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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비판과 기독교 창조론

heojohn 2020. 4. 2. 14:48

개관하면서

 

고대인들은 신의 존재와 그에 의하여 우주만물이 창조되었음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믿었다. 이런 사실은 각 민족이 갖고 있는 민족 신화에 반영되어 있다. 그러나 BC. 5세기경에 이르자, 신화에 대한 회의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에 의하여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간이 철학하면서 품게 되는 가장 큰 의문은 내가 어떻게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는가?’일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에 대하여 생물은 신이 생명력(엔텔레키)을 이미 부여해놓은 물질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고대의 물활론적(또는 생기론적) 자연발생론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여 그리스에서 각종 자연발생론이 제안되고 있던 중에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여 유대교를 개혁한 기독교가 탄생했다. 기독교는 창세기를 포함한 유대교의 경전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기독교가 서구사회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면서 신에 대하여 회의하는 모든 사상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는 자는 처형되는 암흑시대가 있었다.

16세기에 이르러 르네상스의 대표적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Desiderius Erasmus)우신예찬(1511)과 경건한 로마가톨릭교회의 이상주의자 토마스 모어(Thomas More)유토피아(1516)는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95개조 반박문](1517)을 발표하면서 종교개혁으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되었다. 그리고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천구의 회전에 관하여(1543)를 출판하여 천동설을 비판하면서 지동설을 제안한 것이 과학혁명을 촉발했다. 이성의 눈을 뜬 과학자들이 광학기구를 발명하고 새로운 과학적 사실들을 발견하면서 과거의 오류들이 비판 또는 수정되기 시작했다. 과학은 과거의 신학과 철학에 도전하여 새로운 이론들을 제안했다. 지동설은 당시 서구사회를 지배하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우주론과 로마가톨릭교회의 교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과학혁명에 의하여 새로 등장한 의문은 우주의 기원에 관한 문제였다. 아이작 뉴턴(Sir lsaac Newton)에 의하여 1687년에 출판된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는 신에 의하여 창조된 기계적 우주론을 제시했다.

19세기에 새로운 실증주의 과학사상이 등장하면서부터 철학적 논제에 대해서조차 철저한 실험적 논증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동안 자연발생론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거듭되면서 프랑스에서 라마르크(Jean-Baptiste de Monet, chevalier de Lamarck)동물 철학(1809)에서 후천적 획득 형질의 유전적 변이에 의한 진화론을 처음으로 주장하였다. 그것은 용불용설로 알려진 진화론이었다. 그러나 라마르크의 제자로서 창조주의자이며 유명한 고생물학자인 퀴비에(Georges Cuvier)는 최초의 진화론자인 스승에게 모욕적인 비난을 가하여 그에게 치욕과 좌절을 안겨주었다. 퀴비에의 행동은 무례한 것이었고 과학적인 방법도 아니었으나, 당시 로마가톨릭을 국교로 가졌던 프랑스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이렇게 반창조주의적인 진화론이 나오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에서는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을 고수하려는 문자주의적 도그마에 묶여 과학적으로 창조론을 입증하려는 시도가 없었다.

창조냐, 진화냐?’라는 두 가지 의문 사이에서 문제는 어느 쪽을 믿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세계관이 정반대로 달라진다는 점이다. 결국 창조론자들과 진화론자들 사이에는 사회적 윤리를 공유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창조론자의 윤리는 영원한 존재이신 만물의 창조주에게 기반을 두는 것이지만, 진화론자의 윤리는 일시적 존재인 인간에게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사회에서 이 윤리관의 차이는 엄청난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의 하나이다. 창조론을 신앙의 토대로 삼고 있는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무신론에 바탕을 둔 진화론자의 잘못된 세계관을 교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선교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기독교 창조론자와 진화론자 사이에서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창조론자로서 진화론을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면, 그는 진정한 기독교 창조론자가 될 수 없다. 하나의 이론만 알고 그것의 경쟁이론을 모른다면 그런 지식은 학문적으로 불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진화론은 겉으로 보기에는 과학적으로 그럴듯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그 실체는 고대 자연발생론을 조금 바꾼 것에 불과하다. 창조론자가 진화론자와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승자의 깃발을 세우기 위해서는 방법론적으로 무신론자인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존해야 할 궁극적인 규준은 항상 경험과 관찰에서 나온다는 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이 강의에서는 먼저 진화론에 대해서 4단계의 발전과정에 따라 차례로 논의할 것이며, 창조론에 대해서는 기존의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에 머물지 않고 현대의 과학적 이론과 사실을 중시하는 방법으로 논의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진화론 비판이 결여된 창조론은 현대인들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 진화론 비판

 

진화론은 역사적으로 4단계로 발전했다. 진화론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다윈(Charles Darwin)1859종의 기원에서 발표한 생물학적 진화론이고, 그 다음은 오파린(Aleksandr I. Oparin)1936년에 생명의 기원에서 발표한 화학적 진화론이다. 그 외에 1848년에 공산당 선언을 발표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역사적 유물론에 다윈의 진화론을 접목하여 만든 유물론적 진화론이 있다.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은 유물론적 진화론에서 발전한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 호킹이 발표한 위대한 설계에서 M이론이라는 양자역학적 진화론이 등장했다.

현대 과학주의 사회에서 이런 진화론들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진화론의 발전 과정에 대한 역사적 이해와 과학적 지식의 습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창조론 진영에서 진화론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이고, 진화론 비판과 창조론 서술에 과학적 지식을 적용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지지부진하다. 전자의 이유로는 유물론적 진화론을 논의한 엥겔스의 반듀링론자연의 변증법등이 공산주의 서적들이므로 자본주의 문화권에서는 널리 연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자의 이유로는 기독교 창조론자들이 기존의 성경적 틀에 안주하려는 타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과학적 지식의 습득을 게을리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호킹의 M이론이 기초하고 있는 양자역학은 아직 일반적 수준에서는 물론 과학계에서조차 널리 이해되지 않았다. 어쨌든 이 강의에서는 역사적 발전 단계에 따라 4가지 진화론을 차례로 논의할 것이고, 결국 진화론은 모두 오류로 판명된 고대 자연발생론의 재판(再版)이라는 사실이 입증될 것이다.

