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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주의 나이는 몇 살인가? How Old Are the Earth and the Universe?

heojohn 2020. 4. 1. 23:46

 [ 그림 ] 과학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세 우주선과 이들이 얻은 우주배경복사 데이터 . 좌로부터 1989 년 발사 COBE 위성 , 2001 년에 발사한 WMAP 위성 , 2009 년에 발사한 PLANCK 위성과 그들이 얻은 데이터

 

 

I. 서론

II.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

1. 빅뱅우주론

2. 우주연대 138억년설

3. 지구연대 46억년설

(1) 암석을 이용한 연대측정

(2) 지질연대표와 화석의 연대측정

(3) 방사성 탄소-14 연대측정법

III. 기독교의 젊은 우주론

1. 6일 창조설

2. 우주연대 6천년설

IV. 시간의 가변성에 대한 검토

1. 성년 창조설과 겉보기 나이

2. 시간의 물리적 가변성

V. 오랜 우주론과 젊은 우주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오랜 우주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2. 젊은 우주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고전적 젊은 우주론

(2)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

VI. 분쟁의 발생과 기독교적 조정

1. 분쟁의 발생

2. 기독교적 조정

VII. 결론

참고문헌

 

 

I. 서론

 

성경을 펼치면 바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1:1)는 첫 문장을 읽게 된다. ‘태초는 이렇게 성경이 시작되는 첫 단어이며,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창조사건이 일어난 시점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 태초라는 말은 너무 애매모호하여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시간적 의미를 전혀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우주만물의 시초를 논의하게 되면 이 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 ‘태초에 하나님의 창조사건이 일어났다고 믿는 기독교인들 중에서 일부는 하나님이 약 6천 년 전에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다고 보고 있다. 반면에 과학계는 약 138억 년 전을 우주의 시작인 빅뱅이 발생한 시점으로 보고 있고, 지구는 약 46억 년 전에 생겨났다고 말한다. 상당수의 기독교인들도 태초에 관련하여 과학계의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 여기서 제기되는 기독교적 문제는 태초를 이해하는 견해가 서로 너무 틀리고 어느 것이 정확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우주의 초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이 경험했던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성경의 창조기사에 의해서, 과학은 현재 알고 있는 물리학과 천문학 지식을 이용해서, 우주의 태초를 추론할 뿐이다. 그 결과 기독교에서는 젊은 우주론, 과학계에서는 오랜 지구론오랜 우주론이 나오면서 충돌하게 되었다. 우주연대는 기독교 젊은 우주론자들이 어떻게 창조기사를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과학계에서는 오랜 우주론자들이 어떤 과학이론을 적용하고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해답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우주는 너무나 광대하다. 그리고 원자 이하의 입자는 너무나 작다. 우주의 가장자리에 살고 있는 인간의 눈은 우주의 테두리를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장 작은 입자도 보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도 그것들의 크기를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론에 따르거나, 상상력으로 추정하거나, 또는 스스로 사실을 탐구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우주에서 가장 큰 것과 가장 작은 것에 관련해서는 검증되지 아니한 추정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이론들이 많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문제는 약간의 증거를 가지고 증거를 확대해석하거나, 심지어 증거를 왜곡하여 이론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현재 서로 대립하는 이론들의 문제는 후대에 확정될 것이다. 여기서 논의하고 있는 두 가지의 우주 연대 문제 또한 그렇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다만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사실에 더 가까운 것인지를 논의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논문에서 특히 다루고자 하는 문제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주장하는 젊은 우주론과 현대 과학계가 주장하는 오랜 우주론이 너무나 큰 차이를 가지게 된 원인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부 기독교와 과학계는 그들이 주장하는 각각의 연대를 어떻게 계산했으며, 어느 것이 보다 사실에 근접하는 것일까?

 

 

                      [그림] 과학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세 우주선과 이들이 얻은 우주배경복사 데이터.

                 좌로부터 1989년 발사 COBE위성, 2001년에 발사한 WMAP위성, 2009년에 발사한 PLANCK위성

 

II.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

 

1. 빅뱅 우주론

 

근대에 이르러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주는 일정한 모습으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라는 정상우주론(steady-state cosmology)을 믿고 있었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조차 초기에는 정상우주론을 지지하기 위하여 그의 방정식에 고의적으로 우주항이라는 것을 넣어두었다. 역설적인 것은 뒤에 등장한 팽창우주론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도출된 것이다. 프리드만(Aleksandr Fridman, 1888-1925)1924년에 우주항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3개의 해를 가진 팽창우주론을 처음 주장했다.

 

현대 우주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공로는 에드윈 허블(Edwin P. Hubble, 1889-1953)에게 돌아간다. 미국의 천문학자 허블은 윌슨산 천문대에서 천체들을 관측했다. 허블 이전에는 연주시차(年周視差)의 문제로 멀리 떨어진 별이나 은하들에 대해서는 거리 측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1924년 허블은 안드로메다은하에서 세페이드 변광성을 발견하고, 우주의 거리 측정 방법을 크게 개선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의 거리 측정에 세페이드 변광성을 징검다리 지표로 이용했다. 현재는 세페이드 변광성뿐만 아니라, a형 초신성을 표준촉광으로 사용하여 보다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아직 먼 거리에 있는 별에 대해서는 팽창속도와 시간, 그리고 적색편이 등급이라는 해석적 변수가 엉켜 있어 측정의 정확성 문제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그렇지만 측정기술의 정밀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므로 진행되는 연구의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허블은 1929년 적색 편이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허블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허블의 법칙은 잘 알려진 공식으로 우주가 같은 속도로 팽창한다고 가정했을 때 tr/V이다. 팽창속도(V)로 은하간 거리(r)를 나누면 은하가 처음 있던 장소에서 그 지점까지 멀어지는 데 걸린 시간(t)을 구할 수 있게 된다. 허블의 법칙에 의해 적색편이가 팽창우주론의 증거로 제시되자, 아인슈타인도 우주항을 생애 최대의 실수로 인정하고 팽창우주론을 지지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것이라면, 과거에 시작점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이 빅뱅이론이다. 팽창우주론에서 여러 가지 우주론이 도출되었으나, 1965년에 윌슨(Robert W. Wilson, 1933- )과 펜지어스(Arno A. Penzias, 1933- )가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하면서 빅뱅우주론이 현대과학의 표준 우주론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에 기독교에서도 하나님이 첫째 날에 창조한 빛이 빅뱅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 무렵부터 우주연대의 논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89년부터 대기권 밖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를 관측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3개의 인공위성을 통해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한 자료를 보면, 빅뱅우주론의 증거인 우주배경복사가 점차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우주연대 138억년설

 

빅뱅우주론에 의하면 빅뱅은 우주가 탄생하는 대폭발 사건이었다. 우주연대가 약 138억년이라는 오랜 우주론은 빅뱅을 시작점으로 우주가 팽창했다고 본다. 현대물리학은 절대온도 약1K의 빅뱅에 의해 처음 생겨난 우주물질이 가장 작은 단위인 양자 크기(플랑크 길이 10³³cm)로 완전히 녹아버린 상태에서 수프처럼 끓고 있었다고 본다. 우주는 팽창하는 만큼 온도가 낮아지게 된다. 곧 우주수프가 식기 시작하면서 이것들이 서로 충돌하고 쌍소멸과 쌍생성을 계속했다. 이런 과정에서 반입자들과 입자들이 만들어졌다. 입자들이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전자로 생성되었다. 아직 광자가 너무 많았으므로 원자핵으로 결합되지는 않았고, 전자도 따로 놀았다. 그러나 빅뱅의 폭발력에 의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었다. 아직 광자는 직진이 불가능했다.

 

우주의 나이가 약 38만 년이 되자 우주의 온도는 3,000K까지 내려갔고, 원자핵과 전자가 결합하여 원자들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비로소 길을 열게 된 광자는 3,000K의 우주배경복사가 되었다. 우주가 은하와 별들의 구조를 만들면서 계속 팽창함에 따라 우주배경복사의 파장이 점점 길어졌다. 우주배경복사는 우주의 나이와 거의 같은 시간을 우주 안에서 날아다니면서 전체적으로 골고루 퍼져있다. 현재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면, 그것은 절대온도 0K(섭씨 273.15°)보다 약간 높은 2.7K이다.

