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창조론 연구 자료실/유사 창조론의 비판적 이해

호남신대 신재식 교수(목사)님에게 드리는 질문

heojohn 2008. 8. 20. 00:04

이 질문은 [프레시안]'과학과 종교의 대화' (15)회차에 창조론이 사이비 과학인데 한국교회를 점령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 내지 분노한다는 글을 올리신 호남신대 교수이자 목사이신 신재식 선생님의 글을 읽고 드리는 질문이다. 현재 목회활동도 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으므로, 질문도 그런 점을 많이 고려했다. 유신 진화론의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신론자를 자처하는 신 목사님의 신학사상은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부정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러면 결국 하나님의 신적 권위는 땅에 떨어지는 것이고 기독교,유대교, 이슬람교의  신앙대상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현직 한국 개신교 목사이고 신학대학 교수로서 설교를 어떻게 하고,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다. 또한 질문에 대한 답이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먼저 편집 팀에게 한 말씀 드린다.


  “과학과 종교의 대화” 시리즈를 진행 중이신 [프레시안] 편집 팀과 필자 세 분에게 우선 감사드립니다. 각 분야에서 쟁쟁하신 세 분의 세계관을 엿보고 배우면서 제 자신 인식의 지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상당히 있지만, 이러한 견해차가 있으므로 토론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이지요? 저에 대해서 말하자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이곳에 찾아들게 되었는데, 9회 말쯤 되었을 무렵이었지요. 진화론적으로 말해서 ‘긴 시간’ 동안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우연히’ 새로운 종의 프레시앙이 되는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시장론-이곳에서는 창조론이나, 지적 설계론 같은 용어에 친화적이지 아니하므로 이 말을 씀-적으로 말해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새로운 종으로 만들어진 프레시앙은 처음 1회부터 찾아 읽게 되었고, 새로운 지식을 참 많이 얻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반론도 하게 되었습니다. 세 분 박사 교수님들에게 겁 대가리 없이 반론하는 것은 어차피 한 수 배우겠다는 각오를 했기 때문입니다. 한방 잘 얻어맞으면, 제 정신이 돌아올지도 모르니까요. 토론의 장에서 토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지요. 저질스러운 댓글쟁이들만 없다면 유쾌한 경험이 될 것 같은데, ‘프레시앙’의 품위향상을 위해서라도 좀 정화되고, 토론의 룰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신재식 목사님에게,


  이번에 올리신 신재식 목사님의 글을 읽고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한 가지는 제가 이곳에서 쓰이는 주제어들의 개념에 대해 일부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신앙은 역시 개인의 내면적인 문제다’ 하는 것입니다. 즉, 외형상으로는 동일한 종교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신앙의 대상을 각자 다르게 형상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의 것은 제 무식의 탓으로 돌리면 끝나는 것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때로 심각한 상황이 야기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내면에 잠재된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므로 문제에까지 이르지는 않겠습니다만.

  유신 진화론-진화론적 창조론에 동의하시는 신 목사님이 발표하신 이번 글에서 보면, 신 목사님의 진화론에 대한 견해는 가톨릭의 입장과 같은 것 같군요. 즉, 유인원 중에서 선택된 아담에게 하나님이 인간의 영혼을 주었고, 우리는 그 후손이라는 것이지요. 미국의 보수 기독교계가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인간이 유인원의 후손이라는 주장 때문이 아닙니까? 신 목사님의 주장대로 한국 기독교에는 미국 기독교의 경향이 그대로 흘러온 것이구요. 인간이 자존심과 존엄성을 잃어버리면, 인간은 그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동물일 뿐이지요. 그렇게 되면, 인간 누구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돌변해도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고, 세상의 무질서는 믿을 것이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입니다. 지구에 인간은 사라지고, 후랑켄슈타인과 같은 괴물의 세상이 오는 것이지요. 그때에는 계시록의 예언대로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종말이 오는 것입니다. 제 견해가 틀렸나요?

  진화론에 대한 기독교 계통의 창조론자-또는 지적 설계론자의 입장은 최종적으로 종의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소진화를 수용하는 수준일 것입니다. 아직도 인류의 대부분은 생명의 자연발생설을 믿지 못하고, 종의 변이를 말하는 돌연변이는 유전적으로 대물림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지요. 이슬람과 유대교도 이점에서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을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외골수적인 종교성향으로 보아서 현재 분쟁중인 이 둘이 앞으로는 가장 강력한 진화론자들의 대적이 되겠지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종교적으로 동일하게 하나님은 창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전 우주적으로 섭리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요?

  기독교에서 하나님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하는 것을, 진화론에서는 자연이 만들어낸 ‘우연’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양 진영에서 달리 쓰는 이 두 개의 용어에서 별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행위자를 하나님으로 보느냐, 자연으로 보느냐 하는 차이지요. 따지고 보면, 기독교에서는 자연을 하나님이 주신 일반계시로 보고 있는데 반해서, 진화론자들은 하나님을 배제하고 자연만이 존재한다고 강변하는 바람에 논쟁이 일어난 것이 아닙니까? 현재의 상황은 기독교가 논쟁을 시작한 진화론 쪽으로부터 먼저 일격을 당한 상태에서, ‘과연 방어능력이 있느냐?’ 하고 힐문 당하는 꼴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짧은 과학지식으로 검토해도, 진화론은 명백하지 않은 자료들을 증거라고 잔뜩 제시해 놓고, 선악과처럼 먹음직스럽고 농심라면처럼 복잡하게 꼬인, 이론만 잔뜩 엮어놓은 것이라고 봅니다. 진화론의 근거는 자연에 있어야 하는 것인데, 요즘에는 유전공학이라는 인위적 조작실험을 통해서 증거들을 만들어내기까지 하더군요. 그러나 결론은 항상 추론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그런 것이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진화론 아닙니까? 제 견해가 틀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