 

1.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 1단계

 

다윈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성공회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 공부를 했다. 1831년 졸업 후에 그는 곧 바로 영국 해군 함정 비글(Beagle)호에 승선하는 기회를 잡아 5년을 항해하면서 각지의 생물 표본들을 수집하였다. 다윈은 이 표본들을 연구하면서 화훼업자와 목축업자의 인공선택에 의한 품종개량을 관찰했다. 다윈은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자연선택에 의해서도 점진적으로 품종개량과 같은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1859년에 종의 기원을 출판했다. 이 책의 내용을 핵심적으로 요약하면, “동물이 기껏해야 넷이나 다섯의 조상으로부터, 그리고 식물은 그것과 같거나 더 적은 수의 조상으로부터 유래되었으며, 자연선택에 의하여 작은 변이가 축적되면서 점진적으로 다른 종으로 진화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어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윈은 이 책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생명력이 창조자(the Creator)에 의하여 최초에 몇 개 또는 하나의 형태’(a few forms or one)에 불어넣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 책은 종류대로의성경적 창조사건을 부정하는 것이었으므로 기독교 국가인 대영제국 사회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 처음 벌어진 논쟁에서 옥스퍼드 주교 윌버포스(Samuel Wilberforce)인간의 조상이 원숭이냐?’는 등의 질문으로 공격했고, 이에 맞서 다윈의 불도그로 불리는 토머스 헉슬리(Thomas H. Huxley)는 과학의 이름으로 다윈의 이론을 적극 변호해주었다. 그러나 이미 다윈의 생존시에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프랑스 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자연발생론 실험 대회에서 유명한 백조 목(S) 시험관 실험을 통해 자연발생론이 오류임을 입증했다(1859). 파스퇴르는 이 실험을 통하여 생명속생설(生命續生說: biogenesis)을 입증하고 상금을 획득했다. 그리고 그는 1861년에 자연발생설 비판을 출판했다. 파스퇴르의 실험에 의하여 자연발생론에 다름 아닌 진화론도 사실상 종결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윈은 그의 이론에 그가 설명할 수 없는 4가지 난점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 중간종과 화석의 난점, 각 기관의 중간형태의 난점, 본능의 난점, 종간교배에서 불임현상이 그것들이다. 다윈이 이런 난점들을 스스로 공표한 것은 만약 앞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난점들이 있다면, 그의 이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취지였다. 다윈의 진화론이 오류라는 사실을 가당 먼저 지적했던 사람은 바로 다윈의 친구이며 열렬한 옹호자인 헉슬리였다. 그럼에도 헉슬리가 다윈의 진화론을 옹호하는 이유는 창조주의를 반대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점진적 변이의 축적에 의해서 진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 돌연변이설을 주장했다. 미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이며 현대 다윈주의자인 스티븐 굴드(Stephen J. Gould) 역시 진화는 점진적변이에 의해서가 아니라, ‘희망의 괴물의 출현에 의하여 진행된다고 주장하면서 돌연변이설을 다시 강조했다. 진화론은 오류가 발견되면, 이렇게 새로운 이론을 대치하는 방식으로 진화(발전)해왔다. 그렇지만 돌연변이에 의해 진화가 일어난다는 이론도 입증되지 않았다. 이와 같이 현대 진화론자들의 주장들을 살펴보면, 다윈의 이론을 옹호하기 위하여 과학이론을 교묘하게 왜곡하면서 신의 존재와 창조사건을 부정하려는 무신론적 억지일 뿐이다.

다윈의 진화론이 이렇게 오류가 드러났음에도 폐기되지 않고 아직까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뒤에서 논의할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유물사관에 다윈의 진화론이 인용됨으로써 무신론을 주장하는 공산주의자들의 비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윈은 생전에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무시했으나, 엥겔스는 유물론을 바탕으로 하는 공산주의 이론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적극 인용하고 찬양하였다. 엥겔스는 공산주의 유물론을 과학적인 것으로 위장하기 위하여 당시 다윈의 과학적 권위와 명성을 이용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윈은 신의 존재에 대하여는 스스로 무신론자가 아니라고 부인하고 불가지론자임을 고백했다. 말하자면 다윈은 유신진화론자이다. 그런데도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옹호 때문에 다윈의 진화론이 완전히 무신론적이라고 오해받게 된 것이다. 자칭 현대의 다윈주의자들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그 영향에 빠져 무신론을 주장하고 있다.

 

2. 유물론적(또는 변증법적) 진화론: 2단계

 

독일 헤겔(Georg Wihelm Friedrich Hegel) 철학의 극좌파에 속했던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변증법이라는 헤겔의 방법으로 헤겔의 관념 철학을 비판했다. 그들은 이전의 철학에 남아 있던 유신론적 요소들을 철저하게 제거할 것을 주장하고 새롭게 역사적 유물론을 제안했다. 그들은 역사적 유물론을 바탕으로 공산당선언(1848)을 발표하여 자본주의 사회를 뒤엎고 공산주의 프롤레타리아 사회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들은 1859년에 종의 기원이 출판되자 이를 읽고서는 다윈의 생물학적 진화론을 열렬히 지지하게 되었다. 엥겔스는 같은 독일 사회민주당원인 오이겐 듀링(Eugen DÜring) 교수가 그들의 사적 유물론과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하면서 세력을 확장하게 되자, 다윈을 옹호하고 듀링을 반박하는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이 논문들에서 엥겔스는 다윈의 진화론을 인용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투쟁 이론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패배한 자는 사정없이 쫓겨났다. 이것은 다윈이 말한 개체의 생존투쟁이 훨씬 증폭된 힘으로 자연에서 이 사회로 옮겨온 것이다.” 엥겔스는 논문들 곳곳에서 진화론의 용어를 자주 인용하고, 다윈을 찬양하고 있다. 엥겔스는 이 논문들을 편집하여 반듀링론(1878)을 출판했다. 그는 이 책의 핵심적인 3개의 장을 뽑아서 공상에서 과학으로의 사회주의 발전(1882)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공산주의자들은 이때부터 이 책에 붙인 이름과 같이 그들의 이론을 과학적 사회주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엥겔스는 다윈의 진화론을 옹호하면서 반듀링론을 쓰는 동안 공산주의 이론을 진화론적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그러므로 엥겔스가 발표한 사회 및 자연의 변화에 관한 후기 이론들에 대해서는 유물론적 진화론으로 불러야 한다. 특히 엥겔스는 반듀링론에서 유물론적 생명관인 생명은 단백질의 존재양식이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제시했다. 그는 이 책에서 당시의 진화론 수준을 이렇게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아무리 대담한 자연발생론자라 하더라도 다만 박테리아나

