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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과 과학혁명

heojohn 2020. 3. 9. 01:05

16세기 유럽에서 발흥한 인문주의 르네상스는 루터(Martin Luther, 1483-1546)와 칼빈(John Calvin, 1509-1564)에 의한 종교개혁을 촉발하였다. 르네상스는 이와 동시에 천동설에서 오류를 발견한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1543)와 갈릴레오(Galileo Galilei, 1564-1642)에 의해 과학혁명을 촉진하였다. 이 과학 혁명가들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주장되기 시작한 지동설은 이때까지 프톨레마이오스(Claudius Ptolemaios, 83-168) 체계의 천동설을 설교하고 있던 기독교에 대해 과학적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것은 유스티아누스 황제에 의해 금지되었던 그리스 고전을 다시 읽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상을 재발견하면서 더욱 증폭되었다. 이 시대의 르네상스적 사조는 계몽의 시대를 거치는 동안에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의 자연발생론이 다시 소생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러나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지식의 힘을 믿고 귀납적 실증주의를 강조하는 17세기부터 각종 논제에 대해서는 관찰이나 실험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과학적 사조가 확립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베이컨 이후에는 신의 존재와 생명의 기원에 대한 논쟁에 결정적 증거를 찾기 위한 관찰이나 실험이 갖가지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자연발생설 논쟁이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것은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의 기계철학이었다. ‘나는 생각하므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는 명제로 유명한 그는 생각할 수는 있지만 알지는 못하는 어떤 자연적인 조건이 충족되면, 생물의 자연발생은 어김없이 기계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에 내과의사였던 반 헬몬트(Jan Baptist Van Helmont, 1577-1644)는 어미가 낳은 것과 똑 같은 쥐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제조법을 발표하였다. 알곡과 땀으로 더러워진 셔츠를 우유와 기름이 담긴 항아리에 담아두면, 이것들이 어떤 발효를 일으켜 21일 만에 쥐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혈액순환의 원리를 주창한 것으로 유명한 의사 윌리엄 하비(William Harvey, 1578-1657)생물은 알에서 나온다는 생물학적 사실을 발견하고서도 고전적 자연발생설을 완전히 부인하지 못했다. 그는 어떤 힘이 자연적 부패와 같은 과정에 작용함으로써 미생물들이 자연발생할 수 있다는 명제를 부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