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무신론 비판(진화론+유물론)/오파린의 [생명의 기원] 비판

『생명의 기원』 비판-2

heojohn 2020. 3. 11. 14:57

탄소 및 질소 화합물의 형성

 

대폭발에 의해 생겨난 우주물질이 식기 시작하면서 12,000에 이르자 처음으로 탄화수소가 나타났다. 이것은 우주의 어느 곳에서나 발견되는 공통물질로서 빅뱅(Big Bang) 우주기원설을 증명하고 있다. 태양은 우주 먼지 또는 가스 덩어리로부터 형성되었고, 지구는 태양의 작열하는 가스나 우주의 찬 먼지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오파린은 원시지구의 대기에는 유리산소도 유리 질소도 없었고, 다량의 수증기에다 목성의 대기처럼 암모니아, 메탄, 그리고 탄화수소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오파린에 의하면 산소와 질소는 나중에 식물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다음에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원자의 다양한 결합을 통해 간단한 탄소 화합물이 만들어져서 지구의 바닷물에 함유되었다. 오파린은 우주의 물질적 진화 역사의 가장 긴 시간이 여기까지의 과정에 소요되었을 것으로 본다. 무기화합물에서 유기화합물로 다시 단백질로 진화하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최초의 단백질의 발생

 

오파린은 19세기 초까지도 자연 환경에서는 유기물이 생체 안에서 특수한 생명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자연이 유기물을 화학적 방법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자연에서 유기물을 만든 것이 특수한 생명력이 아니라 자연의 화학적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주와 지구의 물질적 진화과정에서 이와 같이 유기물이 합성될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본다. 오파린은 실험실에서의 합성 방법과 비슷한 방법으로 원시 바다에서 단백질 분자를 구성하고 있는 아미노산이 먼저 만들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외부적 힘의 영향을 받아 단백질이 합성되었다. 오파린은 원시의 바다에서 불가피하게 생명의 발생을 가져올최초의 단백질이 만들어졌다고 확신하고 있다. 오파린은 여기서 그의 초기 후원자이며 소비에트 생화학의 창시자인 A. N. 바흐가 단백질과 비슷한 물질을 포르말린과 시안 수용액의 혼합물에서 최초로 석출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화학자들의 단백질 제조를 위한 합성 방법이나 과정은 생체 내의 유기물 생성 과정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다. 오파린은 인공 단백질의 합성이 현재로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공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그리고 앞으로는 인공 생명의 제작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오파린은 엥겔스의 유명한 생명은 예외 없이 단백체와 관계가 있다는 말을 권위 있게 인용해놓는다.

 

오파린에 의하면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배열 순서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므로, 그 결합의 결과는 10억에 10억을 곱하고 거기에 다시 10억을 다섯 번이나 곱하고 또 다시 천을 곱해야 하는 종류를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어떤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자면, 먼저 아미노산이 어떤 배열구조를 가졌는지부터 알아야 하는데 이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아미노산이 서로 우연히 연결되어서 어떤 단백질의 배열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것은 마치 28개의 활자를 가졌다고 저절로 시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사실이야 어찌 되었든 오파린은 건물을 구성하는 벽돌과 같이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원시 바다의 진화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생명과학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 몸은 수만 종류의 단백질을 지니고 있으나, 각 단백질은 20개의 철자(아미노산)로 만들어진 것이다. 각 단백질은 단어가 철자의 고유한 배열을 가진 것과 같이 각 아미노산이 고유한 배열에 따라 조합되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면 맛있다멋있다처럼 철자 하나만 바뀌어도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듯이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에서 특정 아미노산 한 개가 다른 것으로 치환되면 낫적혈구병이 생긴다. 그리고 자연이나 실험실에서 합성되는 아미노산은 L-형과 D-형이 있지만, 이 가운데서 생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글리신을 제외하고는 L-형으로만 구성된다. 이렇게 까다로운 생체 단백질 구조가 생명을 발현하기 위해서 한 개도 아니고 수만 개의 단백질이 자연에서 동시에 고유한 배열 순서에 따라 아미노산의 조합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단백질로 구성된 유전자와 염기쌍만 보더라도 가장 간단한 세균의 유전자 개수가 1,700, 염기쌍은 180만 개정도라고 한다. 사람의 경우에는 유전자 개수 2만 개, 염기쌍은 32억 개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심사숙고해보면, 오파린의 주장은 수학적 확률에서 불가능한 일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음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이런 거짓 이론에 맹목적인 추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초의 단백질 콜로이드-코아세르베이트 구조

 

오파린은 최초 생물의 구조는 원형질로 되어 있었다고 본다. 이 원형질은 회백색의 끈끈한 단백질 덩어리이며, 유기화합물이나 무기염을 포함하고 있다. 살아 있는 물질은 일정한 형태의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원형질은 원시의 바다에서 용매에 완전히 녹아 있는 저분자의 유기화합물 형태로는 조성될 수 없다. 그런데 고분자 입자들은 콜로이드(colloid: 분자 보다 크지만, 육안으로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물질 덩어리)가 되면서, 분자들 자체의 상호배열에 의해서 새로운 복잡한 관계를 만들어낸다. 원시적 고분자 단백질 콜로이드는 마침내 물속에서 헤엄치는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 -액적(液滴)-의 형태로 주위의 용액과는 구별되어진다. 오파린은 이것이 용액에 녹아 있는 유기물을 점점 빨아들이면서 생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생장한 어떤 단백질 코아세르베이트는 외부의 조건에 의해서 원형질과 비슷하게 형성되어 생명체의 기초를 만들었다. 이것은 생명의 기원에 있어서 극히 중요한 단계였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는 아직 모든 생물 원형질의 특징인 구조의 합목적성을 갖고 있지 못하며, 물질 발전에서의 새로운 법칙, 생물학적 성격을 갖는 법칙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엥겔스는 반듀링론에서, ‘합목적성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유신론적이라고 듀링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생명체의 구조가 합목적성 없이 작동한다는 것은 생명현상을 사실상 부정하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