곰팡이 종류나 기타 원시적인 유기물만이 이 방법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을 뿐, 곤충이나 어류나 조류나 포유동물이 이 방법으로 발생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그는 공산주의 철학을 진화론적 관점으로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자연의 변증법을 집필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자본론1권밖에 쓰지 못하고 죽는 바람에 엥겔스는 자본론2권과 3권을 대신 써야 했다. 그 바람에 정작 그가 집필하던 자연의 변증법을 미완성 유고로 남겨놓을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그의 사후에 출판되었다. 자연의 변증법서문에서 엥겔스는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의 핵심 개념을 이미 다음과 같이 설명해놓고 있다.

 

(1) 마침내 화학적 친화력이 느껴지기 시작하며, 이전에 화학적으로 무차별적인 분자들이 차례로 화학적으로 구별되게 되며, 화학적 성질을 획득하며, 서로간의 결합에 돌입하는 점에 도달할 때까지 서로 진화하게 되는 물리적 운동형태의 상호작용이 더욱 더 전면에 등장한다.

(2) 마침내 만약 기온이 아주 평균화되어 ...... 최소한 그것이 단백질이 살 수 있는 한계를 넘지 않고, 다른 화학적 조건들이 적합하다면, 살아 있는 원형질이 형성된다. 이러한 조건들이 아직 무엇인지 모르지만......

(3) 이러한 무형의 단백질이 핵과 세포막을 형성하여 최초의 세포를 생산한 조건이 생길 때까지 수천년이 흘렀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세포 역시 전체 유기적 세계의 형태학적 발전의 기초를 제공했다.

(4) 그 일부는 점차 최초의 식물로 분화되었고, 다른 것들은 최초의 동물들로 분화되었다. 그리고 최초의 동물로부터 본질적으로 계속적인 분화에 의해 동물들의 강, , , , 종들이 발전된다. 그리고 마침내 ...... 포유동물이 발전되며, 이것들 가운데 자연이 자체의식을 획득한 포유동물인 인간이 발전되었다.

 

진화론 발전의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진화론을 비판하는 것은 수박 겉핥기 또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주의는 유물론 이외의 모든 사상적 표현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 효과는 다윈과 마르크스 그리고 엥겔스가 모두 죽은 후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자 레닌(Vladimir I. Lenin)1917년 러시아에서 공산주의 혁명에 성공하면서 나타났다. 러시아에서는 비록 엥겔스를 대신하여 레닌의 이름이 그 자리를 차지하여 마르크스-레닌주의라고 불렸지만, 엥겔스의 유물론적 진화론은 레닌의 볼셰비키 공산당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이로 인하여 러시아는 국교이던 러시아정교회를 폐지당하고 무신론자의 지배를 받는 나라가 되었다. 러시아에서는 모든 과학이론들까지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의해 재해석되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최고 수준의 과학적 무신론이라고 예찬했다.

 

3.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 3단계

 

엥겔스의 유물론적 진화론에 기초해서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이 탄생했다. 오파린은 러시아 공산주의 혁명 당시 모스크바 대학원에서 식물생리학을 연구하는 학생이었다. 그는 곧 공산당 조직에 가입하여 러시아 화학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다. 1922년 오파린은 러시아 식물학회에서 유물론적 생명의 기원에 관한 이론을 처음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생명의 기원이라는 책으로 출판한 것은 1936년이었다. 레닌이 죽은 뒤, 후계자 경쟁에서 승리한 스탈린(Joseph Stalin)이 마르크스-레닌주의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스탈린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전 세계에 확산시키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 이런 조류에 편승하여 오파린은 생명의 기원에서 화학적 진화론을 주장하고, 서구 사상을 관념적 유신론에 물들어 있다고 맹렬히 비판하면서 신의 존재를 철저히 부정하였다. 그는 빅뱅에 의하여 생겨난 우주자연은 물질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최초의 생명체는 물질의 화학작용에 의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파린에 의하면, 물질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발생한 것은 물질의 변증법적 비약이었다. 그는 현재의 생물계는 최초의 생명체에서 진화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그런 과정은 다윈이 이미 설명했다고 말했다.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은 앞에서 설명한 엥겔스의 유물론적 진화론 개념을 화학적 이론으로 새롭게 정리했을 뿐이다. 오파린은 그의 생명의 기원이론이 공산주의 유물론에 뿌리박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하여 책의 곳곳에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물론 레닌이나 스탈린까지 인용하고 있다. 다윈은 종의 기원이론을 진화론의 제2법칙이라고 하면서 제1법칙을 빈 칸으로 남겨놓았다. 다윈이 남겨놓았던 제1법칙의 빈칸은 오파린의 생명의 기원으로 채워졌고, 무신론적 진화론이 마침내 완성되었다. 이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철학적으로 대표하는 과학적 무신론의 교재가 되었다.

