론으로 물리학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곧 바로 영국왕립학회의 최
연소 회원이 되었다. 왕립학회에는 새로 선출된 회원들이 명부에 직
접 서명하는 전통이 있다. 하지만 이런 전통은 이미 걷기는 물론, 글
씨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스티븐 호킹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휠
체어를 탄 호킹이 입회식 날 힘겹게 서명을 끝내자 사람들은 크게 축
하해주었다고 한다.

호킹은 1977년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물리학 교수가 되었고, 1980년

아이작 뉴턴이 지냈던 루카스 석좌(席座) 교수로 임명되었다. 그는
“물리학의 종점”이 보인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호킹은 그 선언의 이
유를 초중력 이론(N=8)이 물리학의 모든 힘을 하나로 통일하는 ‘궁극
의 이론’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50%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중력 이론에서 더 이상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호킹은 ‘만물의
이론’으로 새로 회자되기 시작하던 초끈 이론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
하였다. 그는 일반적인 우주론 및 블랙홀 이론을 다룬 연구 결과를 정
리하여 1988년 『시간의 역사』를 출판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수천
만부가 팔려 그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주었고, 그의 병을 치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위대한 설계』를 출판했다.
호킹은 『위대한 설계』에서 그의 M이론이 ‘만물의 이론’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자 호킹은 최근에 미국 CNN 방송과의 대담에서
“우리 행성을 떠나지 않고 1천 년을 더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
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로, 다른 별들로 퍼져 나가 지구의 재앙이
인류의 종말을 뜻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서 눈길을 끌
었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우주를 존재하게 하
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별을 올려다봐
야지 발을 내려다보지 않아야 함을 기억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호킹
의 이런 말은 그의 책을 읽어보라는 권유에 다름 아니다. 호킹은 양자이론이

과거의 어떤 이론들보다 나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호킹은 양자이론들

가운데서 파인만의 '역사합이론'을 인용하여 “한 시스템은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가능한 모든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물리세계의 특정 범위에 한해서만 관찰들을 타당하게 
서술”하는 “다양한 이론들의 집합 전체”를 M이론(M-theory)이
라고 말한다. 호킹은 M이론이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궁극적인 만물의 이론”(the ultimate theory of everything)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모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M이론이 아인슈타인이 꿈
꾸었던 대통일 이론과 같은 것이라고 믿으면, 전적으로 오해에 빠지
고 만다. 호킹의 M이론은 신의 개입에 의하지 않고 무(無)에서 자발적
으로 다수의 우주들이 창조되었다고 예측하고 있다. 호킹에 의하
면 우리는 그것들 가운데 우리와 같은 생물의 존재를 허용하는 우리우
주를 선택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주를 선택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우리는 ‘창조자’라고 할 수 있다. 호킹은 우리가 창조자라는 그의 주장
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무신론자인 호킹의 실재(實在) 이해와 물리학적 목표는 과학적 유신론의

아이디어를 가졌던 아인슈타인과 전혀 다르다. 아인슈타인은 ‘보이지 않는’

신의 실재를 과학의 ‘숨은 변수’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목표는 ‘숨은 변수’를 찾아 신의 우주선을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대통일이론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호킹은 과거의 아인슈타인과 현재의 우리의 생각이

양자이론을 적용하면 모두 틀렸다고 주장한다. 호킹은 ‘우주를 가장 깊은 수준에서 이해’
할 수 있는 그의 M이론을 우리에게 설명한다. M이론은 통상적인 의
미에서 정리된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각 부분을 설명하는 이론들의
집합이다. 호킹에 의하면 “물리세계 전체에서 얻은 관찰들을 충실하
게 재현하는 단일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킹은 둥근 지구
를 여러 장의 평면으로 나누어 표현하는 ‘메르카토르 투영법(Mercator
projection)’과 같은 방법으로 M이론을 설명하기 위하여 ‘모형 의존적
실재론’(model-dependent realism)을 사용한다.


호킹은 『위대한 설계』에서 고대 자연발생론에서 발전한 진화론의
마지막 퍼즐인 우주의 발생을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으로 서술하고 있
다. 호킹의 우주론 모형은 빅뱅 이전의 특이점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신의 흔적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우리’가 우주의 법칙을 선택한 창조
자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의 우주론은 인간이 창조자가 되는 창
조론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과학적 무신론이 변화의 원인을 ‘우
연’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오류이므로, ‘우연’ 대신에 신의 작위를 대입
하면, 그 안에 과학적 유신론이 주장하는 신의 존재가 거울상(像)으로
비쳐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대해 꼼꼼하
게 검증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