 

우주연대를 팽창우주론에 의해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팽창시간이 바로 우주연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팽창시간=팽창거리/팽창속도). 그런데 앞에서 허블의 법칙에서 도출한 허블상수는 적색편이에 도플러효과를 반영하여 만든 것이다. 그것은 은하가 이동하는 속도를 나타낸다. 허블상수가 알려지자 우주연대 계산은 더욱 간편해졌다. 왜냐하면 우주연대는 허블상수의 역수(1/H)와 같기 때문이다. 최근(2016.11.22.) 허블우주망원경의 측정 데이터에 따르면, 허블상수는 71.9(+2.43.0)km/sec/Mpc로 측정 되었다. 그러나 허블상수를 결정하는 팽창거리와 팽창속도는 먼 거리의 은하를 관측한 자료이므로, 아직 그 정밀도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허블상수에 약간의 오차만 있어도 우주연대의 계산은 엄청나게 큰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들을 사용하여 먼 거리의 은하를 관측한 결과 나이가 많은 별들이 새로 발견되었다. 20111NASA의 발표에 의하면 허블 우주망원경이 화로자리은하 방향으로 132억 광년의 거리에 있는 ‘UDFj-39546284’ 은하를 관측했다. NASA는 이 은하를 빅뱅 이후 약 4.8억년이 지난 후 생성된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2016년 예일대, 캘리포니아대,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큰곰자리 방향에 있는 GN-z11 은하를 발견했다. 그 별의 나이는 134억 년으로 계산되었고, 빅뱅 이후 4억년밖에 안 된 시점에서 생성되었다고 한다. 2019년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 James Webb Space Telescope)이 관측을 시작하면, 이 은하들을 정밀하게 다시 관측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원시별들을 관측하게 되면, 과학계는 더 오래 된 우주연대를 주장할지도 모른다. 오랜 우주론이 주장하는 초기 우주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연대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1] 오랜 우주론의 초기 우주적 사건 연대표

우주연대

발생 사건

우주 0

빅뱅!

0~10­³

플랑크 시간(물리학이 정의할 수 있는 최소의 시간단위). 플랑크 시간보다 짧은 시간은 측정이나 설명이 불가능

10-³~10-³

우주 수프 시대. 우주의 온도 약 10²°K. 4가지 힘은 이때 하나의 대통일장력

10-³~10-³²

급팽창(Inflation) 시대. 이때 우주는 지름 10­³, 부피 10-¹²배로 팽창. 강력이 대통일장력에서 분리.

10-³²~10-

최초의 강입자의 탄생-엎 쿼크와 다운 쿼크가 모여 양성자(수소 원자핵)와 중성자가 만들어짐

10-~ 1

입자와 반입자의 탄생

1~ 3

빅뱅 핵합성 시대. 우주의 온도가 100억도~1억도 정도까지 낮아지면서 원자핵 형성. 중성자는 핵융합 반응으로 원자핵 안에 결합됨. 수소 양성자간의 결합으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헬륨 생성.

3~38만년

입자와 반입자 쌍소멸 후 남은 입자시대. 절대온도 약 3000K까지 떨어짐. 원자핵들이 자유전자와 결합하여 중성인 원자가 됨. 해방된 광자가 우주배경복사가 되면서 이 무렵의 우주 모습 반영.

38만년

~3억년

, 은하, 성운 형성. 수소와 헬륨이 밀집된 곳에서 원시별들의 탄생, 원시별들은 100만 년 정도의 짧은 수명이 지난 후 초신성으로 폭발.

초신성 핵합성-무거운 원소들 생성.

~

~ 무거운 원소 별들의 탄생과 소멸 계속 ~

(46억년 전)

태양계와 지구 형성

~

~ 지구에서 생물과 인간 등장 ~

138억년

현재

 

3. 지구연대 46억년설

 

과학계에서 지구의 과거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는 일정한 속도로 붕괴해 다른 원소로 바뀌는 특성을 지닌다. 무기물질, 특히 암석을 시료로 사용하는 지질연대 측정에는 우라늄-238을 이용하는 우라늄-(U-pb) 연대측정법을 쓰고 있다. 유기물질, 특히 화석의 연대 측정에는 1949년에 윌리암 리비(Willard F. Libby, 1908-1980)가 발견한 탄소-14 측정법이 주로 쓰인다. 탄소연대측정법이 과거에는 방사선 계측에 의존했으나, 최근에는 가속기질량분석기(AMS: Accelerator Mass Spectrometer)가 개발되어 보다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게 되었다.

 

(1) 암석을 이용한 연대측정

 

지구는 최초에 기반암으로 형성되었다. 지구의 연대를 알기 위해서는 기반암을 찾아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를 측정하면 된다. 그러나 기반암은 지구 생성 이후에 일어난 지표층의 변화로 깊이 묻혀 있다. 지표층에서 오래된 암석을 발견하면 그 암석의 연대 측정은 우라늄-238의 반감기를 기준으로 하는 우라늄-(U-pb) 방법을 사용한다. 암석 내에 불안정하게 존재하는 우라늄-238 원소가 안정된 원소인 납(Pb)으로 변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원래의 원소는 모원소(parent element), 새로 생기는 원소는 자원소(daughter element)라고 부른다. 모원소인 우라늄의 절반이 자원소인 납으로 변하는 반감기는 약45억년이다. 만일 어떤 암석을 측정하여 우라늄-23850% 붕괴하여 생긴 납의 양이 섞여있다면, 그 암석은 약 45억년의 연대를 가진 것으로 판정된다. 그러나 납에는 238U, 235U 등의 붕괴로 생긴 206Pb, 207Pb 등과 자연계에 존재하는 204Pb 등의 동위원소가 있기 때문에 현재는 정밀한 AMS를 사용하여 U-238에서 나온 206Pb의 양만을 측정한다. 지구연대 측정을 위해서는 지구에서 발견되는 오래 된 암석, 달에서 가져온 월석, 그리고 우리 태양계 안에서 생성되었다가 지구에 떨어진 운석 등을 분석 자료로 이용한다.

 

지구 연대측정의 과학적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70년대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달을 방문했던 우주비행사들이 월석을 가져오면서부터였다. 과학계는 달이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가 생성되고 약 6000만 년 후에 화성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잔해가 모여서 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멜러니 바르보니 교수팀은 시카고대, 프린스턴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지질연대학센터와 공동으로 월석들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지에 발표했다. 이 발표에 의하면 각 월석들을 공동 분석에 사용하여 측정한 달의 나이는 약 45.1억년으로 모두 일치했다.

 

운석은 대개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대 안을 떠돌아다니다가 지구로 떨어진다. 운석의 나이를 측정하면 태양계의 나이를 알 수 있고, 따라서 지구의 나이를 알 수 있게 된다. 세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운석의 나이를 측정한 결과는 대개 45억년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20143월 경남 진주시에 떨어진 운석을 고분해능이차이온질량분석기(SHRIMP)를 이용해서 분석한 결과 45.6억년 된 것으로 판정했다. KBSI는 이뿐만 아니라,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 된 암석은 호주 잭 힐(Jack Hill) 지역의 역암(conglomerate)으로 그것에 섞여 있는 저어콘 (zircon) 결정(結晶)을 분석하여 약 444백만 년 전의 것으로 측정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저어콘(zircon)은 지구의 암석 중에서 풍화작용이나 지질학적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우라늄-납 연대측정을 위해 흔히 사용되는 대표적 광물이다. 이외에도 KBSI는 국내에서 제일 오래된 암석으로는 서해안 대이작도에서 발견된 토날라이트(tonalite)25.1억년 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구 물질의 연대측정과 관련하여 보조적으로 쓰이는 방법은 측정 대상에 따라 선택될 수 있다. 석영이 제일 마지막으로 햇빛을 받은 시기를 측정하여 해안사구나 문화재의 연대측정에 주로 활용하는 OSL(광 자극 루미네선스: 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연대측정법, 화성암의 퇴적층 연대측정에 특별하게 사용하는 포타슘-아르곤(K-Ar), 루비듐-스트론튬(Rb-Sr), 핵분열 흔적에 의한 피션 트랙(fission track), 고지자기(Paleomagnetic Chronology)의 흔적을 이용하는 고지자기연대측정법 등이 개발되어 있다.