미국의 시카고대학원에서 화학을 전공하던 스탠리 밀러(Stanley L. Miller)1953년 서양에서는 처음으로 오파린의 이론을 실험했다. 오파린에 의하면 지구에서 생명이 처음 발생되었던 원시의 대기에 산소는 아직 생성되지 않았으며, 암모니아(NH3), 메탄(CH4), 수증기(H2O)와 같이 수소를 함유한 분자들이 주요 성분이었다. 오파린은 이런 대기의 성분들이 번개, 자외선, 화산폭발 등의 자연 에너지에 의해 간단한 형태의 유기물로 합성되었을 것이라고 가정했다. 밀러가 이런 조건을 만들어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몇 가지 아미노산이 생성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 해에 오파린은 생명의 기원최종본인 6차 개정판을 출판했고, 왓슨(James D. Watson)과 크릭(Francis H.C. Crick)은 생물의 세포 안에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했다. 생명체의 세포 구성 물질인 단백질 합성에는 아미노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당시에는 아미노산이나 단백질 등의 유기물질이 생명체 밖에서는 생성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밀러의 실험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자 세계는 온통 오파린의 이론이 증명된 것으로 믿었다. 이에 고무된 오파린은 1957년 모스크바에서 16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생명의 기원에 대한 최초의 국제회의를 조직했고, 1970년 제3회 프랑스의 퐁타무송 회의에서 국제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연구학회회장으로 추대되기까지 했다. 오파린은 물질에서 인공생명체가 발생하는 실험이 곧 성공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고, 밀러는 1974년 그의 실험과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영국 출신 레슬리 오르겔(Leslie Orgel)과 공동으로 미국판 생명의 기원을 출판했다. 세계 과학계는 인공생명체 제조 실험에 경쟁적으로 덤벼들었으나 결국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고, 오파린은 1980년에 죽고 말았다. 밀러도 더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2007년에 죽었다.

이후 과학이 좀 더 발전된 후에 재검증해보니 오파린의 이론도 밀러의 실험 결과도 잘못 해석된 것으로 밝혀졌다. 왜냐하면 오파린의 원시대기는 잘못 가정된 것이었고, 생물에 필수적인 20가지 아미노산은 자연에서 합성되는 것과 무조건 같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레슬리 오르겔조차 1994년에 이르러서는 생명현상은 결코 화학적으로 발생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어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인간 게놈에 있는 약 32억개의 DNA를 규명하기 위하여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1990-2003년까지 진행되었다. 이를 계기로 생물의 DNA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수록 세포와 생명의 유전정보가 엄청나게 복잡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총책임자였던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는 물질의 화학작용에 의해서 생명이 저절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견해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콜린스는 신의 언어에서 생물의 DNA는 신의 언어로 쓰인 생명의 설계도라고 서술했다. 그래서 콜린스는 무신론자에서 유신론자로 전환하여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을 믿는 과학자들이 없지 않다. 그들은 인공생명의 연구와 제조실험에 뛰어들고 있으나, 아직까지 물질의 화학작용에서 직접 생명현상이 발생 가능하다는 단서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앞으로도 오파린의 화학적 진화론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기독교의 창조주 하나님은 물론, 다윈에 의하여 진술된 최초에 몇 개 또는 하나의 형태를 창조했던 창조자의 존재도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럴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4. 호킹의 양자역학적 진화론(M이론): 4단계

 

호킹은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생명이 물질에서 생겨났다는 오파린의 주장을 넘어 우주가 무()에서 거품처럼 무수히 생겨났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그의 M이론은 우주물질이 무에서 생겨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그의 무신론은 우주의 시작이 과학법칙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어떤 신의 손길도 필요로 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는 우리는 아주 어린 우주에 존재했던 양자 요동의 산물이며, “신을 믿는 사람이라면, 신이 주사위놀이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아인슈타인 말을 직접 조롱한다. 그의 M이론에 의하면 별이나 블랙홀 따위의 물체들은 무로부터 생겨날 수 없으나, “우주 전체는 그럴 수 있다.” 호킹이 이런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근거인 양자역학은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여 문제의 해답을 확률로 설명한다. 확률이론을 불가능성에 적용하면, 어떤 경우에도 확률이 무(=0)인 경우는 없다. 그러나 과학의 불변적 도구인 수학의 관점에서 보면, (=0)는 가감(加減)의 효력이 없는 것이며, 승제(乘除)하면 모든 수()를 무(=0)로 환원한다. 그러므로 무(=0)를 포함한다면 어떤 방정식으로 확률을 구해도 그 해답은 무(=0)이다. 애당초 무(=0)에서는 과학법칙이라는 것도 존재할 수가 없다. 또한 별이나 블랙홀 따위가 생겨날 수가 없는 우주가 어떻게 우리우주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창조자에 의하여 계획된 법칙이 아니라면, 어떤 사물에 적용되는 법칙이 먼저 존재했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진화론자들은 생물학적으로 증거가 없는 진화의 제2차 법칙에 이어 화학적으로 불가능한 진화의 제1차 법칙을 조작해놓더니, 이제는 성립 불가능한 M이론으로 진화의 제0차 법칙까지 주장하고 있다. 호킹이 말하는 과학법칙이 우주가 생겨나기 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면, 우주가 생겨나면서 적용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호킹의 M이론은 양자역학의 일부 이론을 왜곡하여 이를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호킹의 무()는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진공(眞空)을 왜곡 과장한 말이다. 양자역학의 진공에서는 전자가 쌍생성하거나 쌍소멸하는 현상이 실험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그러나 우주 안에서 미시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양자역학의 진공과 태초에 우주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자리 잡고 있는 거시세계의 무()는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호킹의 주장이 반박되지 않고 오히려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의 개념이 명확하게 가르쳐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호킹이 말하는 양자론적 의미의 무()는 우주 안의 미시세계에서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 진공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진공에서는 우주에너지가 항상 작용하고 있다. 반면에 동양적인 이해에서는 무()라는 말이 처음부터 분명하게 유()의 반대 개념이다. 동양사상에서 태초의 유()는 우주자연을 의미하며, 따라서 무()는 우주자연의 안이 아니라 밖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호킹은 우주 바깥의 무와 양자역학의 진공을 무라는 용어에 함께 집어넣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M이론은 원자 안에서 일어나는 미시세계의 양자역학적 현상을 우주의 거시세계에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0)를 우주 바깥의 거시세계에 있는 무존재의 영역과 양자역학적 무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M이론 등의 양자론적 진화론을 제대로 반박할 수 없거니와 창조론 자체도 혼란에 빠진다. 이와 같이 호킹의 M이론이나 다중우주론 등과 같은 현대 무신론자의 주장들도 다윈의 주장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기독교는 창조론에서 이미 ()에서의 창조를 이해하고 있다. 그것은 홀로 계신 창조주 하나님이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진화론자 호킹이 말하는 과학법칙은 창조의 법칙을 가리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호킹은 현대 과학주의 무신론자의 사고방식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허구적인 각종 진화론은 호킹에 의하여 마침내 종착지에 도달한 것 같다. 그러므로 새로운 진화론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5. 진화론을 반박하는 생물학적 증거: 화석, 생식장벽, 유전법칙

