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무신론 비판(진화론+유물론)/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유물론 비판

스탈린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적 유물론』-2

heojohn 2020. 3. 11. 13:56

2) 과학적 무신론으로서의 역사적 유물론

 

역사적 유물론은 물질의 특수 영역인 인류사회의 역사발전의 법칙을 유물론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다. 마르크스에게 유물론은 경제사회적 관계의 법칙에 다름 아니다. 마르크스는 문명이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인간사회에서 생산관계의 역사적 발전을 고찰하면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다. “생산은, 제직업간의 제신분간의, 그리고 제계급간의 대립에 기초하여 조직되기 시작한다. 대립 없이는 진보가 있을 수 없다.” 엥겔스는 물질의 존재 양식을 운동이라고 보면서, 운동 없이는 물질이 있은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했다. 그에 의하면 운동은 물질의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내는 동력이다. 이것이 바로 문명이 오늘날까지 따라왔던 바의 그 법칙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변증법적 유물론은 물질적 우주와 사유의 세계 전체를 범주로 삼고 그 발전의 법칙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데 비해, 역사적 유물론은 인간사회와 그 발전의 법칙을 대상으로 삼는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역사적 유물론 또는 유물사관은, ‘물질세계의 특수한 분야인 인간사회의 역사적 발전을 연구하는 것이다. 인간사회는 물질적 경제를 토대로 한다. 그러므로 마르크스의 유물론 사상은 경제적 역사발전을 단계적으로 논의하고 예언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은 역사를 계급투쟁을 통해서 합법칙적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급투쟁은 그 시대의 경제적 관계에 의해 규정된 사회적 계급의 변증법적 산물이다.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경제적이라는 말은 유물론적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엥겔스에 의하면 유물사관은 이렇다.

 

유물론적 역사관은 생산과 생산에 뒤이은 그 생산물의 교환이 모든

사회질서의 기초이며, 역사상 존재했던 모든 사회의 생산물의 분배와

그에 따른 계급 내지 신분으로의 사회적 편성은 무엇이 어떻게

생산되며 또한 생산된 것은 어떻게 교환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명제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그것에 의하면 모든 사회변동, 정치적

변혁의 궁극적 원인을 인간의 두뇌 속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되며

생산양식 및 교환 양식의 변화 속에서 찾아야 한다.

 

마르크스주의는 위와 같은 유물사관에서 발전되었으며 이것은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실천론이다. 공산주의는 마르크스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주장이 그 이전의 것들과 특히 다른 것은 유토피아적인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이 오직 프롤레타리아의 계급투쟁에 의한 혁명을 통해서만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공산주의 유물사관은 역사가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과정은 오직 물질적 생산관계의 변화에 의한 것이다. 그러므로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유재산을 폐지하고 사회적 소유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사회발전의 합법칙성은 인간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작용한다.” 그리고 공산주의 사회는 봉건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자본주의가 붕괴하고,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의해 과도적 사회주의 체제를 거친 다음 단계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사회주의가 고도로 성숙하면 공산주의 사회로 비약한다. 말하자면 낮은 단계의 사회주의 사회를 거쳐 높은 단계의 공산주의 사회로 발전해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마르크스의 주장에서 혁명의 추동세력인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무엇이며, 역사적 유물론에 의한 혁명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가? 마르크스에 의하면 부르주아지의 자본 축적은 프롤레타리아트의 노동에 의하여 생산된 잉여가치를 가로챈 것이다. 말하자면 프롤레타리아의 노동력을 착취한 것이다. 그러므로 프롤레타리아트는 부르주아지에게 잉여가치에 대한 정당한 권리로서 공동분배를 요구할 수 있으며, 착취당하지 않기 위하여 단결하여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요구와 투쟁을 위한 방법은 프롤레타리아에게 어떤 수단도 정당화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마르크스의 주장이 프롤레타리아트에게 격렬한 계급투쟁을 유발하여 혁명으로 몰고 가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산주의 이론에 의하면, 이러한 계급투쟁이야말로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의한 자본주의 사회의 타도와 사회주의로의 발전에 추진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1) 생산관계와 계급적 토대, 그리고 상부구조