 

(2) 지질연대표와 화석의 연대측정

 

지질학에서는 지구 역사를 시대별로 구분하고 있다. 지구 생성 이후 약 38억년이 되기까지를 원시지구 상태인 태고대라고 한다. 태고대는 지구가 기반암으로만 형성되어 있었던 시기이므로 지각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지각은 기반암 위에 마그마가 분출한 화성암, 퇴적 물질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 그리고 이것들의 변성암 등으로 지층을 구성한다. 이것을 지질이라고 한다. 지질의 역사를 설명하기 위해 시대를 구분하는 단위들로는 누대(Eon), , , 세 등이 있다. 누대는 지구 생성에서부터 캄브리아기 이전까지의 선캄브리아누대와 현생누대로 구분한다. 지질시대의 구분은 원시생물의 출현 이후 지층에 남아 있는 고생물 화석을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지층과 화석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화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에서는 고생물이 살았던 연대를 알기 위하여 화석과 화석이 묻혀있는 퇴적층에서 채취한 시료를 종합적으로 측정해서 연대를 판정한다. 각 지층에서 발견된 생물의 최초 발생은 최소한 묻혔던 지층의 생성시기보다 빨랐다는 점은 분명한 것이다.

 

지질학은 1807년 설립된 런던지질학회를 중심으로 찰스 라이엘(Charles Lyell, 1797-1875)이 발표한 <지질학 원리>에 의해 동일과정설(또는 균일설)이 주류를 이루면서 발전하였다. 지층이 과거에도 현재와 같이 동일한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는 동일과정설은 퇴적층의 축척 속도가 1foot(30cm)당 축적 시간이 평균 500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동일과정설은 물속에 유입되는 토사의 양, 흐르는 물의 양과 속도, 퇴적 지역의 지리적 조건 등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함이 지적되고 있다.

 

과거 지질학에서는 각 시대를 지층과 화석의 관계를 상대적으로 비교하여 정해 놓은 상대 지질 연대표를 썼다. ‘상대 지질연대표의 결함을 보완하여 절대 지질연대표를 처음 만든 이는 <지구의 나이>(The Age of Earth)를 발표한 영국의 지질학자 아서 홈스(Arthur Holmes, 1890-1965)였다. 그는 1927년에 방사성 우라늄-납 측정법을 지질연대 측정에 이용했다. 이후에도 연대측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홈스의 지질연대표는 수정될 수밖에 없었다. 홈스의 것을 수정한 현대 절대 지질연대표를 대개 [2]와 같이 만들어볼 수 있다. 이 표에서 보듯이 현대 지질학계는 지구의 연대를 46억년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 표에서 각 생물의 출현 시기는 화석과 화석이 발견된 각 퇴적층 암석의 연대를 측정해서 정한 것이다.

 

젊은 우주론자들은 지구의 오랜 연대에 대해 진화론자들이 만들어낸 오류라고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우주론은 진화론보다 앞서 독립적으로 먼저 발전한 것이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동일과정설에 이후 지질학의 발전 과정을 보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고전적 진화론은 1859년 찰스 다윈(Charles R. Darwin, 1809-1882<종의 기원> 마지막 페이지에서 주장했던 바와 같이 창조자가 최초의 생명체를 만들었고, 그것이 점진적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진화론은 창조자의 개입 없이 우연히 물질의 화학작용으로 최초의 단세포 생명체가 생겨났고, 그것이 긴 시간이 지나는 동안 DNA의 돌연변이에 의해 현재와 같은 생명체로 진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독교는 생물이 종류별로 하나님에 의하여 창조되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창조를 부정하는 모든 진화론을 배척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비판해서는 안 된다.

 

[2] 현대 지질연대표(연대 숫자 단위는 연도 표시)

누대(Eon)

(Era)

(Period)

(Epoch)

화석연대(생물사)

선캄브리아기 누대,

46-53000

태고대: 46-38

 

 

없음

 

시생대: 38-25

 

 

남조류

 

원생대

25-53000

고원생기

25-16

 

박테리아,

 

 

중원생기 16-9

 

스트로마톨라이트

(남조류 퇴적암)

 

 

신원생기

9-53000

 

 

현생누대

53000-현재

고생대

53000-2

4800백만

캄브리아기, 53천만-48000-생물 대폭발기

 

삼엽충, 완족류, 필석류 어류, 갑주어

양서류, 식물류

 

 

오르도비스기, 48000-44300

 

(말기 대멸종)

 

 

실루리아기, 443백만-41700

 

 

 

 

데본기, 41700-35400

 

(말기 대멸종)

 

 

석탄기, 35400

-29000

 

 

 

 

페름기, 29000-24800

 

(말기 대멸종)

 

중생대, 248백만-65백만

트라이아스기, 24800-2600

 

 

거대 파충류, 포유류 등장 조류 (말기 대멸종)

 

 

쥐라기, 2600-14400

 

 

 

 

백악기, 14400-6500

 

(K-T대멸종) 소행성 칙슐럽 충돌로 공룡 멸종

 

신생대

65백만-현재

3

6500-180

팔레오세

6500-5480

생물 번성기

 

 

 

애오세

5480-3370

 

 

 

 

올리고세

3370-2380

 

 

 

 

마이오세

2380-530

600만년전

인류 출현

 

 

 

선신세

530-180

[아시아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유럽계]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4

180

-현재

플라이스토세

180-1

초기: 구석기 시대

중기: 호모 사피엔스

말기: 자바 직립원인,

중국 북경원인, 독일 하이델베르크 인

 

 

 

현세

1-현재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중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현대의 절대 지질연대측정법은 AMS를 이용하여 시료의 방사성 원소 붕괴(변화)율을 측정한 데이터를 사용한다. 그 방법은 무기질인 암석의 경우에는 우라늄-238의 반감기를 이용한 우라늄-납 연대측정법을 주로 사용하고, 유기질인 화석의 경우에는 대개 탄소-14 연대측정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사성 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에 대해서는 자칫 모두 반감기를 이용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방사성 우라늄-238이 붕괴하면 자원소인 납은 암석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생명체의 기본요소인 탄소 유기물 중에서 탄소-14는 생명체가 죽는 순간부터 붕괴하여 사라져버리는 특성이 있다. 화석은 바로 탄소-14의 이런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젊은 우주론자들이 과학계의 연대측정 기술에 불신을 제기하는 근거로 단골 메뉴가 된 것이 방사성 탄소-14 연대측정법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해서는 간략하지만 정확하게 사실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3) 방사성 탄소-14 연대측정법

 

탄소는 동위원소 세 가지를 가지고 있다. 대기 중에는 탄소 동위원소 12, 13, 14가 있는데, 그 구성 비율은 탄소-1298.9%, 탄소-131.1%, 그리고 탄소-141/10¹%이다. 이것은 방사능이 없는 탄소-12, 13이 총 1()개가 있다면, 방사성이 있는 동위원소인 탄소-14는 하나밖에 없다는 의미다. 탄소-146개의 양성자와 8개의 중성자, 6개의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연대측정을 위해서는 대기 중에 탄소-14 비율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가정한다. 또한 살아 있는 동물과 식물이 가지고 있는 탄소-14의 비율도 이와 같다고 본다. 그러나 생물체가 죽는 순간부터 탄소-14는 일정한 속도로 질소-14로 붕괴되면서 이런 비율이 깨어지기 시작한다. 탄소-14는 곧바로 대기로 발산되거나 죽은 생물체가 묻힌 토양으로 흡수된다. 대기에서 질소-14는 가장 흔한 원소이다. 탄소-14와는 달리 질소-14는 양성자 7개와 중성자 7개를 를 가지고 있다. 질소-14와 탄소-14는 같은 질량수 14를 가지고 있으나 탄소-14는 불안정 원소이고 질소-14는 안정 원소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질소는 다시 대기권에서 지구로 쏟아지는 우주선 에너지에 의해 양성자가 가진 양전자 하나를 잃고 중성자로 바뀜으로써 탄소-14가 된다.

 

탄소-14는 광합성을 통해 식물에 흡수되었다가 먹이사슬을 통해 또는 호흡을 통해 모든 동물에게 섭취된다. 이런 순환과정에서 생물체와 대기에서 탄소-14는 동위원소평형(isotopic equilibrium)을 이루고 활성도(activity)는 같아진다. 결국 대기의 탄소 동위원소와 화석에 남아있는 탄소-14의 변화된 비율만 알면, 그 화석의 생물이 죽은 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생명체가 죽은 이후의 연대 계산을 하는 자료는 대기 중에서 평형을 이루고 있는 탄소 동위원소의 비율과 화석에 남아 있는 탄소 동위원소 중에서 탄소-14의 남은 양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은 탄소-14의 반감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방사성 탄소-14 연대측정법과 방사성 우라늄-납 연대측정법은 방사성 원소의 붕괴율을 이용하는 것은 같지만, 다른 점은 반감기를 이용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차이에 있다. 방사성 탄소-14 연대측정법은 화석에 남아 있는 탄소-14의 붕괴율과 대기의 탄소 구성비를 이용하는 것이다.