 

인간의 문자로 창조를 기록한 창세기 외에도 자연에는 창조된 생물이 삶의 기록을 남긴 증거들이 있다. 지층에 묻힌 화석들이 바로 그것이다. 고생물학에서 연구되는 화석의 문제에 진화론과 창조론이 얽히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그동안 발견된 화석의 증거로 볼 때, 지질학적 오랜 지구론은 오히려 창조론에서 진화론을 반박하기에 좋은 이론이다. 다윈의 진화론에 의하면 생물의 진화는 계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종이 다른 종으로 변이하는 점진적진화 과정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중간종이 오랜 기간 동안 나타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죽은 중간종의 화석은 과거 어떤 지층에서도 발견되어야 하는 것이고, 살아 있는 중간종은 현실에서 발견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화석에서 중간종이 발견되지 않고 있음은 물론이고, 현실에서도 중간종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 진화론자들이 혈안이 되어 중간종의 화석을 찾아 헤맨 끝에 1860년대에 독일에서 발견되었던 몇 개의 화석에다 시조새(Archaeopteryx)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진화론자들은 이 시조새의 화석을 가리켜 파충류가 최초의 조류로 진화한 중간종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화석들을 놓고 긴 연구와 논쟁이 벌어진 끝에 1984년에 이르러서야 이 화석들은 시조새가 아니라 작은 공룡의 것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후에도 시조새와 같이 중간종이라는 화석과 뼈가 몇 가지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시조새 사건처럼 몇 개의 화석과 뼈만 가지고는 얼마든지 다른 형태로 해석하거나 조작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살아 있는 채로 발견되지 않는 한, 어떤 화석을 중간종 또는 중간 형태의 증거로 인정하기는 어렵다(이 문제는 다윈의 난점 에 해당한다).

화석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캄브리아기 대폭발화석들이다. 캄브리아기(BC. 54천만년-5억년 사이) 지층에서 이전 지층에는 없었던 수많은 생물 종들의 화석들이 한꺼번에 발견되어 진화론자들에게 난점이 되고 있으며, 아직도 연구와 논쟁이 끝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실러캔스(Coelacanth)가 최근에 전혀 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발견되어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일이다. 실러캔스는 BC. 4억년-7천만년 사이의 지층에서만 화석이 발견되었던 심해어류이다. 다윈이 예견했던 대로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화석들의 문제는 그의 진화론에 난점이 되고 있다. 창조론자들이 지질학자들과 고대 지층에서 화석을 공동 탐사하면, 진화론을 반박하는 증거를 찾는 일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생물들의 이종(異種) 사이에는 교배를 해도 생식이 되지 않는 현상인 생식장벽(Reproductive Barrier)이 있다. 생식장벽을 제대로 이해하면 진화론을 부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생식장벽은 다윈의 난점 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하여 진화론에 대한 결정적 반박 도구는 현대 생물학의 DNA이론이 입증하는 유전법칙이다. DNA이론에 의하면, 자손은 부모의 DNA를 반씩 물려받으면서 유전법칙의 범위 안에서 조합되는 표현형(表現型)이다. 그러므로 진화는 종내(種內)의 다양성의 발현을 표현하는 소진화의 변이는 가능하나, 종간(種間)을 뛰어넘는 대진화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생식장벽과 유전법칙을 깨뜨리고 변이하는 대진화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진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그렇다면 현대 생물학에서도 다윈의 진화이론은 오류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아직 다윈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윈주의자를 자칭하는 자들이 적지 않다. (다윈의 난점 본능의 문제는 DNA 문제를 넘어 의식의 기원 문제를 논의해야 하므로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겠다).

 

. 기독교 창조론

 

1. 창조주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이해

 

현대과학이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자연이다. 자연은 라틴어 Natura에 어원을 둔 것으로, 이 말에는 사물의 본성(本性)’을 뜻하는 의미도 들어있다. 이 말의 그리스어 동의어는 오늘날 물리학을 뜻하는 Physis이며, ‘태어남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양에서 쓰는 자연(自然)이라는 말은 스스로 있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과학은 사실 처음부터 자연의 태어남본성을 탐구하는 자연철학에서 출발했다. 과학은 경험적 실증주의를 바탕으로 우주 만물의 태어남과 본성을 탐구하면서 자연철학에서 독립하여 발전하였다. 과학은 망원경과 현미경 등 광학기구의 발전에 힘입어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학이 자연에서 우주만물을 관찰한 결과는 보이지 않는것들이 보이는것들보다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어떤 최첨단 관측기구를 사용해도 보이지 않는것들이 여전히 더 많다. 그동안 과학이 발견한 우주의 구성과 운행의 법칙을 모의실험(simulation)해보니, ‘보이지 않는암흑에너지 약 72%와 암흑물질 약 23%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자연에서 보이는물질들은 약 5%에 불과하다. 과학은 보이는’ 5%에 대해서도 아직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그럼에도 과학은 자연이 보이는물질만으로 구성되었으며 보이지 않는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과학의 연구 대상을 축소시켰다. 진화론자들은 이러한 과학적 정의를 이용하여 보이지 않는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창조론은 진화론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점은 분명하다. 창조론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진화론은 이제까지 창조주의 존재와 창조사건을 부정하기 위하여 갖가지 자연발생설을 주장해왔으나 아직까지 실험이나 관찰에 성공한 사실이 없다. 그러므로 진화론은 입증된 과학이론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진화론의 실체는 고대 자연발생론에 여러 가지 과학적 이론을 첨가해서 만든 가설일 뿐이다. 이와 반대로 기독교 창조론은 스스로 있는 자’(3:14)이신 하나님이 우주와 생명을 창조하셨으며, 태초부터 현재까지 우리우주 밖에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초월적 존재로 살아계신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의 근거는 성경의 기록뿐만 아니라, 창조된 자연에서 보고 깨달은 것들이다.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면 영원히 보존되는 에너지 세계의 존재가 입증된다. 그 에너지의 세계는 스스로 영원히 있는 것이다. 그 에너지의 일부는 빅뱅을 통해 우리우주의 물질로 전환되었다. 여기서 스스로 있는 자로서의 하나님과 스스로 있는 것으로서의 에너지 세계가 빅뱅 이전에 영원히 존재하고 있었던 자연이었음이 입증된다.