 

공산당 선언이나 자본론등에서 공산주의는 철저하게 자본주의체제에서 프롤레타리아의 경제적 소외 즉 불평등성을 바탕으로 진술되고 있다. 이것을 요약하여 표현하면, 인간사회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에 의한 물질적, 경제적 조건에 의해서 형성되고 변화되므로 프롤레타리아에게는 자본주의를 타도하는 것이 최고의 선이라는 주장이다. 엥겔스에 의하면 이러한 주장은 가장 과학적인 공산주의 세계관을 기초로 한 것이다. 마르크스 세계관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프롤레타리아이다. 마르크스가 그의 주인공에게 붙여준 프롤레타리아(proletarius)라는 이름은 로마제국 시대의 최하층 계급을 일컫는 말이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의 발전에 따라 생겨난 각종 산업 노동자들을 자본가인 부르주아와 구분하기 위하여 이런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이다.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을 최하층민이라고 규정함으로써 노동자들의 반감을 유발하고 따라서 선동의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에서 그렇게 불렀던 것으로 보인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모든 산업 노동자들에게, 자본가들의 탐욕에 의해 더 이상 착취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결하여 혁명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하여 프롤레타리아트와 부르주아지는 변증법적 운명에 의하여 역사적인 계급투쟁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사회의 토대는 경제적 관계로 이루어진 것이며, 그것은 생산관계에 의해서 형성되는 물질적 관계이다. 그것은 사람들의 의식밖에 독립하여 객관적으로 존재하면서, 사회의 토대를 이루는 경제적 하부구조인 것이다. 이 경제적 구조 위에 정치적, 도덕적, 예술적, 종교적, 철학적 기타 견해들과 그에 상응하는 기관들이 상부구조를 이룬다. 따라서 상부구조에서 맺어지는 사람들의 관계는 물질적 경제적 관계와는 달리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가지게 되며, 지배계급을 형성한다. 그런데 마르크스주의는 사회의 경제적 관계가 1차적인 토대이며, 상부구조는 토대에 의해 2차적으로 구성되는 파생적인 것이라고 본다. 이 견해에 따르면 상부구조의 정치, 법률, 도덕 및 각종 이데올로기 등은 하부구조의 파생물이며, 하부구조에 반작용하는 이외에는 발전적 영향력을 가질 수 없다. 공산주의 유물사관에 의하면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진보적 사회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상부구조는 반역사적 역할을 수행하며, “보수적 토대를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방적 주장은 사실 억지에 지나지 않으며, 역사적으로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옴으로써 한낱 웃음거리가 되었다.

 

(2) 계급투쟁과 국가와 사회 혁명

 

마르크스주의는 사회계약설에 의한 근대적 국가 개념조차 부정한다. 국가는 공평한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란 그저 잠정적인 것이며, 경제적 지배계급이 정치적으로 다른 계급을 지배하기 위한 도구 또는 무기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국가는 부당한 지배를 받고 있는 계급의 혁명에 의해서 지배 형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사회혁명이다. 사회혁명의 원인은 새로운 생산력과 생산관계간의 갈등과 충돌에 있다. 부르주아지가 봉건사회를 무너뜨린 것처럼 이제는 프롤레타리아트가 부르주아지 사회를 무너뜨려야 한다. 이것이 다음 단계의 사회주의 혁명이며, 이 단계에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필연적으로 등장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 단계가 성숙하면 프롤레타리아는 스스로 국가와 계급을 해체하고 만인이 공평하게 일하고 분배하는 공산주의적 유토피아 사회가 완성된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은 마르크스주의는 공산주의 사회의 전 단계인 프롤레타리아 독재 체제의 사회주의 단계에서 몰락하고 말았다.