 

화석의 연대측정은 화석이 묻혀 있던 퇴적암과 그 지층의 연대측정에 의해 지질연대를 결정한 다음에 그것에다 화석 자체의 연대를 더하는 방식으로 하게 된다. 탄소-14는 반감기가 고작 5,730년에 불과한 것이므로 과거에는 탄소-14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은 약 6만년 정도의 기간에만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는 과거에 사용하던 방사선 계측법의 한계 때문에 10번의 반감기가 지나면 잔량이 0.1% 미만으로 떨어져서 측정 시료를 찾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방사선 연대측정에 가속기질량분석기(AMS)가 이용되고, 탄소-14 연대측정에 오차를 보정하는 다양한 기법까지 발전함으로써 더 작은 시료만으로도 측정이 가능해졌다. 과학계의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보다 측정치의 정밀도와 정확성이 점점 높아졌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측정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100%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1948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설립되었던 영국박물관 방사성탄소연대 실험실의 역사가 유용한 과학적 정보를 알려준다. 그 실험실은 2001년에 문을 닫았는데, 그 이유는 전통적인 방사성탄소연대 측정보다 훨씬 더 정밀한 AMS를 이용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기술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III. 기독교의 젊은 우주론

 

각종 종교에서는 대개 그들의 신이 시간을 초월하여 영원히 존재하며, 그가 우주만물을 창조했다고 주장한다. 기독교는 하나님이 말씀으로 무에서’(Ex nihilo)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본다. 특히 기독교 성경에는 우주만물이 하나님에 의하여 6일 동안에 창조되었다고 설명하는 창세기가 있다. 창세기에 의하면 아담과 우주만물이 6일 동안에 창조되었다. 그러므로 젊은 우주론자들은 전통적으로 아담 족보의 연대를 계산하여 5일을 더해서 우주의 최초 연대를 계산한다. 따라서 우주만물의 창조연대가 약 6천년을 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과학계의 오랜 우주연대에 전면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젊은 우주론의 6일 창조설과 6천년설을 살펴보기로 한다.

 

1. 6일 창조설

 

젊은 우주론의 근거가 되는 성경의 창조기사에서 6일간의 창조 사건의 과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3] 6일 창조사건

성경 기록

창조일

창조물

비고

1.3-5

1

흑암에서 빛을 창조.

어둠과 빛을 나눔, 낮과 밤

1:6-8

2

궁창 위와 아래에 물

물을 나눔

1:9-13

3

바다와 땅, , 채소, 나무

바다와 땅을 나눔

1:14-19

4

궁창의 광명체:

, , 별 등

낮과 밤, 징조와 계절, 날과 해를 이루는 기능 부여

1:20-23

5

물속에 사는 생물, 궁창에 나는 새

종류별로 창조하고 번성의 복을 주심

1:24-31

6

땅에 사는 생물(종류별), 사람(남자와 여자): 하나님의 형상

번성의 복을 주심. 사람, 다스리는 권세, 먹거리,

2:1-3

7

안식일

창조를 마치고 안식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창조주 하나님은 6일 만에 우주만물의 창조를 완성하셨고, 7일에는 안식하셨다. 창조의 첫 주간에 대해 젊은 우주론자들은 6일 각 하루가 문자적으로 오늘날과 같이 일상적인 24시간 날()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셔 주교 또는 젊은 우주론자들의 계산방식에 따라 창조가 시작된 때를 계산하려면, 첫째 안식일이 시작되는 시간에서 24시간 6일을 거꾸로 계산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현대 월력으로 토요일 오후 6시로 계산된다. 그러나 창세기에는 하나님이 처음에 창조하신 것은 빛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창조가 시작되기 이전에 하나님은 흑암에 존재하셨고, 하나님이 처음으로 빛을 창조하여 흑암을 몰아낸 시각은 일요일 아침이 된다. 다시 말하자면 창조의 첫째 날에는 이 시작되는 저녁의 시간이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첫째 날은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1:5b)는 구절과는 달리 문자적으로 24시간 하루가 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제4일에 창조된 광명체가 낮과 밤을 나누고 날과 해를 이루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앞의 3일간에 대해서는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는 구절을 근거로 일상적인 24시간 날이라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는 것은 해와 달이 뜨고 지는 현상을 기준으로 하는 말인데, 이때는 해와 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의 3일간은 일상적인 24시간과 같은 문자적 하루가 아니다. 이렇게 드러나는 해석 방법의 차이로 오랜 우주론자들이 나타나서 날-시대설과 틀 이론(Framework Hypothesis/Theory), 그리고 불가지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은유적 해석과 비확정적 날 해석 등을 제안했다.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에서는 이것들을 오류라고 보지 않는다.

 

24시간 6일 창조설에는 하나의 창조기사 자료가 더 포함된다. 그것은 창세기 2장에 기록된 아담과 에덴동산의 창조사건에 관련된 기사이다. 그 내용은 땅에 내려오신 하나님이 흙으로 아담을 만들어 생기를 코에 불어넣으니 생령이 되었고, 아담을 에덴동산에 데려가서 그의 갈비뼈로 이브를 만들고 남녀가 배필이 되어 생명나무 열매를 먹으면서 살게 했다는 것이다. 아담의 창조사건을 창세기에 기록된 대로 정리해보면 다음 [4]와 같다.

 

[4] 아담의 창조사건

성경 기록

창조물

기사내용

비고

2:4-6

하늘과 땅을 만드시던 날

이미 하늘과 땅은 창조되어 있었다

하늘과 땅의 모습 설명

2;7

흙으로 아담을 지음

아담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생령이 됨

 

2:8-14

에덴동산 창설

땅의 식물, 생명나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에덴 4

아담의 거주처(하나님의 정원)

2:15-20

흙으로 들짐승과 조류,

나무 열매 식용 명령(선악과는 금지)

에덴동산 지킴이, 아담의 생물 이름 짓기, 가축을 언급

2:21-25

이브의 창조

아담의 갈비뼈

아담의 배필(부부)

 

앞에 나온 두 가지의 창조기사를 비교해보면 많은 차이점이 나타나고 있다. 앞의 [3]6일 창조기사에서는 단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여 식물-동물-사람(남녀를 따로 만들지 않고)의 순서대로 창조되었다. 그러나 [4]의 아담의 창조기사에서는 하나님이 사람과 동물들을 흙으로 만드셨고, 창조의 순서도 앞의 6일 창조기사와 틀린다. 특히 아담에게 생기를 코에 불어넣어 생령이 되게 했고, 나중에 여자(이브)를 만든 재료는 아담의 갈비뼈이다. 창조의 시간에 대해서도 차이가 있다. 앞에서는 태초이후에 6일 창조를 말하고 있는데, 뒤에서는 단지 하늘과 땅을 만드시던 날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뒤에 날()24시간 하루라고 해석한다면, 하나님이 24시간 하루 만에 창조를 끝내셨다는 뜻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한글번역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1장에서는 사람에게는 번성의 복을 주셨으나, 2장에서는 아담과 이브에게는 번성의 복을 주셨다고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와 같이 매우 다른 창조기사가 이어서 나오는 것을 보면서, 같은 창조사건을 두 번 기록한 것이냐, 아니면 두 개의 창조사건을 기록한 것이냐, 하는 문제가 논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진 아담을 동일인으로 인정하느냐, 아니 하느냐 하는 문제는 기독교 내에서 우주연대를 해석하는 문제에서도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다. 문자적으로만 해석한다면, 이 두 가지 창조사건은 동일사건으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젊은 우주론자들의 문자적 해석방법은 여기에서 적용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기독교적 성경해석은 뒤에 나오는 창조기사를 앞에 나온 창조기사에 대한 문학적 보충 설명으로 보고, 두 개의 창조기사에 각각 등장하는 두 사람을 동일인으로 믿는다. 특히 젊은 우주론에서는 아담과 그의 후손들의 족보 연대가 바로 우주연대와 같은 것이므로 동일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문자적 해석에 따라서 창세기 1장과 2장의 창조사건을 두 개의 창조사건이라고 보는 간격이론이 등장했으나, 전통적인 기독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우주연대 6천년설

 