고전물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진화론에서 부정되었던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가 이제는 양자물리학이 발전하면서 반박할 수 있게 되었다. 양자물리학에서는 보이지 않는것의 실재(實在)를 양자 중첩(重疊: quantum superposi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양자는 에너지의 가장 작은 단위이다. 빅뱅을 통해서 에너지 세계의 양자는 우리우주의 보이는물질계의 원자를 구성한 재료가 되었다. 이를 입증하는 과학법칙은 에너지와 물질의 등가법칙이다(E=mc²). 원자를 구성하기 전의 양자는 보이지 않는. 그러므로 양자로 구성된 비물질적 실재는 보이지 않는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양자는 보이는것과 보이지 않는것의 실재를 입증한다. 또한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이라는 양자현상은 보이는실재와 보이지 않는실재 사이에 정보의 교환을 가능하게 한다. 양자 얽힘에 의한 정보의 소통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므로 국소성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동시적으로 소통이 가능하다.

이제 양자이론에 진화론을 적용해서 보이지 않는창조자의 존재의 그의 창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오파린의 생명의 기원에 의하면, 지구에서 물질의 화학작용으로 생물이 발생해서 진화했다. 그렇다면 영원히 존재하는 에너지 세계에서 에너지의 작용으로 생명체가 발생해서 진화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 생명체는 영원히 존재하는 에너지 세계에서 영원히 진화했다. 그가 진화해서 빅뱅으로 우리우주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는 우리우주의 만물들을 창조했다. 이와 같이 양자이론과 진화론을 적용하면, 초월적 실재이신 하나님이 빅뱅을 통해 우리우주를 창조하셨다는 사실과 그가 우리우주 안에 존재하지 않아도 창조주로서 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합리적으로 이해된다.

비록 호킹과 같은 진화론자는 양자물리학을 무신론에 인용하고 있지만, 그는 무()에서 자연법칙이 생겨날 수 있다는 허황된 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양자역학은 이제 진화론자에게나 창조론자에게나 똑 같이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적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기독교 창조론자는 과학에서 우주의 탄생을 뜻하는 빅뱅사건을 태초에 하나님이 작위하신 창조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기독교 창조론자들은 과학적으로 주장하는 진화론을 과학적으로 반박하기 위해서, 또한 현대인들에게 보다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 위해서, 창조론을 보다 과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과학적 이론으로는 대칭성 법칙이 있다).

 

2. 창세기의 기사에 대한 현대적 이해

 

성경에는 창조사건에 대해서 그렇게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다. 창조론을 믿는 기독교 신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해석이 다르고, 주장이 엇갈리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창세기의 24시간으로 계산하여 창조사건이 기원전 4004년에 일어났다고 해석한 제임스 어셔(James Ussher) 주교의 연대기를 창조론에 끌어들이는 문제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독교 창조론이 쓸데없이 범위를 확장해서 노아홍수까지 끌어들인 것이다. 창조론의 범주는 창조사건에 대한 논의에 국한해야 한다. 그러므로 창조사건 이후에 일어난 노아의 홍수사건을 창조론에 끌어들여서 진화론을 공격하는 것은 과학적인 반론에 약점을 노출하는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창세기는 창조사건이 6일간에 이루어졌다고 기술하고 있다. 어셔 주교를 비롯하여 기독교의 일부 창조론자들은 24시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들은 창세기에 기록된 아담의 계보를 기준으로 우주의 나이를 계산해서 약 6,000년이라는 젊은 우주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 과학계는 약 137억 년의 우주연대와 약 46억년의 지구연대를 말하는 오랜 우주론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이들이 젊은 우주론과 노아 홍수에 의한 단일 격변설오랜 우주론과 지질학을 반박하면서 과학계와 충돌하는 것이다. 사실 젊은 우주론은 성경에서도 별로 타당성 있는 근거가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창세기에 기록된 ‘6일 창조 사건을 보면, 앞의 3일 동안의 첫째 날에는 빛이, 둘째 날에는 궁창과 물이, 셋째 날에는 땅과 바다와 식물이 창조되었다. 뒤의 3일 동안에는 제4일째에 태양과 별 등의 광명체가, 5일째에는 어류와 조류가, 6일째에는 육지동물과 인간이 마지막으로 창조되었다. 그런데 창세기에서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로 규정되는 히브리인들의 일수 계산법을 적용하여, 태양이 존재하기 전 앞의 3일과 이후의 3일의 시간적 길이를 똑같다고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창세기의 낮과 밤의 구분은 빛과 어둠을 기준으로 하는데, 여기서 어둠은 히브리어 호셰크를 번역한 것이다. 따라서 첫째 날 빛이 창조되기 이전의 밤은 12절의 호셰크’(흑암으로 번역되었다)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첫째 날의 밤은 태초(빅뱅) 이후 우주와 태양계와 지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이다. 과학계에서는 이 시간을 약 91억년(137억년- 46억년)으로 본다. 24시간 의 해석에 따르면, 태초에 우주와 태양계와 지구가 하루(24시간)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런 해석은 현대인들이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다. 따라서 적어도 앞의 3일간은 인간으로서는 추정이나 계산이 불가능한 하나님의 시간으로 개방해 두어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를 현대적으로 이해함에 있어서는 창세기의 문자주의적 해석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하나님의 시간을 인간의 시간과 동등하게 보고 있는 젊은 우주론의 시간 계산법은 인간적 오만이 아니면, 오류일 뿐이다. 성경에 기록되지 아니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적 데이터(data)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유용한 방법이다. 기독교 일부에서 성경의 몇 글자를 추출해서 과학적 데이터를 가진 오랜 우주론을 반박하는 것은 천동설과 같이 무지한 주장을 되풀이 하는 실수일 뿐이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지질학의 오랜 지구론과 화석의 문제를 인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랜 지구론이 다윈의 진화론에 중요한 근거가 된 것은 아니다. 다윈의 진화론에서 제일 중요한 핵심은 자연선택에 의하여 생식장벽과 유전법칙을 뛰어넘어 대진화가 일어날 수 있느냐는 생물학적 문제이다. 그러므로 창조론은 자연선택이냐, 창조냐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3. 육하원칙에 의한 현대 창조론의 구성