 

(3) 사회적 의식과 민중, 그리고 개인

 

유물론은 의식을 물질현상의 반영이라고 보기 때문에 물질을 1차적인 것으로, 의식을 2차적인 것으로 본다. 이것을 사회에 적용하면, 사회적 의식은 사회적 존재의 물질생활을 반영한다. 개인주의나 이기주의는 낡은 사회의 사적 소유제도의 잔재이므로 청산되어야 한다. 법률, 도덕, 예술, 과학, 종교 등은 모두 계급적 성격을 지닌 것이며 사회의식의 변화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사회적 의식은 사회적 존재의 발전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지연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사상은 경제적 발전이 사회 앞에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였을 때 비로소 발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사상이 힘을 얻으려면 대중의 이해와 실천 활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낡은 사상을 극복하려면 치열한 계급투쟁과 사상투쟁을 실천해야 한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무신론을 바탕으로 공산주의 혁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좋다는 무자비한 비인간적 폭력혁명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이 성공한 이후 공산주의 사회를 사실상 지도 및 실천하는 집단인 공산당에 대해서 레닌은 이와 같이 말하고 있다. “적자생존의 과정에 의해서 공산당은 가장 계급의식에 투철하고 가장 헌신적이며 선견지명이 있는 최선의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공산당이 다른 조직에 침투, 그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방법에서는 모든 종류의 전략이나 책략과 비합법적인 방법, 핑계와 속임수에 호소할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적 유물론에서 사회발전은 생산의 발전과 생산양식의 변화에 의해서 추동된다. 여기서 민중은 그 시기의 사회발전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프롤레타리아 계급과 근로대중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마르크스주의는 근로대중의 노동으로 인류사회의 역사가 발전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자본주의로부터 사회주의에로 이행하는 혁명의 시기에는 노동계급의 당과 그 지도자가 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으로 역사적 유물론은 사실상 끝을 맺는다. 이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그것도 그 지도자의 독재를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주장이다. 이런 사실은 역사적으로 스탈린에 의하여 입증되었다.

 

(4) 결어(結語)들에 대한 비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공산주의 국가들에서 DIAMAT 판본들이 공통적으로 당시의 최고 권력자를 칭송하는 구절을 결어에 첨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보면 판본의 출판 시기와 출판지를 알 수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과거에 마르크스주의 종주국은 구소련이었다. 두 가지 판본에서 비교할 수 있는 사례를 인용하여 고찰하겠다.

 

판본 : “레닌은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승리로 이끌었다. 스탈린은 레닌주의를 고수하고 소비에트 연방을 더욱 강력한 나라로 발전시켰다.” 이 판본은 스탈린 집권 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판본이 남한에서 발간되었다.

 

판본 :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자들이 사회주의 국가들에 대해 제기하는 자유, 민주, 인권이 문제를 반박하기 위하여 브레즈네프는 사회주의 소비에트공화국연방은 레닌의 평화노선을 지지한다는 논문을 썼다. 브레즈네프는 여기에서 사회주의사회 안에는......억압받고 착취당하는 계급도,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민족도 없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인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 판본에는 독일 통일(1990) 이전에 동독 수상을 지냈던 브란트(W.Brandt)의 논문 사회주의는 자유의 길이다에서 서독의 근로자들은 사실상 사회적인 의지형성과 결정과정에 자신의 견해와 이해관심을 개입시킬수가 없으며, ‘거대한 경제력 및 이와 함께 대부분의 정치권력도 소수의 손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판본은 브레즈네프 시대에 동독에서 집권했던 브란트 수상 재임시절에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역사적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짓말을 태연히 말하고 있다. 공산주의자 특유의 기만전술인 것이다.

DIAMAT 판본들에 실린 공산주의 국가 지도자들의 어록을 보면, 공산당이 자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이 사실과 다른 허위주장을 하고 있으며, 저자들이 권력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찬사를 바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 공산주의 사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