젊은 우주론에 의하면 현재의 우주연대는 제임스 어셔(James Ussher, 1581-1656) 주교의 창조연대인 주전 4004년부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주후 연대까지를 통산하면 된다. 따라서 젊은 우주론에서 우주와 지구의 나이는 현재 약 6천년이 조금 넘는 것이 된다. 성경의 족보에 누락된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그 연대는 1만년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젊은 우주론자들이 주장하는 우주연대의 기본 틀은 어셔 주교가 그의 <연대기>(Chronology)(1650)에서 주장한 6천년설이다. 어셔 주교가 연대 계산에 이용한 자료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족보와 사건들의 기록이다. 어셔는 주전 40041023 일요일아침에 창조가 시작되었다고 결론 지었다. 어셔는 당시 천문표를 근거로 추분(autumnal equinox,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은) 후의 첫 번째 일요일을 골랐다.” 어셔의 주장은 당시 킹 제임스 성경(King James Version)를 비롯한 여러 가지 관주 성경의 주석에 수록되어 널리 보급되었다. 기독교 젊은 우주론의 연대는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으나, 더 언급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창세기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한 때는 태초라고 기록되어 있고, 이는 나름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므로 일일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젊은 우주론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몇 가지 연대 자료를 일반사 연대와 비교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5] 젊은 우주론의 중요 연대 자료 비교

성경 기록

사건

등장 인물

성경연대

일반사 연대

1.1-1:31

우주창조

하나님과 아담

1

BC.4004

7:6

창세기 대홍수

노아와 일가족

1656

BC.2349

12:4

아브라함 부름

아브라함과 사라

2083

BC.1922

12:40

이스라엘 출애굽

모세와 이스라엘

2513

BC.1492

왕상9:15

다윗왕 등극

다윗과 솔로몬

2995

BC.1010

2:11

예수 탄생

예수

4001

BC.4

 

 

IV. 시간의 가변성에 대한 검토

 

1. 성년 창조설과 겉보기 나이

 

젊은 우주론자들은 6천년설이 과학계의 반론에 부딪치자 젊은 우주론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성년창조설을 고안했다. 이는 헨리 모리스(Henry M. Morris, 1918-2006)와 존 위트콤(John C. Whitcomb, 1924- )<창세기 대홍수> 7성숙 상태의 창조와 성년 현상적사실-에 서술되어 있다 예를 들면 아담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도록 성숙한상태로 창조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조된 직후에 성년의 모습인 아담은 아기가 수십 년에 걸쳐 자란 것과 똑같이 보이게 될 것이다. 성년창조설의 논리를 지구에 적용하면, 지구는 6천 년 전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성숙한모습으로 창조되었다. 현재 우주가 138억 년 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성년 창조에 의한 겉보기 나이 때문이다. 성년 창조설은 성경에 뚜렷한 근거가 있는 말도 아니고, 과학적 이론도 아니다. 다만 젊은 우주론자들이 6일 창조와 6천년 우주론을 뒷받침하려고 만들어낸 가설이다.

 

성년창조설은 하나님이 생물을 창조하신 방법으로 기독교 신학적 가설로서는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왜냐하면 성장 기간이 긴 각 동물의 DNA만 창조해놓거나 아기 상태로 창조한다면, 그것들이 독립된 개체로 생존 가능할 때까지 창조자 하나님이 밤낮으로 어미 노릇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성가신 어미의 역할을 줄이기 위해 아담을 비롯한 생물들을 성년의 모습으로 창조했다고 주장하면, 하나님의 자유와 전능성을 믿는 기독교인들로부터 동의를 끌어낼 수는 있다. 그래 봤자 그것은 길어야 몇 십 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성년창조설에는 하나님이 사람과 생물을 조로증(早老症, Progeroid syndromes) 환자처럼 만들고, 더욱이 생명이 없는 물질적 우주까지 조급하게 창조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

 

만약 성년창조설이 사실이라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의 초기에는 물리법칙이 오늘날과 다르게 작동했다는 말이 된다. 이런 주장은 증거를 찾을 수도 없는 말일 뿐만 아니라, 물리학 체계를 근본부터 흔드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계의 적대적인 반박을 불러올 뿐이다. 성년창조설에 대한 생물학계의 비난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우주법칙은 창조 이전에 이미 모두 계획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므로 젊은 우주론자들도 창조론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우주법칙은 창조와 동시에 실현되었고 시간과 조건에 따라 실현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성년 창조설이 씨앗 우주론을 거쳐 펼쳐진 우주론으로 발전되고 있음은 주목되는 일이다. 권진혁에 의하면 씨앗 우주론은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하실 때 5차원 혹은 그 이상의 공간에서 우주의 씨앗인 4차원 시공간을 성년의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펼쳐진 우주론은 하나님이 그 씨앗을 이사야 4022절에서 장막을 펼치는 것처럼 3차원 공간에서 빠르게 펼쳤다. 현재의 4차원 우주가 그렇게 해서 생겨났으며 겉보기 나이로는 오래된 것처럼 보인다. 씨앗 우주론은 성년 창조설과 러셀 험프리스(Russel Humphreys)의 화이트 홀(white hole) 창조론을 성경적으로 보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화이트 홀 창조론은 화이트 홀 속에서의 6일은 바깥에서는 수백억 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의 씨앗은 6일 동안 화이트 홀 속에서 자란 것이 된다. 어쨌든 화이트 홀 우주론이나 펼쳐진 우주론은 그동안 24시간 하루라는 문자적 해석에 화석처럼 굳어져 있던 젊은 우주론의 틀을 새롭게 구성해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2. 시간의 물리적 가변성

 

시간의 개념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우리를 둘러싸고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일정하게 무한히 이어지는 흐름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어난 그 순간을 특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사건을 기록하려면 몇 년, 몇 월, 며칠, 몇 시라는 시간을 알아야 한다. 그런 목적에서 인간은 월력과 시계를 발명했다. 젊은 우주론이나 오랜 우주론이나 우주연대의 0시는 우주만물의 시작점을 의미한다. 그때부터 우주만물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시간의 개념에서 일정하게 무한히라는 말은 재고되어야 한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의 시간은 영원하지도 않고, 시간의 속도 또한 일정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1988년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1942- )<시간의 역사>를 출판하여 베스트 셀러(best seller)가 되었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시간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호킹은 시간이 우주의 공간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결합되어 있으며, 시간의 속도는 중력의 크기에 따라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킹에 의하면 중력이 공간을 휘어지게 하고 시간의 흐름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과학자는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시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중력의 영향을 받는 상대적인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우주 밖에서는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시간과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킹은 신이 우주의 시공간 안이나 밖 어디에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주는 시작이 있었고, 아마 종말도 있을 것이다. 호킹은 그와 펜로즈(Roger Penrose, 1931-)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연구하여 이런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5차원 씨앗 우주론을 주장하는 권진혁은 과학 잡지 <네이처>(2002.8.8.)에 실린 호주의 시드니 맥쿼리(Macquarie) 대학의 이론물리학자인 폴 데이비스 교수의 기사를 인용하면서, 대폭발 시에는 빛의 속도가 무한대였다가 서서히 느려져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스는 퀘이사'라고 불리는 거대한 준항성 천체에서 지구까지 수십억 년 동안 여행한 빛을 측정한 결과 상대성이론의 광속도 불변의 원리와는 달리 빛의 속도가 일정치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킹이 주장하는 가변성을 가진 시간 개념과 폴 데이비스가 주장하는 광속도 변동성이 오랜 우주론과 젊은 우주론이 말하는 우주연대의 차이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보편적 우주상수의 하나인 광속이 폴 데이비스의 주장처럼 크게 변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V. 오랜 우주론과 젊은 우주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오랜 우주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고대 그리스 철학은 우주를 영원한 것으로 보았다. 이것이 기독교의 초기에 오랜 우주론의 등장에 영향을 끼쳤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과학적 오랜 우주론의 138억년 우주연대는 허블이 허블법칙을 발표한 뒤에 팽창우주론이 확정되면서 나온 것이다. 허블은 적색편이를 별의 후퇴속도로 해석하고, 셰페이드 변광성의 연주시차를 이용하여 지구에서 먼 은하까지의 거리를 계산했다. 이런 자료들이 허블상수(H) 계산에 이용되었다. 현대과학의 우주연대는 허블상수의 역수(1/H)이다. 그러나 허블상수 계산에 필요한 두 가지 측정값의 정확성과 정밀도에는 아직 문제가 많이 남아 있다. 플랑크 위성 등의 최신 장비로도 겨우 알아볼 수 있는 먼 거리 은하들에 대한 관측 자료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그러므로 현재 138억년의 우주연대에 대해서는 가설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지구연대 46억년은 암석이라는 물리적 증거를 직접 측정한 결과이다. 월석과 운석, 그리고 지구에서 발견한 가장 오래된 암석들을 최신 AMS로 측정한 결과가 46억년에 거의 일치하고 있다. 특히 앞에서 설명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이 도입한 고분해능이차이온질량분석기(SHRIMP)가 우리나라의 진주 운석을 측정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최신 과학 장비로 측정한 지구연대를 불신하기에는 반론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2. 젊은 우주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고전적 젊은 우주론