 

창조사건은 하나님이 마술을 부려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우주의 물리법칙과 생명의 법칙을 사전에 정교하게 계획하여 창조사건을 진행하셨다. 우리는 우주를 관찰하여 물리법칙을 발견함으로써, 또한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관찰하여 생명법칙을 이해함으로써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창조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물리법칙과 생명법칙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현대인들에게 설득력 있는 현대 창조론은 창조사건을 육하원칙에 의해서 과학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육하원칙에 의한 창조론의 개념을 정리해보기로 한다.

 

(1) 누가(Who)- 하나님은 자신에 대하여 스스로 있는 자라고 밝히셨다. 이를 바탕 으로 창조주의 존재를 부정하는 진화론에 대해 현대적 신론(神論) 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2) 언제(When)- 창세기는 태초에라고 밝히고 있다(1:1). ‘태초는 하나님의 시 간이다. 그 시점을 알려고 의 길이를 가지고 논쟁하는 것은 무익한 일이 다. 이에 대해 미국 최대의 장로교단(PCA: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창조연구위원회는 200028차 총회에 2년간을 연구한 보고서 (Report of the Creation Study Committee)를 제출하여 채택되었다. 국 내 장로교단에서도 대개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내용은 의 시간적 길이를 4가지로 이해하는 것이다. 24시간. -시대 이론 (day-age theory). 틀 이론(framework theory): 창조는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주제별로 6일간의 문학적 작업 틀 안에서 일어났다는 견해. 유비 일 이론(Analogical Days Interpretation): 노동과 휴식이라는 리듬 속에서 안식일 제정을 위한 유비라는 견해 등이 그것이다. 2004년에는 정통장로교회 (Orthodox Presbyteria Church)에서도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그것에는 PCA4가지에 비확정적 길이를 수용한다는 견해가 하나 더 추기되어 있 다. 그럼에도 국내 장로교회에서는 24시간 해석만이 성경적인 것이고 다른 견해는 틀렸다고 주장하는 자칭 창조과학자와 신학자들이 있다. 그렇다 면 이들은 장로교단의 보편적 견해를 무시하고 오히려 이단적 주장을 하는 자들이 아닌가?

(3) 어디서(Where)- 창조사건의 발생 장소는 어디인가? 그곳은 무()의 세계였다. 한편 하나님이 창조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을 제한하고 비웠다고 주장 하는 짐줌(zimzum)이론도 있다. 이것은 하나님이 그의 절대적 유일성과 무 한성을 포기하고, 창조를 통해서 타자의 존재를 허용했다는 사실을 말한다.

(4) 무엇을(What)- 천지만물이 모두 창조주의 작품이다. 우리는 그것들을 과학적으 로 연구하여 창조사건의 전모를 유추할 수 있다.

(5) 어떻게(How)- 천지만물이 어떻게 창조되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아보려는 기독 교인들에 의해서 과학이 시작되었다. 진화론은 과학을 오용하여 창조를 부정 한다. 따라서 제대로 구성된 창조론은 과학을 연구하여 진화론을 반박하고, 창조의 과정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어야 한다.

(6) (Why)- 창조의 목적을 연구하는 것은 바로 신학이 해야 할 일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창조목적이 그의 형상을 닮은 인간과 부모와 자식과 같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뒤에서 논의할 태초의 창조새 창조의 연관성도 여기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창조론은 기독교에서 신앙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다. 기독교의 창조론은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이 우주와 생명체를 그의 뜻대로 창조하셨다는 창조사건을 역사적 사실로 믿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창세기는 현대인들에게 그런 믿음의 근거를 제공하는 자료로서는 미흡하다. 따라서 기독교 창조론자들은 창조의 증거물인 우주물질과 지구의 생명체를 연구하여 설득력 있는 창조론을 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창조론 연구에는 과학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함으로써만이 창조론의 반대이론인 진화론의 허구성을 비판할 수 있고, 창조주 하나님과 그의 창조의 비밀을 더 잘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4. ‘태초의 창조론새 창조론

 