 

기본적으로 문자적 성경 해석을 믿었던 초기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이 우주창조를 시작하신 때를 창세기에 기록된 대로 태초라고 믿었다. 그들은 태초를 그렇게 오래 전의 일로 보지 않았다. 이와 같이 젊은 우주론은 역사적으로 기독교 초기부터 문자적 창세기 해석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러나 초기 기독교에서는 태초의 시기에 대해서 굳이 확정하려고 하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왜냐하면 초기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이 곧 재림하실 것으로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믿음에 바탕이 된 것은 성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 2220절에 기록된 이것들을 증언한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이다. 그러나 일상적인 24시간 하루 개념에 의하여 속히오실 것으로 믿었던 초기 기독교에 예수님의 재림이 늦어지면서 성경해석의 방법에 변화가 일어났다. 사도행전 1:7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요에 의하면 때와 시기는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는 미확정적인 것이 된다. 또한 베드로 후서 3:8절에 근거하면 하루를 천년으로 계산하는 해석법을 주장할 수 있다. 성경에 나오는 태초는 어떤 시간 해석법을 적용해도 인간에게는 카이로스(Kairos)적인 신비의 시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셔 주교가 1650년에 태초의 때와 시기를 명확하게 크로노스(Chronos)적으로 계산해냈다. 어셔 주교의 계산에 의하면 하나님의 창조는 주전 40041023일 일요일에 일어났다. 어셔의 주장을 고전적 젊은 우주론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에 의하면 우주의 창조연대는 약 6,000년밖에 되지 않는다.

 

19세기에 이르러서 근대과학의 한 갈래로 발전한 지질학계는 오랜 지구연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어서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진화론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기독교에서 주장하는 창조연대 6,000년설 지지자들과 과학계에서 주장하는 오랜 우주연대 지지자들의 충돌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때 진화론을 향해 공격의 칼을 먼저 빼든 쪽은 기독교의 고전적 젊은 우주론자들이었다. 고전적 젊은 우주론은 1923년에 안식교 신자 조지 맥크라디 프라이스(George McCready Price, 1870-1963)<신지질학>을 거쳐, 1960년대에 이르러 모리스와 위트콤이 출판한 <창세기 대홍수>에 의하여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으로 발전하였다.

 

(2)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은 안식교에서 처음 주장한 것이다. 고전적 젊은 우주론과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 사이에는 두 가지의 큰 차이점이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고전적 젊은 우주론자들은 성경을 역사서로 보고 있고,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자들은 성경을 역사서로 보는 동시에 과학책으로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 큰 차이는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자들이 노아홍수를 고전적 젊은 우주론에 추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전적 젊은 우주론이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간략하게나마 체계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이 태동한 안식교의 정식 명칭은 7일 안식일예수재림교회이다. 안식교는 정식 명칭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구약성경을 근거로 제7일 안식일 지키기와 신약성경을 근거로 예수 재림 기다리기를 가장 중요한 교리로 삼고 있다.

 

안식교가 창립된 계기는 미국 침례교의 평신도였던 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 1782-1849)의 예언에서 시작되었다. 밀러는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 등에 나오는 예언을 문자적으로 연구하고 그리스도가 1843년에 재림한다고 예언했다. 그의 예언은 다니엘서 814절에 근거한 것이었다. 다니엘은 환상 가운데 성소와 백성이 내준 바 되며 짓밟힐 일이 어느 때까지일꼬라는 질문과 이천삼백주야까지라는 대답을 들었다. 밀러의 이천삼백 주야는 에스라가 이스라엘 백성1700명을 이끌고 유대로 귀환한 주전 457년이 시작점이다. 이에 근거하여 밀러는 1843년 예수의 재림과 동시에 노아홍수와 같은 심판이 있고, 그 뒤에 성경을 문자적으로 믿는 신자들에게는 천년왕국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밀러의 예언은 빗나갔다. 밀러의 예언을 믿고 추종했던 사람들은 성경을 철저하게 문자적으로 해석하는 소위 근본주의적 집단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 성경에는 오류가 없는 것이므로 밀러의 해석이 잘못되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엘렌 지 화이트(Ellen G. White, 1827-1915)를 예언자로 추앙하면서 1863년에 제7일 안식일예수재림교회를 설립했다.

 

근본주의적 안식교에서는 현재에도 임박한 예수 재림을 주장하며 노아홍수와 같은 종말론적 심판을 강조하고 있다. 그에 대한 성경적 근거는 마태복음(24:37-39)에 있다. 여기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그의 재림에 관하여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고 말씀하셨다. 같은 기사가 누가복음(17:2627)에도 있는데, 여기에서는 노아홍수에 이어서 롯이 도망쳐 나온 소돔을 하나님이 유황불로 멸망시키는 사건이 더 언급(17:28-29)된다. 이 구절들은 노아홍수가 안식교의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에 끼어들게 된 성경적 근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식교에서 창조 후 1656(BC 2349)에 일어난 노아홍수를 고전적 젊은 우주론에 굳이 추가시켜야 했던 결정적 이유는 따로 있다. 그 계기는 안식교의 설립자 화이트 여사가 천지창조부터 노아홍수까지의 창세기 사건을 꿈속에서 보았고 이것을 하나님의 계시라고 설교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화이트의 설교를 듣고 노아홍수를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으로 발전시킨 사람은 안식교 신자이자 고등학교 과학교사였던 조지 맥크레디 프라이스였다.

 

화이트의 설교에 따라 프라이스는 노아홍수 기사를 지질학적 역사로 받아들이고 연구에 몰두했다. 프라이스는 화이트가 죽은 후에도 연구와 집필을 계속하여 1923년에 <신지질학>을 출판했다. <신지질학>은 고전적 젊은 우주론에다 오늘날 지구적 구조를 만든 원인이 노아홍수라는 단일격변이라는 주장을 추가한 것이다. 안식교의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은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프라이스의 <신지질학>은 당시 주류 지질학계에서 동일과정설을 바탕으로 작성한 지질연대표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었으므로 미국 과학계로부터 심한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안식교의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자들은 지질학계의 오랜 우주론자들과 분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이 전면에 등장하였고, 고전적 젊은 우주론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이 무렵에 구약학을 전공하던 존 위트콤은 프라이스의 <신지질학>을 신학적으로 옹호하는 논문 창세기 홍수”(The Genesis Flood)를 썼고, 이것을 자신이 재직하던 인디애나의 근본주의 신학교에 제출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위트콤은 이를 출판하려고 교섭하던 중에 홍수에 관한 과학적 서술의 부족함을 지적받자, 수력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남침례교 신자 헨리 모리스에게 협조를 요청하였다. 위트콤의 요청을 받아들인 모리스는 프라이스의 <신지질학>을 인용하면서 내용을 확장했다. 이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창세기 홍수>(The Genesis Flood)1961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당시 미국 남침례교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고전적 젊은 우주론자들에게도 크게 인기를 얻었다.

 

모리스는 안식교가 개신교에서 전반적으로 배척되고 있다는 사실과 프라이스의 <신지질학>이 안식교에서 교리 수준으로 취급되고 있는 점을 꺼려하여 <창세기 홍수>(The Genesis Flood) 개정판을 내면서부터는 <신지질학>에서 인용했다는 주() 표시를 삭제했다. 그러나 고전적 젊은 우주론에 노아홍수를 지질학적으로 덧붙인 안식교의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은 대부분 그대로 유지했다. 이 책은 한국에서 책명에 과장되게 자를 넣어서 <창세기 대홍수>라고 번역 출판되었다.

 

개신교(침례교) 신자인 모리스는 <창세기 대홍수>의 성공을 바탕으로 1970년에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을 주장하는 미국 창조연구소(ICR: Institute of Creation Research)를 설립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ICR은 안식교와 함께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집단이고, 이들이 주도하는 네트워크가 세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영향으로 이제는 젊은 우주론이라고 줄여서 말해도, 그것은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을 의미하는 말이 되어버린 상태이다. 이것이 오늘날 안식교와 개신교의 ICR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로 전파되는 젊은 우주론의 실체이다. 이들에 의하여 젊은 우주론이 전파되면서 점차 개신교의 ICR 네트워크가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과 논쟁을 떠맡게 되었고, 안식교는 뒤로 빠지게 되었다.

 

안식교의 설립과정과 그들이 교리처럼 믿는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모리스의 ICR에 흘러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전파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안식교 신자였던 로널드 넘버스(Ronald L. Numbers)<창조론자들>에서 보다 상세하게 서술된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창조론자들>에서는 모리스 일행이 한국을 방문했고, “그 결과 KACR이 결성되었다는 설명까지 들어있다. 모리스는 1980년 여의도 세계복음화 대부흥회의 한 세미나에서 창조냐 진화냐를 주제로 강연한 적이 있으며, 이것이 계기가 되어 1981년에 KACR이 설립되었다. <창조론자들>은 한국 창조론자들 대부분이 관심 있게 읽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책을 바탕으로 두 권의 책이 출판되었다.

 

 

. 분쟁의 발생과 기독교적 조정

 

1. 분쟁의 발생

 

기독교의 젊은 우주론과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 사이에는 논쟁을 넘어 분쟁의 차원에 이르고 있다. 이제는 과학계의 전면적 공격으로 확대되어 기독교 젊은 우주론은 방어에 급급하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태에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 분쟁의 근본적 원인을 살펴보면, 그 바탕에는 자연을 이해하는 관점에 차이에 있음이 발견된다. 자연은 물질과 생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자연에는 물질과 생명에 대한 두 개의 법칙이 존재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었던 고대 유대인들은 인간이 하나님의 대리자라고 생각했다. 고대 유대인들에 의하여 기록된 성경에는 자연의 물리적인 법칙에 대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따라서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계시하는 생명의 법칙이 주제가 되었다.

 

성경을 경전으로 삼는 기독교는 하나님을 믿기 위하여 자연을 연구하거나 또는 자연의 법칙에서 하나님의 창조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이 하나님의 창조를 알기 위해서 자연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과학의 시초가 되었다. 저명한 초기 과학자들 대부분이 기독교인들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학문적 필요성에 의해 연구대상인 자연을 물질로만 구성된 것으로 규정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하나의 자연을 반쪽씩 나눠서 연구함으로써 기독교와 과학 사이에 견해차가 발생한 것이다. 과학의 자연에서는 하나님이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과학에서의 문제는 물리학은 물질만을 대상으로 물리법칙만을 연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생물학조차 생명을 물리법칙에 따라 설명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진화론이다. 진화론은 물리법칙과 생명법칙의 차이를 무시하면서 자연이 법칙을 선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연에 존재하는 두 개의 법칙 사이에는 자연이 연결할 수 없는 단절 부분이 발견되고 있다. 바로 이 단절 부분이 물질에서 생명이 진화론적으로 생겨날 수 없는 이유이다. 과거에 모든 종교는 전통적으로 이 단절 부분을 신의 손길이 이어준다고 믿었다. 기독교도 알지 못하는 것들 모두를 하나님의 손길에 미뤄놓았었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물리법칙에는 하나님의 손길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점점 밝혀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단절 부분이 다 메워졌으니 기독교의 하나님이 할 일이 없어졌다고 조롱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현대과학이 발전하면서 물질과 생명의 단절 부분을 메우기는커녕, 오히려 그 간격이 더 벌어진 상태이다. 왜냐하면 현대 양자역학의 기본 법칙은 불확정성 원리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이 자연을 온전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의 반쪽만을 연구하는 한계에서 오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기독교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것은 성경의 문자적 해석과 관련된 문제, 특히 창세기의 구절들을 과학적 문자로 해석하려는 시도 때문이다.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자들은 물질적인 우주가 얼마나 오랫동안 팽창했는가를 연구하여 그것이 어느 때에 시작되었는지를 알려고 한다. 반면에 기독교의 젊은 우주론자들은 성경에 기록된 문자에서 하나님의 창조가 어느 때에 일어났는가를 알아내려고 하고 있다. 전혀 이질적인 자료에서 어떻게 같은 답이 나올 수 있겠는가?

 

과학이 자연을 온전하게 설명하는 학문이 되려면, 먼저 물리법칙과 생명법칙을 통섭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독교의 문제는 성경이 생명의 법칙을 설명하는 책이지, 물리법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아니면 기독교도 통섭적으로 과학을 이해해야 한다. 과학을 대표하는 진화론과 기독교를 대표하는 젊은 우주론은 각각 반쪽의 진리만을 가지고 자기의 것이 진리의 전부라고 우기고 있다.

 

더욱이 젊은 우주론자 테리 몰텐손(Terry Mortenson)은 예수께서 마가복음 10:6창조 시로부터 저희를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으니라고 말씀하신 구절을 인용하여 예수님이 젊은 지구 창조론자라고 주장한다. 몰텐손은 이를 근거로 진화론이나 과학계의 오랜 우주론을 비판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전통에서 주장하는 오랜 우주론까지 싸잡아 몰아서 타협이론이라고 비난한다. 자기이론만이 옳다는 식의 주장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이후에는 나온 적이 없는 교조주의적 행태이다. 이렇게 아전인수격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젊은 우주론자들은 요한복음 8:3-11절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는 유대인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가 잡혀온 여자를 모세의 율법에 따라 돌로 쳐서 죽일 것을 요구하는 기사가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율법 해석에 따르지 않으셨다. 성경의 기록을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문자적 해석 방법에 따르면, 십계명을 위반한 여자나 십계명을 문자와 다르게 해석하는 예수님도 마땅히 돌로 쳐 죽일 수 있다. 젊은 우주론자들이 문자적 해석만을 따른다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문자적 해석을 거부한 예수님을 버리고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젊은 우주론자들이 예수님을 자기편처럼 말하면서 지구연대에 관련하여 다른 이론들을 모조리 타협이론이라고 배척하고, 정죄하는 것은 자기는 죄 없다고 주장하는 바리새인들과 같은 행동이다. 젊은 우주론은 하나의 신학적 주장으로는 가능하지만, 젊은 우주론에 포함된 프라이스의 <신지질학>은 과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주장이다. 그것을 거의 그대로 인용한 모리스의 <창세기 대홍수> 역시 마찬가지 수준이다.

 

문자적 성경해석이 만들어낸 오류는 창조의 반대편인 종말의 예언에 관련해서도 수많은 예를 들 수 있다. 고전적 젊은 우주론의 대표자인 어셔 주교는 <연대기>에서 아담부터 아브라함까지 2,000, 아브라함부터 예수님의 초림까지가 2,000, 예수의 초림부터 재림까지 2,000년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1996년이 예수 재림의 때라고 해석했다. 이를 믿은 안식교 신자들은 물론 개신교의 젊은 우주론자들도 1996년을 기대했지만, 예수의 재림은 없었다. 또한 그 이전 1988년에 미실현된 할 린제이(Hal Lindsey, 1929- )의 예언도 있다. 린제이는 이스라엘의 독립(1948)으로부터 한 세대(40)가 지나면 아마겟돈에서 최후의 전쟁이 일어나고 예수가 재림할 것이라고 예언한 <대유성 지구의 종말, The Late, Great Planet Earth>(1970)을 출판했다. 이 책은 젊은 우주론자들에게 거의 필독서로 광범위하게 읽혀졌다. 린제이가 예언한 1988년에 예수의 재림은 없었지만,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었다.

 

2006년에 죽은 ICR의 설립자 모리스는 대부분의 젊은 우주론자들처럼 생전에 세대주의 전천년설을 믿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젊은 우주론자들은 세대주의 전천년설을 믿으면서 생전에 예수의 재림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이다. 그런 사람들은 성경을 그런 방향으로 해석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젊은 우주론자들에게 그런 경향성은 확실히 드러나지만, 겉으로는 이를 감추려고 한다. 모리스는 그가 믿었던 어셔와 린제이의 예언이 틀렸음에도 침묵했다. 일부 기독교인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체하면서 여전히 젊은 우주론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기독교인들이 문자적으로 연대를 해석하다가 오류를 범했다. 창세기의 욤을 문자적 24시간으로 해석하는 젊은 우주론자들에게 그러나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24:36)고 말하는 성경구절은 왜 문자적으로 전혀 참고가 되지 않는 것일까?

 

오랜 우주연대는 진화론에 필요하지만, 진화론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진화론의 논리를 빅뱅 이전의 영원한 시간으로 확장하면, 그곳에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필연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사실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젊은 우주론은 영원불변하신 하나님이 태초에 하신 창조사건을 성경 기록과 사실을 비교하면서 논증해야 한다. 젊은 우주론과 오랜 우주론의 쟁점은 태초를 어느 때로 보느냐의 문제이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이 인간의 역사 밖에서 하셨거나 하실 일을 어느 때라고 단정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성경에 기록된 사실이다.