이제까지 기독교의 창조론은 창세기를 근거로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성경에는 두 가지의 창조가 서술되고 있다. 한 가지는 창세기에서 말하는 태초의 창조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이사야서(65:17, 66:22), 베드로 후서(3:13), 요한계시록(21:1)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를 말하는 새 창조론이다. 태초의 창조사건은 천지의 창조에서 시작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창조로 끝났다. ‘태초의 창조론은 여기에서 더 이상 나아갈 필요가 없다. 그 이후부터 인간의 타락 등에 대한 문제는 하나님의 섭리에 속하는 일이다. 따라서 태초의 창조론에 노아의 홍수를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은 몇 번이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일이다. 태초의 창조론은 현재 우리우주의 창조를 말하는 것이며, 한편으로는 고대 히브리인들에게 가르쳤던 세계관이었다. 성경에의하면 그것은 새 하늘과 새 땅이 창조되기 전에 불에 타서 풀어지고 녹아져야 하는 시한부적인 것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도 태초의 창조론은 창조주 하나님과 그의 창조를 부정하는 자들에게 선교의 목적으로 설득력 있게 다시 써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태초의 창조론은 육하원칙에 의하여 현대인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시 서술되고, 진화론을 비판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새 창조론은 이미 태초의 창조를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주어지는 미래의 희망이다. 기독교에 미래의 희망이 없다면 기독교를 믿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따라서 새 창조론은 새로운 신학적 관점에서 새로 논의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기독교는 두 가지 창조론의 실제적 목적에 집중해서 설득력 있는 창조론을 구성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쓸데없는 논쟁의 종식은 물론이고, 선교에 방해가 되는 진화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태초의 창조론을 믿는 기독교인들은 새 창조론을 믿으면서 더욱 확신에 찬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5. 유사 창조론 문제: 유신진화론과 지적 설계론

 

로마가톨릭과 성공회는 물론, 개신교 일각에서도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에서 중간적 입장인 유신진화론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입장은 개신교적 전통이라고 할 수 없다. 다윈도 자신이 무신론자는 아니고 불가지론자라고 했지만, 기독교 하나님을 믿지는 않았다. 로마가톨릭의 유신진화론은 이미 교부신학자 바실리우스(Saint Basilius)와 어거스틴(Saint Augustine of Hippo), 그리고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의 기독교적 자연발생론의 전통에 진화론을 접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종교개혁 이후 성공회와 개신교의 유신진화론자들은 진화론의 공세를 과학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굴복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지적 설계론은 진화론과의 논쟁에서 새롭게 등장한 창조론의 우군으로 매우 지성적이고 유용한 과학적 이론으로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지적 설계론은 생명체는 처음부터 환원할 수 없는 복잡성과자연발생이 불가능한 정보체계를 필요로 하므로, “복잡한 생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설계자가 있다는 것을 무조건 주장한다.” 지적 설계론은 창조론의 우군이자 이웃사촌이며, 진화론에 맞서는 과학적 논쟁에서는 기독교 창조론보다 우월한 유력한 대안으로까지 논의된다. 그러나 지적 설계론은 창조주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까지만 기독교의 창조론에 동의한다. 지적 설계론은 정체불명의 이신론적인 신의 존재를 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독교 창조론과는 본질적인 거리가 있다.

여기서 유신진화론이나 지적 설계론을 유사창조론이라고 따로 구분해서 비판하는 것이 곧 창세기의 문자적 해석과 홍수지질학을 주요 자료로 삼는 근본주의적 창조론을 옹호하려는 데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목적은 다만 과학주의 시대에서 진화론과의 논쟁에서 기독교 창조론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유사창조론에 현혹되지 말고 미흡한 부분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합리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려는 데 뜻이 있다.

 

마무리하면서

 

이 강의안에서는 먼저 창조론이 창조주의 존재와 창조사건에 관한 진술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일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논의했다. 창조론에서 성경적 근거가 희박할 뿐만 아니라, 현대과학에서 완전히 배척하는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거나 홍수지질학을 기독교 창조론에 끌어들여서 진화론을 반박하다가 오히려 역공을 당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창세기는 약 3,500년 전에 우주와 생명을 창조하신 창조주가 계신다는 사실을 고대 히브리인들에게 가르쳤던 책이지, 현대적 과학을 가르치려는 목적으로 기술된 것이 아니다. 과학적 이론으로 구성된 진화론을 반론하자면, 창조론자는 과학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습득하여 보다 과학적으로 창조론을 재구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성경을 근거로 지동설을 정죄했다가, 그로 인하여 세상의 비웃음과 불신을 얼마나 많이 당했는지를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진화론을 반박하려고 시도(試圖)하면서 과학적으로 인정된 이론들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기독교의 창조론이 과학을 부정하면서 싸웠던 결과는 과학계와 일반인들로부터 냉소와 불신을 초래하였고, 지식인들과 젊은이들이 교회를 등지고 떠났다는 사실뿐이다.

창조론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져 특히 젊은이들에게 설득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에 진화론은 4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적 이론체계를 갖추었다. 진화론은 이제 무()에서 우주가 생겨났으며, 그 우주는 물질로만 구성되었고, 또 그 물질에서 화학작용으로 생겨난 원시생물이 오늘날 우리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체계로 이론이 완성되었다. 따라서 창조론도 고대 히브리인들의 세계관을 탈피하여 과학주의 시대에 걸맞게 육하원칙에 따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그러므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자료에 대해서는 창조론에 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과학주의 시대의 기독교에는 일차적으로 진화론에 대한 과학적 반론과 현대인이 납득할 수 있도록 태초의 창조론을 재구성할 의무가 주어져 있다.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기독교인들에게 미래의 희망으로 다가오는 새 창조론을 제대로 납득할 수ㅗ 있게 연구해야 한다. ‘새 창조는 미래의 일을 함부로 떠들어대는 사이비 예언이 아니라, ‘태초의 창조론을 바탕으로 희망의 이유를 현대인들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새 창조의 희망을 가진다면,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이제까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모든 진화론은 갖가지 상상을 엮어 만든 허구적 가설에 불과한 것이며, 고대 그리스의 물활론적 자연발생론에서 시작하여 그동안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적 진화론으로 바뀐 것밖에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무신론적 진화론은 아직까지 어떤 확실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고, 온갖 실험에서도 성공한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런 사실을 이유로 창조론이 기존의 낡은 이론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기독교는 태초의 창조론과 새 창조론이라는 두 가지 창조론을 가지고 있다. 태초의 창조론은 선교를 위해서, 새 창조론은 기독교의 희망을 위해서 설득력 있게 구성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기독교 창조론은 무신론적 진화론이나 유사 창조론을 극복할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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