 

2. 기독교적 조정

 

고전적 젊은 우주론은 1923년 안식교 신자 프라이스의 <신지질학>의 내용이 개신교 신자 위트콤과 모리스의 <창세기 홍수>(1961)에 유입되었고, 모리스의 ICR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에 보급되었다. 이로 인하여 과학계와의 분쟁뿐만 아니라, 기독교 창조론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격화되는 등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나게 되었다. 과학과 기독교와의 사이에 벌어지는 논쟁은 신의 존재에서부터 우주의 시작과 종말에 관한 것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의 논쟁은 결국 사실이 드러나면 끝나는 문제이다. 그리고 기독교 내부에서 성경해석의 견해 차이로 벌어지는 - 특히 젊은 우주론과 오랜 우주론의 해석에 관한 - 논쟁 역시 과학적으로 사실이 드러나면 끝날 것이다.

 

성경 전부를 하나의 방법으로만 해석하는 것이 무리라는 사실은 그 외에도 많이 나타난다. 예수께서 무화과나무의 비유로 말씀하시면서 인자의 오실 때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세대가 지나가기 전에 이 일이 다 일어나리라”(24:34)고 말씀하셨지만, 수십 세대가 지나간 지금에도 아직 성취되지 않은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말씀 뒤에 이어지는 24:36절에는 예수께서 하신 대답이 기록되어 있다. 그 대답은 하나님만이 아신다는 것이다. 이 구절들은 공관복음서 3곳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크리스천들이 성경의 몇 구절을 인용하여 카이로스적 하나님의 시간에 대해 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오만이다. 사실 더욱 큰 문제는 젊은 우주론자들이 현대과학의 발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성경의 일부 문자를 과학적 의미로 해석하고, 그것을 유일한 진리라고 우기는 것이다.

 

과학이 현대문명을 건설했고, 과학주의가 현대사회를 주도하고 있음은 현대인들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R 네트워크의 젊은 우주론자들은 과학을 부정하면서, 지난 20세기에 출판한 프라이스의 <신지질학>, 그리고 위트콤과 모리스의 <창세기 대홍수>의 주장을 완강하게 그대로 답습하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 때문에 현대 과학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개신교에서도 젊은 우주론자들의 태도를 비난하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ICR 네트워크의 활동으로 인하여 안식교에서 시작한 젊은 우주론에 대한 비판을 개신교가 몽땅 뒤집어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크리스천들은 안식교에서는 젊은 우주론을 교리 수준으로 믿고 있지만, 개신교에서는 창세기 해석의 하나로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개신교에서 젊은 우주론은 하나의 아디아포라(adiaphora)적인 것들의 하나이다.

 

분쟁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보수적 개신교단들이 과학계와의 분쟁은 제쳐두고, 우선 기독교 내부의 논쟁을 조정하는 방안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시작한 그 연구들의 보고서가 2000년대 초기에 제출되었다. 이 보고서들을 기초로 미국 개혁신학 교단들인 OPC(Orthodox Presbyterian Church)PCA(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등은 목사 안수의 기준으로 ’()에 관하여 최대 5가지-일상적인 하루의 날, -세대, 문예적 틀, 유비적 날, 미확정된 기간의 날-를 복음적 견해로 인정했다. 한국 신학계에서도 대체로 이를 수용하고 있다. 여기에 비추어보면 젊은 우주론은 그 가운데 하나인 일상적인 하루의 날을 기반으로 하는 견해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젊은 우주론자들은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크리스천 형제들의 다른 견해 전부를 타협이론으로 몰아 거칠게 공격하고 있다. 그런 행태는 예수님 앞에 간음한 여자를 데려와서 죽여야 한다고 성경해석에 대한 특허권 또는 독점권을 가진 것처럼 주장했던 유대인 서기관이나 바리새인과 다름없어 보인다. 그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어떤 말씀으로 대답했었던가?

 

젊은 우주론이나 오랜 우주론은 모두 창조의 시기에 관련하여 하나의 성경적 견해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창조주 하나님의 위엄(Magnalia Dei) 아래 창조론의 두 가지 요건은 반드시 일치해야 할 것이고, 나머지는 해석의 다양성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창조론의 두 가지 요건은 창세기에서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고 선포한 다음에 분명하게 나타난다. 첫째는 모든 생물을 종류대로창조하셨다는 것이고, 둘째는 특별히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는 창조론이 이 두 가지 요건에만 일치한다면, 그 이외의 -시간적 해석을 포함하여 아디아포라적인- 것들은 신앙의 형제들 사이에서 해석의 차이로 용인해야 한다. 또한 과학주의 시대에 과학이 이룩한 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 비과학적인 성경 해석으로 과학적 이론을 공격하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전혀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과학적 이론이 자신의 종교적 믿음과 다르다면, 신앙적인 성경해석에 근거하여 반박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 방법으로 비판하는 것이 합당하다. 이런 행동이야말로 적응’(Accommodation)을 강조하면서 기독교의 개혁은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칼빈(Jean Calvin, 1509-1564)의 개혁주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본다.

 

 

VII. 결론

 

기독교의 고전적 젊은 우주론은 지질학, 물리학, 생물학 등의 과학계가 오랜 우주론과 진화론을 주장하면서 흔들리게 되었다. 안식교에서 시작한 창조과학적 젊은 우주론은 과학계로부터 심한 공격을 당하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기독교 신학자들 사이에서도 해석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다. 그중에서 5가지 해석은 2000년대 초부터 미국 개혁신학 교단들인 OPCPCA 등에 의하여 수용하는 것으로 조정되었고, 한국에서도 받아들이고 있다. 젊은 우주론은 5가지 해석 가운데 하나인 일상적인 하루의 날해석일 뿐인 것이다.

 

한편 과학계는 탄소-14 연대측정법과 우라늄-238의 반감기를 이용하는 우라늄-(U-Pb) 연대측정법 등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최신 고분해능이차이온질량분석기(SHRIMP)를 이용해 운석과 월석, 그리고 지구 암석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는 지구와 태양계의 나이가 약 46억년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진주 운석 연대 측정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팽창우주론을 바탕으로 하는 현대 천문학계는 허블상수를 이용하여 우주의 나이 138억년이라는 오랜 우주론을 주장하고 있다.

 

젊은 우주론은 진화론 배척을 위해서도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그러므로 젊은 우주론자들이 젊은 우주론 이외의 성경적 해석들을 타협이론이라고 배척하는 것은 지나치다. 24시간 6일 창조설과 우주연대 6천년설은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문자적 성경 해석의 하나이지만, 현대 과학과의 사이에 거리가 너무 멀다. 그러므로 현대 기독교는 젊은 우주론으로 인하여 천동설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이 오히려 유익이 될 수 있다. 기독교는 과학계의 오랜 우주연대 논쟁에 대해서는 과학이 스스로 해결하기를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젊은 우주론자들은 예수님의 성경해석 방법이 결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문자주의적 방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성경에서 창조의 때를 말하는 태초에 대해서는 인간이 그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독교의 교리에서도 아디아포라(adiaphora)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씌어 있는 문자대로 창조의 때를 태초라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끝으로 현대인들에게 지구연대의 명백한 물리적 증거인 암석들의 연대측정 결과를 부정하고, 젊은 우주론을 믿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현대인들에게 과학적 측정 결과를 배척하고, 6천년설을 믿으라고 하는 것은 고대 천동설을 다시 믿으라고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과거에 맹목적인 문자적 해석에 따라 천동설을 믿고 지동설을 배척했던 기독교인들이 과연 하나님의 뜻에 합한 행동을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현대 크리스천들은 오늘날에 그런 행동을 되풀이하는 우()를 다시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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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March 5, 2018

Revised and accepted March 13, 2018)

 

 

Humans have argued about the ages of the Earth and the universe for long time. Some Christians claim Young Cosmology which means the ages of the Earth and the universe are about 6,000 years each. But Old Cosmologists claim the age of the Earth is about 4.6 billion years and the universe 13.7 billion years. They attack each other, claiming the other’s theory is wrong, Now the controversies between two theories have become a worldwide social issues, especially in Korea and in U.S.A. because headstrong Young Cosmologists KACR is in Korea and ICR in U.S.A.. This assertion aims to prove why they fight for different ages of the Earth and the univer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